한동안 브레인즈는 안보고 있었는데, 이번에 충격적인 전개가 있었다고 해서 보고 왔습니다.
여윽시 심야 42시 애니...하고 생각하다가 아래에 키리카 님의 강귀와 다이너 레슬러 덱의 차이가 오니즈카의 변화를 의미한단 게시글을 보고 생각나는 게 있어 저도 비슷한 글을 적어봅니다.(그러고보니 유희게는 눈팅만 하다 이게 처음으로 적는 글이네요;;)
(※이 글은 어디까지나 작중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뇌피셜이고, 후반의 전개에서 부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키리카 님의 글에 영향을 다소 받았습니다.)
유희왕 시리즈에서 덱은 그 캐릭터의 개성이나 특징에 대한 표현수단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서브 캐릭터가 그런 경향이 강한 편인데, DM 시절을 예로 든다면 각종 악령, 악마 몬스터로 이뤄진 오컬트 덱으로 자신이 천년 링에 붙은 악령임을 어필하는 어둠의 바쿠라, 비인간적인 외형의 몬스터들과 상대를 고문하는 효과로 자신의 인격이 심각하게 일그러져 있음을 부각하는 어둠의 마리크 등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이렇듯 그 캐릭터가 사용하는 덱은 그 캐릭터의 개성 중 일부나 마찬가지인데, 오니즈카에게 있어 강귀 덱은 다른 캐릭터들보다도 더 아이덴티티에 강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프로 레슬링이 컨셉도 오니즈카의 엔터테이너적 성격을 강하게 나타내지만, 강귀(고우키)란 테마 이름도 본인의 이름과 관련이 있거든요. VR 계정명인 고 오니즈카도 ‘오니(鬼)’를 ‘키’로 다르게 읽을 수 있단 걸 생각하면 고우키 즈카이(강귀 사용자)가 됩니다.
또, 링크 몬스터의 이름 중 오우거는 일본 서브컬처에서 오니와 동일시된다는 점, 수식어는 실존 레슬러에게서 따왔다는 점 등을 생각하면 엔터테이너로서의 오니즈카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구요.
오니즈카의 본래 이름도 오니즈카 고(鬼塚 豪)인 점, VR과 현실에서의 모습이 똑같다는 걸 생각하면 오니즈카의 아이덴티티는 현실에서도, VR에서도, 듀얼 시에도 사실상 똑같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2기 시점에서 오니즈카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나 마찬가지던 강귀 덱을 버렸습니다. 이전까지의 자신을 완전히 부정해버린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된 건 작중 기준으로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오니즈카의 기믹이 프로레슬링 기준으로 완전히 소모되었다는 겁니다.
초기에 오니즈카의 기믹은 선역, 카리스마 듀얼리스트 랭킹 1위,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위해 싸운다는 점 등 존 시나로 대표되는 ‘무적 선역 기믹’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플레이메이커에게 패배하면서, 오니즈카는 이 무적 선역 기믹을 쓸 수 없게되었습니다.
플레이메이커와의 듀얼 이후 닥터 게놈과의 듀얼에서 오니즈카는 다크 오니즈카란 악역 기믹으로 턴 힐을 하면서 캐릭터성을 바꿨으나 다시 원래의 고 오니즈카로 복귀(턴 페이스)하고, 그대로 선역 기믹으로 리볼버와 듀얼해 패배하고 맙니다.
이후 오니즈카가 기자들에게 받은 대우는 프로레슬링으로 치면 자버입니다. 이긴 싸움도 별로 부각되지도 않고, 다른 주역 캐릭터(플레이메이커)를 띄워주기 위한 발판 캐릭터.
이 시점에서, 오니즈카의 캐릭터 성은 이미 다 소모된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악역 컨셉으로 전환? 그거 이미 한 번 했다가 다시 돌아왔잖아요? 무적 선역->악역->선역으로 캐릭터를 세 번이나 바꿨는데.
오니즈카에게 있어선 앗 하는 사이 주역에서 발판까지 미끄러져 내려온 셈입니다. 오니즈카가 현실=VR=듀얼 모두 동일한 아이덴티티였던 걸 생각하면 꽤 충격이 컸을 만도 하고요.
강귀를 버린 오니즈카가 든 다이너 레슬러 덱은 강귀 덱과 이모저모 다른 점이 많습니다.
다이너 레슬러를 구성하는 종족인 공룡의 이미지중 하나는 퇴물입니다. 강하긴 한데 이미 전성기는 지나간 퇴물. 한 때 세상을 지배하는 주류종족이었으나 현실에선 조류를 제외하고 자취를 감추었고, 미디어 매체 상으로도 2010년대 들어서는 이전보단 인기가 덜해진 감이 있고요. 이는 오니즈카의 현재 위치와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다른 이미지는 생존경쟁입니다. 선악이나 도덕성과 관계없는,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 공룡이 나오는 다큐멘터리에서 필연적으로 나오는 내용이기도 하고 유희왕에서의 공룡족 지원으로도 가끔 나오는 테마입니다. 강해지기 위해서라면 이전에 하지 않았을 일도 기꺼이 하는 2기 오니즈카의 모습이 연상되는 부분이죠.
그리고 프로레슬링 테마(프로레슬링 기술로 명명된 메인 몹&프로레슬러들의 링네임으로 명명된 링크몹)로 통일된 강귀와 달리 다이너 레슬러 카드군의 몬스터들은 공룡과 각종 무술들이 합쳐진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위의 생존경쟁과 이으면 재밌는 것이 하나 나옵니다.
바로 종합격투기입니다.
선수들의 이미지와 개성을 중시하는 프로레슬링과 달리, 종합격투기는 이기기 위한 효율성을 추구하고, 그 결과 주먹질은 권투, 발차기는 태권도, 잡기는 유도에서 따오는 식으로 다른 무술들의 장점만을 종합한 하이브리드가 되었습니다. 어떤 의미로는 각 무술들의 키메라라고도 볼 수 있겠고요.
마침 자신이 AI와 융합한 하이브리드가 되었다면서 오니즈카가 꺼내던 몬스터도 ‘키메라’ T 렉슬이군요.
그런 의미에서 엑스트라 덱에서 오니즈카가 꺼낸 몬스터들은 쥬라기 공원과 연관지어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편입니다.
오니즈카가 처음에 꺼낸 킹 T 렉슬은 티라노사우루스가 모티브입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룡이면서 이름에 레슬링이 들어갔고, 이전의 강귀 몬스터와 같은 링크 몬스터입니다. 어떤 의미론 소울 버너와 싸울 당시 오니즈카가 이전의 자신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몬스터이기도 합니다.
이후에 나온 엑스트라 덱 몬스터들, 키메라 T 렉슬과 기가스피노 사바트에 대응되는 공룡들이 쥬라기 공원 시리즈에서 티라노사우루스를 뛰어넘으려 했던 공룡들인 것도 재미있는 점입니다. 티라노(이전의 오니즈카)보다 강하다, 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지만 인기 스타(플레이메이커)의 아성에 대한 도전자란 입장에도 초점을 맞출 수 있어 보이거든요.
기가스피노 사바트의 모티브인 스피노사우루스는 쥬라기 공원 2편에서 티라노의 아성을 넘기 위해 투입된 공룡이었고, 작중에서도 티라노보다 강하게 나왔지만 작품의 완성도도 전보다 낮고 팬들의 반발도 있어 흑역사 취급이 되었습니다.
키메라 T 렉슬의 모티브로 보이는 인도미누스 렉스는 티라노보다 강하고 교활하긴 하지만, 티라노의 위치를 대신하진 않았습니다. 사람의 욕심이 만들어낸 부자연스러운 것의 상징으로서, 자연을 상징하는 티라노+랩터의 콤비 플레이에 당해 패배하는 역할이었죠.
이렇게 보면 오니즈카는 모티브에서부터 패배 플래그를 꽂아둔 듯한 게, 플레이메이커와의 재전에서 AI의 힘을 휘두르며 플메를 압도하지만 지금의 너는 인간의 욕망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괴물이라고 디스당한 뒤 플메&아이의 유대 앞에 패배-> 라이트닝에게 뒷치기당해 퇴장하는 전개가 쓸데없이 있을 법해서(....)
한가지 변수가 있다면 엑시즈 소환인데, 키메라 T 렉슬과 기가스피노 사바트의 레벨이 둘 다 8이기 때문에 둘을 합쳐 다이너 레슬러 엑시즈 몹을 소환한다던가 하는 전개가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IP보기클릭)110.8.***.***
제작진이 덱을 거기까지 염두해두고 만들었을지는 의문이지만 프로레슬러로서의 실패는 정말 동감합니다. 레슬러로서의 입지를 모두 소모한 고니즈카는 인간성까지 소모하고있지요.
(IP보기클릭)175.223.***.***
스피노와 인도미누스라면 다음은 인도레슬러군요 ※ 아닙니다
(IP보기클릭)210.99.***.***
조흔 분석이군요 그보다 기가스피노라길래 이 놈인 줄 알았건만 그냥 스피노일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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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와 인도미누스라면 다음은 인도레슬러군요 ※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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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이 덱을 거기까지 염두해두고 만들었을지는 의문이지만 프로레슬러로서의 실패는 정말 동감합니다. 레슬러로서의 입지를 모두 소모한 고니즈카는 인간성까지 소모하고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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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흔 분석이군요 그보다 기가스피노라길래 이 놈인 줄 알았건만 그냥 스피노일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