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살의 세계 3부작의 마지막 편.
히트맨 3가 발매 됐다.
PC의 경우 에픽 스토어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존버하면 다른 곳에도 풀린다는데 참을 수가 있어야지...
마침 할인 중이기도 했고.
* 3편은 전작이 그랬듯이 1편을 기반으로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넓은 맵을 둘러보며 암살 목표를 찾고, 때를 노려 기다리고, 타이밍을 찾아서 암살을 한다.
반복 플레이를 통해 각 오브젝트의 위치와 숨겨진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
점차 숙달되는 재미가 핵심이다.
넘버링이 붙었다지만 여전히 확장팩스러운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1편부터 3편까지 사실상 하나의 게임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다만 변명거리가 있는 것이, 시즌제로 내려던 걸 유통사 변경으로 인해 넘버링으로 바꾼 거긴 하다.)
옵션의 변화나 편의성의 추가 같은 걸 제외한다면 애석하게도 나쁜 부분이 눈에 띈다.
* 우선 게임의 규모가 확 줄었다.
1편의 수직적, 2편의 수평적 스케일에 비하면 3편은 전반적으로 스케일이 줄었다.
거기다가 영화를 보듯 암살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미션 스토리의 가짓수도 팍 줄었다.
전작들은 대여섯개씩 됐는데 이번에는 고작 3개.
특정한 미션들은 미션 스토리가 아예 없다.
심지어 마지막 미션은 이벤트에 가까운 일자 진행이다.
* 더더군다나 1편처럼 외전 스토리나 2편의 스나이퍼 미션 같은 번외적인 모드조차 없다.
DLC가 발매 되긴 했지만 그래봐야 아무런 스토리도 없는 어거지 임무가 추가 됐을 뿐이다.
히트맨 시리즈가 판매량이 안 나와서 중간에 자꾸 유통사가 바뀌고 상태가 안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3편으로 입문한다면야 와~ 맵이 정말 크구나, 숨겨진 것이 엄청 많구나 하면서 감탄하겠지만
전작들을 해봤다면 규모의 축소가 빤히 보일 것이다.
* 그나마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연출적인 부분을 많이 보강 했드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2편의 정지 화상 컷씬과 비교하면 눈물이 날 지경.
그 와중에 첫 번째 스샷은 1편의 마라케시 맵을 재활용한 게 티가 난다.
*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영국 맵.
탐정으로 위장하여 비밀을 밝혀낼 수 있다.
가뜩이나 안 한글 게임인데 언어와 문자가 지나치게 중요한 미션이다.
제발... 스토리 게임이 아니라면, 언어 제공할 거 아니면 문자, 언어 의존도가 높은 기믹은 추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반면 꿀잼이었던 독일 미션.
주인공을 죽이려는 암살자들과의 신경전을 그린 미션이다.
사실... 적들이 암살자라고 해도 특별한 방법으로 습격해오거나 하진 않는다.
일반적인 타겟과 매커니즘은 똑같지만 설정 한 줄 붙은 것만으로 뽕이 차오른다.
자신을 죽이러 온 암살자들을 역으로 사냥하며 최상위 포식자임을(Apex predator) 증명하는 미션이라니.
* 비슷한 시스템으로 삼부작까지만 내는 게 국룰이니까.
이만 하면 됐다.
조금 아쉬운 부분들이 보이지만 그래도 참 고군분투 했구나 하는 심정을 느꼈다.
후속작이 볼륨이 줄면 짜증이 나야 하는데 오히려 애썼다는 느낌이 들 정도.
아이오 인터랙티브 너무 불쌍해... 천만장 한 번만 팔아봤으면... ...
* 히트맨.
그 중에서도 암살의 세계 시리즈는 내게 있어 명품과도 같은 게임이었다.
고급스럽고, 장르 내에서 독보적이며, 또 비교군이 거의 없는 특별한 게임이었으니까.
가성비가 참 안 나온다는 점 또한 그렇다.
1편 때야 스쿠에니 지원을 빵빵하게 받아서 볼륨이 제법 큰 게임었지만 2편, 3편에 와서는 참 허전하다.
히트맨 특유의 반복 플레이, 컨셉 플레이를 재끼고 걍 클리어에만 목적을 둔다면 플탐이 8시간 나올까 말까 한 게임이다.
속된 말로 창렬하다.
* 원래 명품은 효율을 무시한 선택이 필요한 법이다.
더구나 이번 3편은 에픽 기간 독점이라서 에픽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진저리를 칠 테고.
나도 2편 골드 에디션을 스팀으로 샀는데 연동을 어케 할지 몰라서 골치를 썪고 있다.
아무리 내가 히트맨을 좋아한다지만 산 걸 또 사는 건 좀 그래.
반면 신규 유저들에게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3편이 에픽에서 할인 중이고, 3편이 있다면 1편 고티 에디션을 무료로 제공하며 2편 연동을 할인된 가격으로 할 수 있다.
아직도 안 한 사람이 부러울 정도다.
히트맨을 안 한 뇌를 가지고 있으니까.
나는 시리즈를 차례로 즐기면서 점차 흥분감을 잃었는데, 새로 시작하는 유저들은 3편까지 스트레이트로 몰입감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 자칫 잘못하면 완결을 못 낸다거나, 억지로 내다가 추하게 끝날 수도 있는 시리즈를 우아하게 잘 마무리 한 것 같다.
쳐낼 거 다 쳐내더라도 핵심 알맹이만큼은 잘 남겨놨다.
암살 뉴비들을 위한 시스템이야 1편부터 존재했고,
전체적으로 보면 기존 시리즈를 아우르면서 올드 팬들에 대한 서비스도 충실하다.
다른 게임들은 존나 까면서 도대체 히트맨은 왜 그렇게 빠느냐고?
원래 그런 거 아니겠나.
똑같은 게임을 아주 조금만 다듬어서 새 시리즈라고 정가를 받아처먹고,
원래도 볼륨이 작았는데 시리즈가 진행될 수록 볼륨은 더더욱 줄어들고,
심지어 세 번 연속 안 한글이다.
이런 걸 산다는 건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이고 가성비가 안 나오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하게 된다.
왜냐고?
명품이니까.
<특징>
열린 공간에서 펼치는 암살 액션.
<장점>
넓은 맵과 많은 군중이 불어넣는 현장감.
다양하게 숨겨진 요소를 찾는 보물 찾기 같은 재미.
비교할 게임을 찾기 힘든 유니크한 게임성.
<단점>
전작들에 비해 줄어든 볼륨.
전작들과 완전히 똑같은 게임성.
일회성으로 즐기기에는 너무 짧은 플레이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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