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산지 10년차, 하이킹이 취미인 아재입니다.
귀멸 애니 재밌게보고 나무위키에서 탄지로 항목 보던중에 탄지로 고향이 쿠모토리산이라는 걸 알고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아 전철을 타고 가 보기로 결정.
가볍게 하이킹을 하는 주의라 평소와 다를바 없는 옷차림에 가방에 귤 6알, 500리터 보리차 하나만 넣고 출발.
가는 방법은 두가지인데
JR오쿠타마역에서 버스를 타고 등산로까지 가는 방법 (도쿄도쪽에서 등산)
다른 하나는 세이부 치치부역에서 버스를 타고 미츠미네 신사에 있는 등산로를 이용(사이타마현쪽에서 등산)
세이부 치치부선 쪽이 애니(아노하나,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야마노스스메)와 콜라보 하는 곳이 많고 역-하이킹 코스-역 과 같은 개인적인 선호 코스가 많아서 주말이면 거의 이용하고 있던터라 후자 쪽을 선택했습니다.
미츠미네 신사
일본 문화 유산에는 눈꼽만큼도 흥미가 없는지라 입구에서 한장 찍고 근처에 있는 등산로로 고고!
그런데 버스를 타고 오면서 멀리 산쪽에 눈이 쌓여 있어 이거 괜찮을까 라는 걱정이 들었었는데 한 30분즈음 걸었나 눈이 쌓여있더라구요. 얼마전에 도쿄쪽에 비가 내렸었는데 이쪽에서는 눈이 되어 내렸다봅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등산객들이 눈위를 걸어 다져놓은게 얼어있는 상태라는 것. 이정도면 아이젠? 그 등산화 바닥에 장착하는 스파이크가 없어도 문제 없겠다 싶어 그대로 진행. 그러다 炭焼平라는 안내판을 발견. 또 그 옆에서 숯가마터 안내판을 발견했습니다.
숯가마터 안내판
아무래도 탄지로 고향은 도쿄보다는 사이타마현 치치부시 쪽에 가까운 것 같네요. 숯쟁이라는게 적당한 설정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반가운 마음을 뒤로하고 쿠모토리산으로 진행.. 참고로 신사에서 산까지 10킬로미터.. 그것도 눈길 위를.. 옷은 단단히 껴입고 왔는데 먹을 것을 준비 안한게 패착이었습니다. 배고파..
중간정도까지 진행하다보니 진행 속도가 더뎌 산 정상에 도착하면 이미 해가 지고 난 뒤겠구나 싶어 산장에서 1박을 하기로 결정.
산장에 도착할 때까진 별거 없었습니다. 무작정 눈길 위를 걸었죠. 아, 사슴봤구나.. 눈 위에 약 3미터 간격으로 오줌을 뿌려놨던게 기억납니다.
후지산인줄 알았는데 아님
도중에 발견한 폐산장
일본에서 하이킹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건데 이놈의 나라는 왜 lte서비스가 이따위인가.. 도쿄방면으로 골짜기가 하나만 가로막고 있어도 전파수신이 안됩니다. 아주 ㅈㄹ같아요.
내가 라스트오리진 1주년 스킨 티켓을 못먹을 뻔해서 그런게 아닙니다. 아무튼 이런나라가 산쪽에선 더 안터질 5G를 상용화 해? 안봐도 뻔하지 도쿄 중심 인근에서만 터질거 내가 옮겨타나 봐라.
아무튼 산장에 무사히 도착.. 예약없이 방문한 터라 식사는 못준다고 했지만 어쩔수 없었습니다. 컵라면 하나로 식사를 때우고 바로 취침.
아침 6시반에 산장에서 출발해 바로 쿠모토리산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일출을 볼 계획으로 한 등산은 아니었지면 기왕 이렇게 된거 사진을 남기고 싶었거든요.
보시다싶이 꽤나 멋진 사진을 찍었습니다. 일본 영화 보면 맨 처음에 후지산 나오는 장면 있잖아요. 그게 눈앞에서 펼쳐지더군요.
좀 감동받았습니다. 여지껏 폰으로 찍은 사진 중에 베스트!
산 정상 바로 밑에 등산객들이 묵을 수 있는 작은 건물이 있는데 거기서 밤을 보낸 아주머니가 깜짝 놀라시더라구요. 등산복 차림이 아니라 거리에서 볼 법한 차림으로 아침 일찍 산 정상에서 내려오고 있으니 많이 놀라셨던거 같았습니다. 그 아주머니께 내려가는 방법을 물어서 그 방법대로 하산완료. 하산했던 오쿠타마 등산로 쪽이 눈이 쌀여있는 곳이 적고 완만하게 내리막 길이라 좋았습니다. 치치부 쪽 등산로는 올라갔다 내려갔다 꽤 힘듭니다.
이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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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500밀리리터에요. 하하 | 20.02.06 07: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