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골러임
지금도 시골러임
어릴적 국딩때쯤 키우던 댕댕이가 있었음
이름은 복실이
당연하지만 똥개임
덩치는 초딩때 내 몸을 등에 태울정도로 개컸음
브라운계열의 털을 가지고 있었고 너무 복실복실해서 이름을 복실이로 지엇음
진짜 착하고 이쁜개였음
우리집은 마당이 꽤 넓었는데 마당끝에 푸세식 화장실이 있었음
전설의 고향을 할때면 화장실에 똥싸러 가는게 무서웠음
그래서 마당 중간쯤에 걍 싸고 있으면
복실이가 수거하러 와줌
다 싸고 일어나면 복실이가 깨끗하게 정리?해줌...보고있으면 진짜 나도 맛보고 싶어질정도로 먹방?을 잘했었음
난 그래서 똥개는 다 그렇게 잘 먹으니까 똥개라고 하는 줄 알았었음
근데 개라고 다 잘먹는건 아니라는걸 나중에 알았음
복실이는 참고로 밥에 물말아서 된장 풀어주고 멸치같은거 섞어주는걸 제일 잘먹었음
진짜 개눈감추듯이 먹는 녀석이었음
뭐 정확히 계산해본건 아니지만 우리집 된장의 절반은 복실이가 먹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거임
나 학교 가는 날이면 마중도 나와줌
근데 너무 따라와서 복실이 돌려보내는데 시간이 너무 걸리곤 했음
그래도 워낙 머리 좋은 놈이어서 나 눈치 못채게 잘 따라왔었음
난 학교를 가려면 버스를 탔는데 횡단보도를 건너서 타야했음
근데 하루는 복실이가 도로까지 건넜나봄(원래는 그 전에 집에 돌아갓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전에도 종종 도로를 건넛는지를 알수없음)
그때 사고를 당함
난 사고를 당한지도 몰랐음
그렇게 복실이는 세상을 떠났음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복실이는 외상은 거의 없이 피도 흘리지 않고 그대로 죽은채로 누워있었다함
그리고 조금 있다가 어떤 아저씨가 와서 오토바이에 복실이를 싣고 가버렸다고 함
어른들 말로는 그렇게 깨끗하게 죽은지 얼마 안된 개는 가져가서 해드신다고 함
그 이후로는 개를 키우지 않았음
지금도 개를 안 키움.
우리 애들은 밖에서라도 키우자고 하고 댕댕이보면 너무 이쁘고 좋지만
키우는 것에 대해서는 내 마음이 별로 내키지 않음
지금도 복실이는 가끔 생각남
추가)
그 시절 시골은 그냥 순한 개들은 목줄같은 것도 잘 안하고 동네 맘대로 돌아다니고 그러던 시절이었음(우리개라기보다는 사실상 동네개수준)심하게 짖고 포악한 녀석들만 주로 묶여있었음
포악한 개들이 혹시 사람이라도 물었다치면 줘패서 된장발라도 아무도 뭐라 안했고 그래서 주인들도 묶어놓음
오히려 그런개들은 된장발라야한다는게 동네 어른들의 기본상식이었음
복실이도 그래서 목줄같은거 할 생각도 안해봤었는데 지금도 목줄 안 한건 후회되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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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예의는 있던 시절이긴한듯.. | 24.04.05 15:47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