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그날의 피가 흐른다.
누군가에게는 희화화거리이자 조롱거리가 되는 그 사건은 나의 피에 아직도 흐르고 있다. 그 날 앳된 여고생이었던 우리 어머니는 집안에 숨어 있으
셨다고 말했다. 두려웠다고 말했다. 광주를 조롱거리를 삼는 이들에게 그때의 광주에 있어보았느냐고 화를 내신다. 친인척 중에 한 두다리 건너면
5.18 민주화 운동의 유공자분들을 뵐 수 있다. 아직도 그 역사적 사건들은 내 피에 흐르고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며 느꼇던 여공의 피가, 동호의 고통
이, 정대의 죽음이 흐르고 있다
“당신이 죽은 뒤 장례를 치르지 못해
당신을 보았던 내 눈이 사원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들었던 내 귀가 사원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숨을 들이마신 허파가 사원이 되었습니다.
봄에 피는 꽃들, 버드나무들, 빗방울과 눈송이들이 사원이 되었습니다.
날마다 찾아오는 아침, 날마다 찾아오는 저녁들이 사원이 되었습니다.(100p)“
결국 작품에서 말하는 것 처럼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작품이 던지는 이 질문에 대한 우리들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이 사건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왜곡하고 조롱하는 이에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우리가 가르칠 아이들에게 이 사건을 통해 무엇을 알려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