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고민게에 올리는 어그로나 뻘글이 아닌
정말 진지하게 질문 드립니다.
글이 길어지지만 한번 관심깊게 봐주시고 의견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카테고리는 이성이 맞지 않나 싶은데 제 인생을 통틀어서도 포함이 되기에 인생 카테고리에 넣었습니다.
저는 거의 6~7년만에 연애를 다시 시작하였고 이제 50일 좀 되었습니다.
아직 여친이 뭐라 한 것은 없고 싸우거나 뭐 크게 문제가 있는편은 아니나
최근에 제 스스로 무언가 여친에게 정이 떨어졌다고 해야될지 싱숭생숭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도를 빼는데도
엄청난 심리적 압박같은게 점점 커져가서
내가 벌써 주제도 모르고 권태기가 왔나? 아니면 연애기간들이 대체로 짧아서 모쏠 마인드에서 못벗어났나? 라고 생각했는데
근본적으로 권태기 같은게 아닌 무언가 다른 것이라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러던차에 애착형 테스트라는 것을 몇번 들은적이 있어서
위의 사이트를 기준으로 검사를 진행 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공포-회피형 애착" 타입이라고 하더군요.
딱히 이런 검사는 MBTI같이 믿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참고는 할 만하다가 생각하고 있고
오은형 박사님도 이러한 유형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방송도 진행한 것을 본적이 있고 (프로그램명은 잘 모르겠습니다; 유튜브나 짤로 몇번 봐서)
무엇보다 인터넷에서 써있는 모든 공포-회피형 타입에 대한 글을 보면 거의 대부분 '이건 완벽하게 너야. 너 말이야 너!' 라고 말해주고 있더군요.
이런 저런 사이트나 블로그에서 말하는 유형은 거의 비슷비슷해서 일부 공통된 지적만 캡쳐해보았는데
인터넷에 써있는 카더라에 의하면 뭐 어릴때 학대를 받았거나 관심을 못받았거나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못하였다던가
큰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거나 그러한 타입들에게 많이 발현 된다고 하던데
딱히 그런거 1도 없었고 그냥 애초에 선천적으로 삶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인간불신(?)끼가 좀 충만하긴 했었습니다.
물론 일부 회피형 최악의 사례에 써있는 예시를 보면 회사나 연인간에 실수를 해놓고도 수습을 안하고 외면을 한다던가,
우울증이 와서 치료를 받은적이 있었다던가, 지혼자 삐져가지고 잠수를 타거나 읽씹을 한다던가, 나르시스즘이라던가, 공감능력이 떨어진다거나 등등 그러지는 않습니다만 (아마도요)
용한 무당의 점괘같이 그냥 다 제 이야기 같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공포-회피형 유형은 거의 정신병에 가까운 수준이며 본인이 위 유형에 속할 경우
상담센터나 정신과에 방문하여 상담을 받으라고 써있는 포스트나 글도 보였으며 (심지어 꺼무위키 마져도!)
연인간에 회피형 인간은 정말 최악중의 최악이였다느니 하는 글이 잔뜩 있더군요.
어떤 사람은 아예 공포-회피형 유형은 연애나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사는게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까지 악랄하게 써놓기까지 했네요;
실제로 지금 여친에게 갑자기 정나미가 떨어지는것이 아니라 점점 나 스스로 철벽을 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이 테스트 결과를 보고나서 혹해버렸는지 모르겠는데 이게 너무나 맞는 말 같아서
진짜 무조건 내일이라도 상담센터를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일단 사회생활에는 스스로 저렇게 행동은 안한다 생각은.. 하니까 그건 넘어가고
연애를 초점으로 다시 돌아가면 연애는 몇번 해보지도 못했고 사실 연애를 해도 3달을 넘긴적이 없기 때문에 이건 무조건 제 문제가 맞다고 생각하지만 뭘 어떻게 고쳐야 될지도 모르겠고
다른 회피형 분석글에도 써있었는데 연애를 해도 그 기간이 짧기 때문에 피드백을 할 시간조차 없어서 고쳐지지도 않는다고 까는 장문의 분석글을 본적이 있는데 그것도 다 맞는말 같고요.. (https://brunch.co.kr/@a8ea39742de1492/65)
위 링크에 있는 개선방법을 쭉 읽어 보았는데 이건 뭐 해병대식 정신개조를 해야 되는 수준이던데
갑자기 세상 모든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무언가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좋은 경험이 되었다 좋아하며
타인에게 많이 의존도 하고 무뚝뚝한 성격을 경상도식으로 내 감정을 당당히 팍팍 표현하라는데 이정도면 전생을 해야 되는 수준 아닌가 싶습니다.
군대에서 선임들에게 개패듯 쳐맞아도 못고쳤던 소심하고 방어적인 성격을 나이 30넘어서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이게 될 거 같지는.. 않아서요. 스스로 성격을 고치기 위해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성격이나 성향을 무슨 마음먹은대로 쉽게 고쳐지는것인가? 하고 의문이 들고요.
그냥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도로에 침뱉거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는 도덕적 관념처럼
'아무리 철저하게 분석해도 이건 분명히 100% 망할게 뻔하지만 부정적인 말은 하지말고 긍정적인 말을 하자 ^^' 라고 그냥 한번 필터링을 해서 내뱉는 거 같은거지 저의 진짜 본질이 바뀌었다 생각은 하지 않거든요.
별것도 아닌거 인터넷에서 줏어듣고 MBTI나 혈액형 마냥 쓰달대기 걱정하고 자빠졌네 라고 생각 하실 수도 있는데
저도 그런건 그냥 성격유형이나 재미로 넘어가겠는데 워낙 회피형 인간에 대해서 하나같이
'회피형은 연애하면 안된다. / 회피형이란 만나면 정~말 피곤하다 / 회피형은 정신병이니 무조건 치료 받아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워낙 많이 보이고 이미 이러한 것들을 많이 봐버려서 그런지
여자친구에게 내가 혹시 위의 이유로 혼자 냅다 지레 겁을 먹고 있다가 상대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는거 아닌가 고민이 되어 이렇게 올립니다.
여친과 이 내용을 가지고 진지하게 이야기 해보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위에도 적었지만 연애도 사실상 잼병이라 지금 50일이 지났는데도 관계는 커녕 아직 키스도 안한 상태인데 (뽀뽀만 겨우 함)
이렇게 겁쟁이에 회피형 타입이라 그런지 이러한 고민을 여자친구와 상담하면 '모쏠같은 티를 팍팍내더니만 이런것도 하나하나 알려줘야 되냐!' 하고 정나미가 팍 나가 떨어질까 무섭기도 하구요 ㅠㅠ
그냥 제가 너무 걱정이 큰 걸 까요 아니면 이러한 애착유형 테스트나 MBTI 성향을 기준으로 심리상담센터나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아줄까요?
너무 스압이라 초요약하면
1. 공포-회피형 애착 타입으로 나온다면 무조건 죽었다 다시 태어난다 생각으로 정신을 뜯어 고쳐야 한다?
2. 만약 스스로 고치기 힘들다면 상담센터나 정신과에 가서라도 고쳐야 되는 것이 맞는건지.
3. 상담센터/정신과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고민들도 상담/치료를 해주는지.
4. 다 집어치우고 그냥 주저리 주저리 장문의 글을 쓴 시점에서 삶 자체가 근심걱정 덩어리 같은 것인지.
이렇게 요약 입니다.
글 솜씨가 워낙 없기도 하고 한참을 고민하며 글을 수정하고 삭제하고 이래서 중복된 말이 자주 나오거나 횡설수설 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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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상담사입니다. 애착 이론은 수박겉핥기 수준으로 배우긴 했는데... 보통 문제가 되는 행동이나 증상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이를 필요로 하는 환경에서 발생합니다. 타인과 친밀해지는 걸 꺼리는 사람이라면 너무 친밀해졌을 때 문제가 된 경험이(아마 어릴 때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있었던 거겠죠. 갑옷이 필요한 환경에서 갑옷을 입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문제는 그 갑옷이 필요없는 환경이 되었을 때 발생합니다. 그때는 기능적이었던 사고와 행동이 이제는 역기능적으로 바뀐 것이죠. 바꿔 말하면 스스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증상이 지금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필요할 수도 있고, 또는 과거의 나를 지켜준 소중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증상으로 내 일상에 문제가 생겼다고 느끼신다면(지금 연애 문제처럼) 바꿀 필요는 있지만, 너무 불안해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치유는 스스로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못난 걸 뜯어고치는 게 아니라, 못난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을 때 놀랍게도 증상도 자연스레 해결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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