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문제를 갖고 그에 대한 상담이나 고민 해결 방법을 구하는 게시판이라고 알고있습니다만
저는 지금 제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자꾸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
제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것과 제 인생을 끄적여 보았습니다.
제 감정의 배출구로 삼는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며
딱히 대답을 요구하는 글이 아니니 읽을 분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굳이 지금 필요한 거라고 하면 스트레스 해소 방법...?
죽고싶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살고 싶은 마음이 들질 않습니다.
‘너는 하면 되는 애인데 왜 안 하는 거니?‘
빈둥대는 아이의 게으름을 눈에 담기가 힘들어 부모가 으레 하는 말임을 알지만, 이 말보다 저를 잘 표현하는 말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칭찬을 많이 들었습니다. 글쓰기, 공부, 그림, 음악. 유일하게 체육만은 잼병이었지만 그를 제외하고는 무엇을 해도 다른 아이보다는 더 잘 했습니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랬다고 믿고 싶습니다. 어쩌면 칭찬을 받았던 것은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어린 아이여서 그랬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를 기르는 데에 칭찬만큼 효과적인 도구가 또 있을까요.
저는 제가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에는 재능이라는 말로 그것을 표현하진 않았지요. 제가 다른 사람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남들 하는 만큼 하지 않아도 그 이상을 얻어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중학교 무렵부터였습니다. 듣는 칭찬의 갯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눈치챘습니다. 그저 나이가 찼기 때문에 이제 칭찬으로 키울 시기를 지난 것이었을까요? 남들 하는 만큼 하지 않아도 그 이상을 얻어냈었지만 이제 그들은 제가 하는 것보다 더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친구에게 그 친구가 하루에 하는 공부량을 들었을 때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친구는 저보다 성적이 낮았지만 그 공부량은 저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학교 정원이 넓어지고 사는 세계가 넓어질수록 제 미천함을 깨닳았습니다. 제가 재능이라고 부르던 그것은 감히 재능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어려운 미약한 것이었음을 깨닳고 괴로워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진 않았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서 아버지와 다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아버지는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적고 새벽까지 깨어 폰이나 붙들고 있는 저를 보기 싫어하셨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성적에도 신경을 쓰라는 말씀이셨겠지만 저는 책상 앞에 앉기가 너무 괴로웠습니다. 중학교때는 그래도 성적이 어느 정도는 나왔기에 그런 모습을 보여도 참고 넘어가신 듯 하였지만, 고등학교 들어와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성적이 아버지는 불만이셨나 봅니다. 저는 그 당시 하고 싶은 것이 없었습니다. 공부를 해서 회사에 들어가 적절한 연봉을 받고 살아가는 제 모습이 그려지질 않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무언가를 끈질기게 붙잡지를 못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그것은 변하지 않았고, 그런 모습에 화가 나신 아버지와 많이도 싸웠습니다. 언제까지 그러고 살래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저 또한 이러고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학원 숙제 성실히 하고 복습 꾸준히 예습 철저히. 그것이 이상적인 학생의 모습이며 제 주위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러지 못했는지 그러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천성이 게으른 사람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없이 살던 나날이 지나다 만화 동아리를 접하고 그 안에서 미대 진학을 위해 노력하는 형들을 보며 그들과 같은 길을 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만화를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었습니다. 세계를 놀라게 할 천재 만화가는 아니었지만 만화 동아리를 놀라게 할 루키정도는 되었습니다. 고1 겨울방학 마음을 다잡고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위에는 아버지와 많이 다투었다고 하고 욕도 했지만 좋으신 분입니다. 부모님은 너가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라고 응원해 주셨습니다.
사실 제가 진짜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공부가 하기 싫어 그림으로 도망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가질 않았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저는 도망자일 뿐이라는 불안감 속에 살았습니다.
고1 겨울방학, 본격적으로 미대 준비를 하며 미술 학원에 다니게 되었고, 그 뒤로는 학원에서 하라는 거 하면서 살았습니다. 공부보다는 더 즐거웠고 시간이 흘러 고3이 되어 본격적인 대입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만화 학원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보다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은 당연 존재했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중상위정도는 됐습니다. 특출나게 잘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는 하는 그런 사람. 실기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는 하지만 수도권 대학은 수능 또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고 싶은걸 찾지도 못하고 되는대로 살았던 고등학교 초반이었지만 그렇다고 공부 이외에 할 것도 없었기에 하는 척 정도는 하고 살았습니다. 대입 준비를 하면서 보니 제 성적은 미대 준비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준수한 성적이었습니다.
제 열정은 미술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뒤로도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림수업 도중 딴짓하기 일수였고, 집중이 안 돼서 멍 때리고 있는 시간도 허다했습니다. 남들 잠 줄이면서까지 치열하게 산다는 고3 시절에도 학원이 끝나고 집에 오면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살았고 모바일 게임도 수업 틈틈이 했습니다. 중간에 걸려서 폰을 뺐겼던 적도 번번했구요. 그래도 학원 다니기 싫다고 학원에 빠지고 놀러다니고 하지는 않았고, 꼬박꼬박 학원 나가며 시키는 것은 다 했습니다. 안 하는 것도 아니지만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닌 그 정도로 대입준비를 했습니다.
결과는 서울권 대학에 진학하는 대에 성공했습니다. 애초에 미대, 그 중에서도 만화 입시를 하는 학과가 많지가 않아 서울권 대학이라고 하면 쓸 수 있는 대학중에 가장 높은 대학이었습니다. 결과가 좋게 나와 기뻐하긴 했지만 솔직히 요행이고 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이 학교에 와서 과연 잘 다닐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또한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대학교 2학년입니다. 그리고 지금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불안감과 스트래스를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중간한 재능과 낮은 집중력과 행동력. 제 인생 내내 저를 괴롭히던 저 요소들이 극에 달해 저를 공격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저보다 나은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면 보이고 저는 학교 과제나 시험에서 그렇다 할 성과를 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담감에 과제를 아예 해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뭐라도 하고 안 된다고 투정하면 모를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힘들다 힘들다 하는 제 자신이 너무도 한심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뭘 할 수가 없습니다.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교수님께는 항상 다음주를 기약하며 시간만 보내고 있는 제가 너무 싫습니다.
지금 현 상황도 너무도 힘들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도 큽니다. 성실함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분야 어느 활동을 해도 성실하게 꾸준히 하는 것이 제1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그것이 없습니다. 과제도 성실히 하지 못하는 제가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는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요? 아니 그 이전에 사회에 나갈 수는 있을까요? 제가 갖고 있는 능력으로 제가 한 사람으로서 벌어먹고 살 수 있을거라는 이미지가 보이질 않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자꾸 저를 떠밀어 저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고 이제 군대와 취업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성실함과 노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저는 저 스스로를 생각합니다. 그게 저라는 사람의 특징이라고.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이 있고 엉덩이를 붙이면 몇 시간이고 않아있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저는 전자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능이 없으면 노력이라도 하라는 말이 있지만 저는 그 노력마저도 재능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노력하지 못하는 저의 앞날은 암흑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에 빠져듭니다. 그러나 가끔은 이 모든 것이 핑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그저 자기 합리화를 잘 하는 사람일 뿐이고 더 노력하고 더 나아지려는 행동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지금 가장 큰 고민은 제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 것 같다는 불안입니다. 매 주 과제를 해 교수님께 보여드려야 하는데 저보다 어린 1학년도 저보다 월등히 잘하는 것 같고 저는 열등한 것 같습니다. 그나마 잘 하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이 길을 걷는데 저는 이제 이걸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잘 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에게 이 미약한 능력 말고는 남아 있는게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고 이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게 되고 그런 제 모습에 다시 실망하고 괴로워하고... 그런 삶을 살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살거면 살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휴학 하고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막상 만약 휴학을 해도 저는 의미 있는 행동을 하면서 살 것 같지 않습니다. 그저 집 안에서 게임이나 하며 시간을 보내겠지요. 앞날이 보이질 않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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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군대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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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쭉 읽으며 드는생각이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마시기 바랍니다.. 같은 미술 전공 후배와 님은 서로 달라요. 또 다른 누군가는 님을 보면서 부러워할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물 흐르듯이 사는것도 중요합니다. 억지로 노력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인해 괴로워 하기보단 현실에 만족하시면서 난 잘하고 있어 스스로 위로 해줄필요도 있고, 군대 다녀오시고 점점 나이가 차면서 달라지는 본인의 모습을 기대해보세요. 이미 글에서 님의 마음이 드러납니다. 더 성실해지고픈 마음이.. 충분히 하실수 있을겁니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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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학창시절 떠오르네요.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습니다. 남들보다 좀 빠르고 잘 하는 애들이 있어요. 저도 칭찬도 많이 받았고 으쓱하기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시간이 가면 타고난 재능만으론 비빌 수 없는 단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더군요. 저 역시 만화와 그림을 좋아해서 만화가의 꿈도 꾸었지요. 내가 정말 미술을 하고싶은 걸까 아니면 그냥 도피일 뿐일까 고민도 많이했구요. 글쓴이와 다른 것은 입시미술에 발 잠깐 담궜다가 그걸 못견디고 그냥 지방국립대 이과계열로 진학했다는 거 정도. 대학 진학해서는 학과 공부는 안하고 그저 만화동아리에 죽치고 살았구요. 그렇게 빈둥대다가 그림 그리는 취미가 봉사활동으로 발전하고, 그게 아르바이트로 발전하고, 종국에는 직업이 되어서 그럭저럭 먹고 살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미술을 포기한 그 시점이 오히려 전환점이 된 것 같습니다. 나 자신에 대한 기대를 버렸거든요. 순전히 나의 즐거움을 위해 이것저것 하다보니까 더 몰입해서 하게 되고 결과도 좋아지더군요. 아마 자기자신에 대한 기대가 크신 것 같습니다. 노력보다 타고난 재능을 칭찬받은 아이들의 특징이기도 하죠. 이런 칭찬은 독입니다. 육아서에도 많이 나오는 내용이에요. 본인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말고, 스트레스도 받지 마세요. 어차피 쌓아올린 게 적은 시람이 엄청난 결과를 짠~하고 낼 수 없어요. 그걸 인정하고 들어가야합니다. 학업을 떠나서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것, 그려보고 싶은 것 부터 파보세요. 거창한 거 할 실력 안됩니다. 작은 것 하나씩 하세요. 내가 재미있는 작업을 하면 밤 늦게까지 그리다가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 빨리 눈떠서 마저 해야지~하는 기분으로 생활하기도 합니다.
(IP보기클릭)211.201.***.***
군대부터 다녀와서 인생을 논해도 늦지않습니다~ 군대 가기전에 생각은 다 쓸모없는 생각들. 하루빨리 입대날짜 잡으세요 저런 상황이라면~
(IP보기클릭)211.104.***.***
농담하는게 아니고 어짜피 가야하는 군대 휴학 하시고 가서 자아성찰 한번 해보시는게 어떨까 싶네여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 왜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죽고 싶다 등등 각자 집안 환경이 있고 한건데 너무 드라마틱만 잘나가는사람들만 비교하지 마시고 가끔 뒤도 돌아보고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노력을 하시거나 맞춰 사셨으면 하네여 XX할꺼도 아니면 머 어쩌겠습니까?
(IP보기클릭)115.95.***.***
얼른 군대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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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짜피 갔다와야 하는거 지금 딱 눈 감고 갔다오는것도 괜찮겠네요 군대 갔다와야 사람된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것도 아니겠지요 ㅋㅋ 감사합니다! | 19.10.08 16: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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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되라라는 뜻은 아니었구요, 님말씀대로 어차피 가야할거 지금 머리 복잡하신거 같으니, 2년동안 생각 할 시간을 갖는게 좋을거 같아서요. 요즘은 많이 편해진거 같더라구요. | 19.10.08 16:22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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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쿤
힘든 척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올린 글은 아닙니다. 철없고 생각없다고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요즘 힘든건 맞아요...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애써 피하려 했던 말을 따끔하게 해 주신것 같네요 정말 현실적인 말씀이시고 저 또한 결국 현실에서 살아가야하는 사람이니 귀담아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9.10.08 16:23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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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영역 니삭스
결국은 저 자신의 노력에 달려있다는 말씀이 크게 와닫네요... 무언가를 죽어라 노력해본 적이 없어서 노력이라는 것 자체를 두려워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노력했는데 안 되면 어쩌지라는 마음이 저를 지배하고 있는것 같아요. 그래도 언젠가는 맞닥뜨려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한 번 해 보는게 저한테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19.10.08 16: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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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하는게 아니고 어짜피 가야하는 군대 휴학 하시고 가서 자아성찰 한번 해보시는게 어떨까 싶네여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 왜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죽고 싶다 등등 각자 집안 환경이 있고 한건데 너무 드라마틱만 잘나가는사람들만 비교하지 마시고 가끔 뒤도 돌아보고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노력을 하시거나 맞춰 사셨으면 하네여 XX할꺼도 아니면 머 어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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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듣고 나니 너무 저 자신을 압박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조금은 편하게 마음먹고 제 자리에서 제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려고 해보겟습니다. 감사합니다! | 19.10.08 16: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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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학창시절 떠오르네요.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습니다. 남들보다 좀 빠르고 잘 하는 애들이 있어요. 저도 칭찬도 많이 받았고 으쓱하기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시간이 가면 타고난 재능만으론 비빌 수 없는 단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더군요. 저 역시 만화와 그림을 좋아해서 만화가의 꿈도 꾸었지요. 내가 정말 미술을 하고싶은 걸까 아니면 그냥 도피일 뿐일까 고민도 많이했구요. 글쓴이와 다른 것은 입시미술에 발 잠깐 담궜다가 그걸 못견디고 그냥 지방국립대 이과계열로 진학했다는 거 정도. 대학 진학해서는 학과 공부는 안하고 그저 만화동아리에 죽치고 살았구요. 그렇게 빈둥대다가 그림 그리는 취미가 봉사활동으로 발전하고, 그게 아르바이트로 발전하고, 종국에는 직업이 되어서 그럭저럭 먹고 살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미술을 포기한 그 시점이 오히려 전환점이 된 것 같습니다. 나 자신에 대한 기대를 버렸거든요. 순전히 나의 즐거움을 위해 이것저것 하다보니까 더 몰입해서 하게 되고 결과도 좋아지더군요. 아마 자기자신에 대한 기대가 크신 것 같습니다. 노력보다 타고난 재능을 칭찬받은 아이들의 특징이기도 하죠. 이런 칭찬은 독입니다. 육아서에도 많이 나오는 내용이에요. 본인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말고, 스트레스도 받지 마세요. 어차피 쌓아올린 게 적은 시람이 엄청난 결과를 짠~하고 낼 수 없어요. 그걸 인정하고 들어가야합니다. 학업을 떠나서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것, 그려보고 싶은 것 부터 파보세요. 거창한 거 할 실력 안됩니다. 작은 것 하나씩 하세요. 내가 재미있는 작업을 하면 밤 늦게까지 그리다가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 빨리 눈떠서 마저 해야지~하는 기분으로 생활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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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부터 다녀와서 인생을 논해도 늦지않습니다~ 군대 가기전에 생각은 다 쓸모없는 생각들. 하루빨리 입대날짜 잡으세요 저런 상황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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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쭉 읽으며 드는생각이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마시기 바랍니다.. 같은 미술 전공 후배와 님은 서로 달라요. 또 다른 누군가는 님을 보면서 부러워할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물 흐르듯이 사는것도 중요합니다. 억지로 노력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인해 괴로워 하기보단 현실에 만족하시면서 난 잘하고 있어 스스로 위로 해줄필요도 있고, 군대 다녀오시고 점점 나이가 차면서 달라지는 본인의 모습을 기대해보세요. 이미 글에서 님의 마음이 드러납니다. 더 성실해지고픈 마음이.. 충분히 하실수 있을겁니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