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 Y와 함께 모 사립대학에 가서, 그 대학의 친구 M까지 같이 셋이서 구내를 돌고 있었다. 그렇다 해도 제일은 역시 음식점 순회로, 그 중에서도 스위츠계는 완전 제패하는 기세로 먹어 버렸다고 생각한다.
시간의 대부분을 음식에 쏟아붓던 우리는 라이브 무대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지는 퍼포먼스와 퀴즈 대회 등을 멀찍이 바라봤고, 최대한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행사에는 짬짬이 참석하기도 했다.
그 결과, 우리가 도달한 것이 이런 종류의 이벤트로 유명한 귀신의 집이다.
넓은 교실로 구성된 귀신의 집은 입구에서 5~6회 정도 되돌아가는 단순하지만 그 짧은 거리 사이에 다양한 점프스케어가 설치되어 있는 만듦새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나는 진짜 귀신같은건 두려워하지만, 이런 종류의 놀이기구는 좋아하는 부류에 들어간다.
게기에 이 귀신의 집은 안에서 퀴즈 이벤트가 있고, 거기에 대답하면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 Y와 M을 데리고 곧바로 입장 대기의 줄에 서서, 지금일까 벌써부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차차 우리의 순서가 오니 아무래도 안의 중계 포인트에서 스탬프를 찍는 방식인 듯, 날인하는 란과 출제된 문제의 답을 적어놓는 란이 갖춰진 종잇조각을 한 장을 Y가 대표로 받아 검은 커튼을 뚫고 안으로 들어간다.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지만 안은 발밑이나 진행 방향을 가리키는 희미한 조명만 있을뿐이다, 묵직한 분위기에 휩싸인 공간은 조금 싸늘하고 차갑게 느껴졌다.
담력시험에 스테디셀러의 BGM인거 같은, 희미한 음악이 흐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길을 따라 나아갔다.
낡은 우물에서 소리가 들려와 경계하면서 들여다보면, 그 틈을 찔러 후방에서 소복에 몸을 감싼 유령 역이 껴안아 오거나, 갑자기 발목을 잡혔다고 생각하면 비품의 사물함 안에서 쿵 하고 요란한 소리가 나는등, 완급을 붙인 점프스케어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무서워하면서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듯 나아갔다.
중계 포인트일 것이다 반환점까지 진행한 곳에서, 수제감이 가득한 받침대를 발견해, 탁상에 스탬프가 놓여 있는 것을 눈치챈 Y가 달려든다. 아무래도 여기서 날인하고, 약간의 문제가 기록된 플레이트가 있는 것으로부터 퀴즈도 이 자리에서 하는 것 같다. M도 Y와 함께 곧바로 스탬프를 찍곤 문제를 풀어본다.
나는, 여기저기에 놓인 제작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퀴즈는 두 사람에게 통째로 던져, 이 멋진 소품의 여러 가지를 하나하나 견학해 갔다.
분위기 조성을 위해 설치된 초목을 비롯하여 구역을 구분하는 외벽 등은 원래 도안을 인쇄한 크로스를 골판지에 붙였는지 나름대로 완성도가 높다.
그 중에서도 아마 밀랍인형 같은 등신대 인형, 흰색 소복에 머리가 긴 여성은 꽤 리얼하게 만들어져 있어, 귀신의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위기 조성에 한몫하고 있었다.
나는 그 인형에 다가가 얼굴을 가까이서 들여다본다.
그러자 등에서 감촉이 느껴져, 움찔 몸을 튕기면서 "Y일까 M일까?"라고 상정하고 머리를 움직여 돌아본다.
의외로, 거기에는 내 등의 견갑골 근처에 얼굴을 묻은 여성스러운 체구의 사람이 서 있었다.
여자인 나보다 머리 하나 낮은 탓인지, 그 여자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는 자세로 고르게 흐른 예쁜 가르마를 말없이 바라볼 수 있었다.
단지 그 여자는 내게 밀착된 상태에서 무슨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얼굴을 묻은 채 미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아……"
나는 "저"라고 말을 걸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제대로 안나와 당황했다.
절묘하게 돌아선 그 상태 그대로 가위에 눌린 듯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바로 그곳에서는 나를 등지고, 받침대에 몸을 대고 출제된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Y와 M이 있는데, 문제를 푸는데 열중해선지 나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내가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데, 여자가 스멀스멀 얼굴을 움직여 서서히 고개를 들려 했다.
이건 아니다, 싫다, 보고싶지 않다.
여자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난 격렬히 속으로 저항했다. 하지만 여자는 무정하게도 고갤 들어 여자와 눈이 마주치게 됬다.
그 여인의 얼굴은 전체적으로 창백하고 익사체마냥 누룩누룩하게 번들거렸고, 두 눈은 구더기처럼 생긴 끝이 튀어나와 촉수인양 굽이굽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얼굴의 여자가 입꼬리를 올려 미소지었다.
"꺄아아아아아!?"
다음 순간 가위눌림이 풀림과 동시에 목소리가 나오게 되었는지 내가 온 힘을 다해 비명을 지르자 Y와 M이 반응하며 돌아본다.
현실도피하듯 눈을 감고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으면 뇌리에 달라붙은 공포심에 와들와들 떨리는 것이었다.
"왜, 왜?"
"뭐 나왔어?"
두 사람은 귀신의 집 연출이라 생각했는지 주위를 살핀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런 유령 역이 나온 흔적이 없고,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곤 껄끄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것도 없잖아"
"너무 쫄았어"
날인을 끝내고 문제도 다 풀었는지, 두 사람은 종잇조각 한 장을 휘날리며 출구를 목표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나도 황급히 두 사람의 뒤를 쫓지만, 아무래도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왜냐하면, 조금 전에 나를 놀라게 했던 작은 여자가 홀연히 모습을 감춘 것이다.
내가 놀란 나머지 비명을 지르며 허리를 빼버렸다, 그동안.
잠깐 눈을 감은 사이에 그 여잔 사라졌다.
나는 석연치 않은 채 귀신의 집을 나가지만, 인간으로 안보이는 그 여자의 일이 신경쓰여, 아무래도 그 후의 귀신의 집 알바들이 겁주려해도 담담하게 흘러넘기고 Y와 M을 따라갈 뿐이었다.
마음이 가라앉은 채 서서히 출구로 오니 문 앞에 스탭이 대기하고 있어 날인과 문제의 답이 적힌 종이쪽지를 제출했다.
상품으로 출점 할인 쿠폰을 받은 Y와 M은, 곧바로 무엇을 먹을 것인가 하는 화제로 달아오르는데도, 나는 아무래도 여성을 잊을 수가 없어서 스탭에게 물어봤다.
"저기, 나보다 키가 작은 유령역이 있나요?"
나는 손을 써서 그럴듯한 키를 나타내면, 스탭은 ',여기엔 없을 거에요' 라고 시원하게 대답한다.
그럼 그 여자는 도대체......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직원들에게 애교 섞인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나는 Y와 M의 뒤를 쫓아 귀신의 집을 빠져나왔다..
어쩌면 스태프의 장난일지도 모르겠지만,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뒤끝이 남는 기묘한 체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