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디오 게임을 둘러싼 악의적인 비난에 익숙합니다. 매주 새로운 깔거리가 생기니까요. 하지만 이런 비난들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패턴들이 있습니다. 콘솔 진영 싸움, 장르 끼리 비교질, 소액결제 탐욕에 대한 비판, DEI 논쟁 등등. 그런데 이젠 이상하고도 암담한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바로 신작 비디오 게임이 망하는걸 응원하는 현상입니다. 그 이유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이번에 그 대상이 번지의 마라톤이 되었습니다.
"DOA(출시 직후 망한 게임)"라는 용어는 2024년 출시된 콘코드를 계기로 더욱 널리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게임은 사실상 출시되자마자 망한 게임이었습니다. 소니가 큰 기대를 걸고 수억 달러를 투자한 IP였지만, 출시 당시 스팀 동시 접속자 수가 700명도 채 되지 않아 2주 만에 서비스가 종료된 콘코드는 비디오 게임 역사상 가장 큰 실패 사례로 꼽힙니다.
콘코드가 나쁜 게임이었냐고요? 확실히 훌륭한 게임은 아니었죠. 하지만 그 이후로 마치 구경거리처럼 조롱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은 다른 게임으로 향했고,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게임은 게임 어워드 수상작인 하이가드였습니다. 이 게임은 마치 "콘코드라이크" 취급을 받으며, 이제는 동사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출시 당시 스팀에서 거의 1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금세 몰락하여 거의 모든 플레이어를 잃어버렸습니다. 결국 45일 만인 지난주에 서비스가 종료되었습니다. 콘코드와 규모나 배경은 달랐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것이죠. 흔히 말하듯, "출시되자마자 망한" 게임인 셈입니다.
마라톤은 소니나 번지에게 큰 감명을 줄 만한 출시 성적이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서비스가 종료될 게임도 아닙니다. 한때 스팀과 콘솔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중 하나였으며, 무료 게임도 아니고 40달러짜리 유료 게임이었습니다. 마라톤은 스팀 판매량 3위를 찍은 반면, 콘코드는 10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걸 비교하면 약 120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비교할 가치도 없을 정도죠.
하지만 이런 성적으로도 이 게임이 망하길 바라는 사람들의 행군은 멈추지 못했습니다. 스트리머들은 방송을 멈추고 시청자들에게 제발 그만해달라고 해야할 정도였습니다. 자신이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채팅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PC논쟁
이 논란의 기저에는 '반(反)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나 '안티 워크(Anti-woke)' 정서도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평소보다 더 황당합니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지난 몇 년간 히어로 슈팅 게임의 '다양한 인종 구성'이나 자기들 기준에 안 예쁜 캐릭터들을 공격해 왔죠. 하지만 '마라톤'의 경우를 보면, 사실상 성별조차 불분명한 로봇들이 주인공입니다(데스티니 유저들이 10년 넘게 플레이해 온 '가디언'들도 대부분 이런 모습이었죠). 그래서 이번 공격은 마치 허공에 삽질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대체 '마라톤'의 어디가 '깨어있는 척(Woke)' 한다는 건가요? 미친 AI와 외계 신들의 감시를 받으며 유령 행성에서 물건을 훔치는 로봇들이 도대체 왜요? 결국 그들이 내놓는 답변이라곤 '음, 번지에 있는 파란 머리(진보 성향을 비꼬는 표현) 직원들이...' 같은 식입니다. 게임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번지라는 회사 자체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거죠. 혹은 '로봇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건데... 농담 같지만 절반 정도는 진심일 겁니다. 이 '망해라'라고 저주를 퍼붓는 심리는 대개 이쪽 진영에서 나옵니다. 진짜 불만이 있든, 아니면 자기 정당화를 위해 억지로 꼬투리를 잡든 상관없습니다. 이들은 이미 <콘코드>나 <하이가드> 때도 그랬고, 이제는 앞뒤 안 맞는 이유를 갖다 붙이며 '마라톤'도 제물로 삼으려 합니다. 이건 그냥 남이 망하는 걸 보고 즐기는 가학증(Sadism)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히어로 슈터/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대한 분노
게임계에는 지금 실질적인 분노가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매년 가장 찬사를 받는 '명작'들은 보통 싱글 플레이나 협동(Co-op) 게임, 혹은 그 둘이 섞인 형태인 반면, 정작 사람들이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건 늘 멀티플레이 게임이라는 괴리 때문이죠. 이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지구상의 모든 게임사는 너나 할 것 없이 라이브 서비스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결과는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많았고, 그 과정에서 싱글 게임을 만드는 게 훨씬 나았을 개발사들이 줄줄이 망가졌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게임의 절반은 '히어로 슈팅' 요소를 억지로 끼워 넣고 있는데, 유저들은 이제 이런 방식에 진저리가 난 상태입니다. '마라톤'은 이 두 가지 비호감 요소를 모두 때려 박은 듯한 모습이라, 나오기도 전부터 욕을 먹는 게 당연한 상황이 됐습니다. 유저들은 이런 식의 게임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그리고 대신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게임들이 만들어지도록 '마라톤'이 아예 망해버리기를 바라고 있는 겁니다."
번지에 대한 분노
일부 팬들이 번지(Bungie)에 품고 있는 그 엄청난 분노를 절대 가볍게 봐서는 안 됩니다. 그 화근은 바로 '마라톤'이 수년간 번지의 자원을 야금야금 파먹었다는 생각 때문이죠. 그 과정에서 <데스티니 2>는 점점 망가졌고, 결국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처럼 동접자가 바닥을 치며 게임의 수명이 다해가는 비극적인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만약 '마라톤'이라는 게임 자체가 아예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어쩌면 우리는 <데스티니 3>의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실은, <데스티니 3>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나오기까지 최소 5년은 남은 상태죠. 그마저도 '마라톤'이 폭망해서 번지라는 회사 자체가 공중분해 되지 않아야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런 분석은 거의 팩트에 가깝습니다. 다만 유독 더 분노에 차 있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죠. 이들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번지는 애초에 마라톤 따위를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들은 이번 기회에 번지가 아주 뼈아픈 교훈을 얻길 바라고 있습니다. 설령 그 결과로 <데스티니>의 운명까지 같이 끝장난다고 해도, 번지가 자초한 일이니 '당해도 싸다'며 독기 서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겁니다
다른 이유들이 더 있냐고요? 물론 더 있겠죠. 하지만 제가 위에서 언급한 것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거대한 장벽이 쳐진 셈이고, 웬만한 핵심적인 문제들은 다 짚었다고 봅니다.
'마라톤'의 경우, 출시 2주나 6주, 혹은 6개월 만에 빛의 속도로 망하지는 않을 겁니다. (나름의 덩치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눈에 띄는 획기적인 발전이 없다면, 결국 많은 유저가 지루함을 느끼고 하나둘 떠나갈 겁니다. 그리고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뻔히 보이죠. 조만간 사람들이 '마라톤'을 대체할 또 다른 새로운 게임을 찾아 사냥을 시작할 것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원본 기사는 출처에, 번역 출처는 이 쪽(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ungiemarathon&no=1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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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를 즐기기엔 게이머로서 나의 피지컬이 너무 안좋아졌기에 마라톤은 특별히 할 생각이 없고, 그래서 마라톤 자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건 피하고 싶지만, 소니는 잘못된 경영판단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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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하게 받았나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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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에 대한 비판에는 게임 자체보다는 사실 번지를 움직이는 소니에 대한 강력한 반감이 있지. 소니는 콘코드가 망했을 때 그 문제를 DEI나 여러가지에서 찾은 것 같지만, 그 이상으로 휘하 스튜디오들에 지나치게 멀티플레이 요소를 강요하고, 나아가 휘하 스튜디오들이 자신들의 주특기를 살리지 못하게 하는 악의적인 간섭질을 한 끝에 결국 여러 스튜디오를 폐쇄하기까지 했거든. 번지의 마라톤은, 그 제작사의 의향과는 별도로, 여러 스튜디오의 무덤 위에서 탄생한거야. 마라톤이 어느 정도 괜찮은 게임일수는 있지만, 그 탄생을 위해 희생된 여러 스튜디오의 기회비용을 감당할만큼 훌륭한가? 여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을 수 밖에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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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휘하 스튜디오들을 관리 안해서 망하고, 소니는 지나치게 간섭질을 해서 망하게 만들고 있다는 차이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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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기자는 데스티니 기사는 다 반응이 별론데 왤케 마라톤은 뭐에 꽂혔는지 출시 전 부터 해서 지금까지 뭔 글을 저렇게 적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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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기자는 데스티니 기사는 다 반응이 별론데 왤케 마라톤은 뭐에 꽂혔는지 출시 전 부터 해서 지금까지 뭔 글을 저렇게 적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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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
달달하게 받았나보지 뭐 | 26.03.16 19:3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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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같은 회사 겜이면 돈 받았을 때 최소 언급을 피하거나 하지 않나 ? .. | 26.03.16 19:3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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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데스티니 유기까지 언급하는거 보면 그냥 진짜 게임이 좋은듯 찾아보니 원래 번지 관련 얘기 많이했다고도 하고 | 26.03.16 19:4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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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타시는 유명한 데붕이임... 데스티니 시즌 열리면 파밍관련 기사도 쓰고 버그관련 기사도 쓰고 데스티니 ㅈㄴ 열심히 하던 친구임 | 26.03.18 11:0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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좉지가 좉지했는데 문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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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에 대한 비판에는 게임 자체보다는 사실 번지를 움직이는 소니에 대한 강력한 반감이 있지. 소니는 콘코드가 망했을 때 그 문제를 DEI나 여러가지에서 찾은 것 같지만, 그 이상으로 휘하 스튜디오들에 지나치게 멀티플레이 요소를 강요하고, 나아가 휘하 스튜디오들이 자신들의 주특기를 살리지 못하게 하는 악의적인 간섭질을 한 끝에 결국 여러 스튜디오를 폐쇄하기까지 했거든. 번지의 마라톤은, 그 제작사의 의향과는 별도로, 여러 스튜디오의 무덤 위에서 탄생한거야. 마라톤이 어느 정도 괜찮은 게임일수는 있지만, 그 탄생을 위해 희생된 여러 스튜디오의 기회비용을 감당할만큼 훌륭한가? 여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을 수 밖에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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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bshit
MS는 휘하 스튜디오들을 관리 안해서 망하고, 소니는 지나치게 간섭질을 해서 망하게 만들고 있다는 차이가 있네. | 26.03.16 19:5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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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bshit
개인적으로는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를 즐기기엔 게이머로서 나의 피지컬이 너무 안좋아졌기에 마라톤은 특별히 할 생각이 없고, 그래서 마라톤 자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건 피하고 싶지만, 소니는 잘못된 경영판단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거야... | 26.03.16 19:59 | | |
(IP보기클릭)49.171.***.***
나도 그런 시점에서 오는 비판은 어쩔수없다 생각하지만 억까가 진짜 너무 심해서 동시에 억울하기도 함 | 26.03.16 20:26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