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널 괴물로 만들었구나. 케리건!"
"우리 모두를 괴물로 만들었지."
케리건이 폭발적인 사이오닉 에너지가 넘실거리는 손을 뻗는 광경을 보던 멩스크는 끝까지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노려봤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졌다면. 레이너도, 케리건도, 황좌에 도전하는 모든 것들이 감히 고개 조차 들지 못하게 만들었을 것인데.
그러한 후회를 담아 부라리던 눈이었지만, 멩스크의 몸으로 주입되는 사이오닉 에너지에 그는 비명 밖에 지르지 못했다.
구멍이란 구멍에서 보라빛 에너지를 뽐내며, 하나의 잭 오 랜턴(원재료: 자치령, 제조자: 케리건)으로서 생을 마감했다.
능력은 있으나 추잡하고 죄 많은 최후였으니-
고통에 허덕이며 비명을 지르던 멩스크는 어느 순간부터 고통이 사라짐과 동시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시야 너머로 낯선 광경이 보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창문이 달린 전철과 푸른 하늘 중심에서 노을이 투과되는 창문. 주홍빛 노을에 비춰져 감상적인 생각을 들게 하는 좌석 한켠에는 피를 흘리고 있는 하늘색 여자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웃고 있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광경에 멩스크의 그나마 비상한 머리가 뺑뺑 돌아가는 사이 여자는 두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입을 열었다.
"제 실수였어요."
"뭐라?"
"제 실수였다고요. 하필 이런 답도 없는 어른을 불러왔을 줄이야."
지금 나와야 했던 대사가 이게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런 의문도 잠시, 멩스크는 감히 황제에게 보여서는 안될 의사에 분노를 참지 못한 채 인상을 쓰고 노려봤다. 마치 잭 오 랜턴이 되기 전에 케리컨에게 그랬던 것 처럼.
"네년이 감히! 지금 어느 안전이라고 내게 그따위 망발을 내뱉는 것이냐!"
"하아... 제가 불러오려고 했던 어른은 다른 사람이었는데. 신혼여행이라고 하시네 어쩔 수가 없었죠."
"내 질문에 대답해라!"
멩스크는 여차하면 이 연약한 여자를 제압해서 물어볼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요근래 황제로서 일을 하느라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았어도, 과거에 '코랄의 후예'의 수장으로서 연합에 저항했던 몸.
그런 멩스크에게 이런 부상입은 여자 한 사람을 제압하는 건 아주 간단한 일이라 생각했으나, 갑자기 꺼내든 익숙한 버튼에 멩스크는 하려던 행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건-!"
"하지만 안정장치 하나는 받아뒀답니다."
'꾸욱-'
"크아아아악!"
케리건이 겪었던 고통이 이러했을까. 아니, 그보다 케리건은 중추석을 이용해서 제압했는데, 이 여자는 무슨 수단으로 황제를 농락한단 말인가!
멩스크는 지독한 굴욕감에 이를 갈며, 눈앞의 여자를 노려봤다.
반면 멩스크의 처절한 시선에도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버튼을 눌렀다.
"설마, 당신 같은 어른이 그렇게 설치고 다녔었는데 제가 아무런 보험도 안 들어 놨을 거라고 생각했나요?"
"크아아아악!"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에 멩스크가 실시간 잭 오 랜턴이 되고 있을 때, 그의 비명을 감미롭게 듣던 여자는 버튼에서 손을 떼고 나직히 말했다.
"보험은 그분들이 따로 준비한 것도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멩스크 선생님'. 어른으로서 책임감을 가져보세요."
"잠깐, 알았으니 그 버튼은- 크아아아악!"
"선생님!"
그렇게 멩스크는 마지막으로 비명을 지르다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깰 수 있었다.
"너, 너는?"
"악몽이라도 꾸셨나 봅니다. 저는 나나가미 린, 총학생회의 간부입니다."
그러나 멩스크는 몰랐다. 이것이 그의 진정한 악몽이라는 것을.
*****
"누구도 날 막을 수 없어. 네놈이건, 게마트리아이건, 카이저건, 그 누구도! 키보토스를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테다…"
"큭큭- 제대로 미쳐버렸군요. 이곳에는 선생님께서 자랑하시는 자치령도, 근위대도 그 무엇도 없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검은양복은 호시노를 구하러 온 멩스크를 보며 비웃고 있었으나, 내심 모종의 방법으로 멩스크의 행보를 알고 있었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내가 있는 곳이 곧 자치령이다. 이 키보토스도 테란 연방을 무너뜨렸던 것처럼 나의 손 아래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큭큭-"
한편으로 검은양복은 멩스크가 정말로 가능할 만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았던 탓에 이 어른을 이대로 두면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 힘을 합쳐서 막아야 했다.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말이다.
*****
"악마와 계약을 했어. 호시노 쨩. 선생님만 죽으면 난 자유야."
"우리 둘 다 선택을 해야 겠군요. 선배."
호시노는 죽었던 선배가 돌아온 사실에 그저 기뻐하기 바빴다.
그러나 샬레와 힘을 합쳐 카이저와 대항하면서 선배의 몸에 이상한 징조를 하나씩 보았고, 호시노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유감이야."
등 뒤에서 멩스크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유메 선배는 과거의 선배와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호시노는 결단을 내리기 힘들어 이를 악 물었다. 그렇게 그리던 선배였는데, 이대로 떠나 보내야 한단 소리일까.
그래도 호시노는 선택해야 했다. '저그'라는 것에게 감염된 유메 선배와 샬레의 선생님이라던 멩스크 중 한 사람을.
"빌어먹을, 이 충정도 부족한 것들 같으니라고! 너희의 황제가 지금 위험하단 말이다!"
멩스크는 아비도스를 도우러 온 어른이었다. 비록 행동 방식이 시로코 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과격했지만-
"당장 저 망할 것을 쏴라, 타카나시 호시노!"
......굳이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탕-!'
"흐어억-!?"
"호시노 쨩!?"
호시노는 감염된 유메 선배와 멩스크 중 유메 선배를 골랐다.
*****
멩스크는 에덴조약으로 새로운 자치령을 건설하려는 계획에 훼방을 놓는 방해꾼들의 등장에 이를 갈았다.
그 세력들은 베아트리체의 아리우스, 검은양복의 용병, 마에스트로의 미메시스 마지막으로 골통트의 텍스트였다.
그야말로 샬레와 게마트리아의 총력전이었다.
멩스크는 눈앞의 반란군들을 보며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지만, 멩스크는 무도한 자들을 제압하면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 하나로 견뎌냈다.
그리고 눈앞의 적들에게 당당히 앞으로 나서 선전포고를 날렸다.
"베아트리체. 주사위는 던져졌다. 네년의 오합지졸이 샬레에 이빨을 드러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인 줄 알아라! 샬레는 영원할 것이다! 나 역시도!"
베아트리체는 자신 보다도 더 추잡한 존재를 향해 처음으로 올곧은 마음으로 자리에 서서 맞받아쳤다.
"멋진 말이군요. 너의 묘비에 잘 새겨주드리죠. ...검은양복, 마에스트로, 골콩트. 나의 모든 학생들이여. 잘 들으세요. 이제 계획을 세우고 고민할 시간은 끝났습니다. 이제 독재자를 끌어낼 시간입니다. 멩스크를 끌어낼 때까지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키보토스를 멸망의 길로 이끌게 될 독재자를 막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쳤다.
멩스크는 마치 자신이 악(팩트다)이라고 말하는 것같은 꼴에 혈관이 도드라질 정도로 분노하며 손가락질 했다.
"넌 샬레를 공격하지 말았어야 했어. 지금도 (샬레) 자치령이 널 포위하고 있다!"
"그 정도로는 우릴 막을 수 없을 텐데요. 얼마나 계획을 실패해야 만족하려는 겁니까?"
"헛소리 집어쳐! 당번들! 저 놈들을 쓸어버려라!"
그렇게 샬레와 게마트리아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총과 화약으로 하늘을 메우고, 비명이 땅을 채워갔다.
하지만 독재자를 타도하겠다는 무수히 많은 정의의 마음이 합쳐졌는데도 불구하고 게마트리아는 서서히 샬레에 밀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마담, 신호를 알 수 없는 세력이 샬레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 신호는..."
갑작스럽게 공격하는 제 3의 세력. 베아트리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세력에 경계를 했지만, 검은양복은 기꺼운 목소리로 그들을 불렀다.
"호시노 씨!"
"감사는 나중에 해. 우선은 멩스크 선생을 혼내는 게 먼저니까."
"호시노! 유메! 네까짓 것들이 감히!"
한편 멩스크는 또다시 이빨을 드러내는 아비도스를 분노를 가득 담아 소리치고는 바로 명령을 내렸다.
"레빗소대여, 임무를 주겠다. 아비도스를 제거하라!"
"저거 프레깅할까?"
"참으세요. 어차피 훈련만 끝나면 비오는 날 먼지 나듯 털릴 테니까요."
그러나 이 모든 것이 WWE이었더는 진실은 멩스크를 제외하고 모두가 알았으니.
패배는 확정된 사항이나 다름없었다.
그외에도 프센세에게
"우리 샬레의 당번들은 너보다 강하다. 니 카드를 잿더미로 만들어 바람에 날려 주마. 학생들이여, 시로코 테러를 물리쳐라. 샬레를 위하여!"
라고 하거나
카르바노그 토끼 2장 때 카야와 손 잡고 다시 자치령을 세우다 통수 맞아서
"카야, 이 망할 배신자! 거래를 했잖느냐!"
"아, 이거 왜 이러세요. 선생님. 제가 정말로 샬레를 믿을 줄 알았나요? 선생님도 제 뒤통수를 치려고 했잖아요!"
이런 대사 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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