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대량생산, 상품경제가 너무 자연스러운 현대인들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중, 근세까지만 해도 아무리 돈이 많고 권력이 커도
원하는걸 아무거나, 마음껏 살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음.
상품의 생산은 전적으로 장인들의 손에 달려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날고 기는 귀족, 부자, 심지어 왕이라도
장인들에게 최소한의 예의와 성의를 보여야 원하는 물건을 얻을 수 있었음.
만약 헐값에 삥뜯으려 한다?
그럼 뭐 장인은 손놓고 '다른데 알아보쇼~' 하면 끝이고.
즉 물건을 만드는 데 투여한 노동력의 댓가를 온전히 장인이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이런 경제 시스템을 한방에 부숴버린게 산업혁명임.
자동화된 기계로 물건을 만들 수 있게 되니까
더 이상 장인에게 비싼 값을 주고 머리숙이고 비위맞출 필요도 없고
그냥 기술 없는 아무나 데려다가 기계 쓰는법만 가르치면 물건이 펑펑 쏟아져 나오는거임.
그래서 장인은 시장에서 도태되고,
토지도, 자본도, 기술도 없던 비숙련 인력들은 노동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본인을 헐값에 팔아넘겨야 했다.
장인이 의자 하나를 만들어서 버는 돈이 100이었다면
기계 + 비숙련 노동자에게는 10만 줘도 일을 할 수 있었음.
자 그럼 나머지 90의 가치는?
자본가의 몫으로 돌아가는거임.
이것이 털보 아저씨가 지적한 '노동소외' 현상임.
자본가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구조적으로 본인이 일한 가치를 전부 인정받을 수 없고, 필연적으로 일부를 착취당한다는 개념.
그러면서 털보 아저씨는 왜 자본가들이 충분히 먹고사는 수준을 넘어서서
말도 안되는 수준의 부를 쌓기 위해 계속 착취만 하려 드는가를 설명하려고 하나의 개념을 제시하는데
그게 바로
페티시즘, 즉 물신화라는 개념이다.
돈이 경제적 교환가치의 의미를 넘어서서 하나의 신적 존재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 비이성적으로 추종한다는 얘기를 했는데
털보는 왜 돈에 대한 페티시즘이 생기는가를 심리학적으로 연구해서 자본론 3권을 쓰던 도중에
죽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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