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학교는 자율학습하는 5층짜리 별관이 있었음.
도서관도 있는 별채라 거기 자율학습하는 독서실같은게 있었음.
거의 독서실같은 수준이라 신청받아 쓰는 곳이었음.
고교 2학년때고 개학하고 얼마 안되 추울때임.
나랑 친구 2명이 주말 아침 일찍 나와서 공부했음.
사실 공부는 핑계고 그렇게 모여서 같이 얘기하고 밥먹고 놀던 시기임.ㅋ
암튼 그날은 토욜이고 아침부터 나왔어서 우리밖에 없었음.
각자 공부하고 있는데 갑자기 등뒤로 누가 손을 올렸음.
알고보니 교장샘이셨음 ㄷ
키작고 배나온 인자한 할아버지 같은 분이셨음.
공부하느라 고생한다면서 캔음료 하나씩 쥐어주고 가셨음.
그냥 감사합니다 하고 공부하다가 점심시간쯤 친구가 피방가자고해서 겜하다 각자 집에 감.
근데 바로 그날, 교장선생님이 돌아가심.
1층에 있는 남자화장실에서 쓰러진채,돌아가신채로 발견되었다고 함..
그니까 우리 격려하시고 나서 나가시면서 1층에 있는 남자화장실에서 소변보시다 뇌쪽 문제로 쓰러지신거임. 평소에도 지병 있으셨다고.
우리가 공부하고 있는 와중에도 쓰러져 계신거였음..
그렇게 하루지나서 일하는 시설행정 아저씨가 발견하심.
이후에 학생들 다 모여서 운동장에서 장의차 한바퀴 돌고 감.
그때 진짜 슬픈게 우리 중 한명이라도 그날 1층에서 화장실만 갔었더라면.. 그럼 바로 조치해서 돌아가시진 않았을텐데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