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냥 대충 나무위키, 아니 나무위키도 아니고 공중파 뉴스에서 쟤들 보도한 거만 봐도 불쾌한 사건이 맞지.
근데 저는 제 자신한테 '아 뭐지 뭔가 진짜 복합적인 불쾌함인데... 뭐지 이 느낌이'
이 생각이 머리에서 안 떠났는데
어제 딴 짓을 하다가 문득 생각이 정리가 되서 두서없이 한번 올려봄.
내가 피식대학이 불쾌하면서도 의아했던 이유가
'쟤네들 구독자가 300만이라며? 그 정도 체급이 되는 애들이 자기들이 이런 영상 올리면 어떻게 될지 검열도 안하고 올린 거야 진짜?'
라는 생각이 들어서임.
얘들도 취미 수준 유튜버도 아니고 저 정도면 진짜 생각을 하고 영상을 업로드하지 않을 수 없는 위치거든
그래서 얘들이 어떻게 이런 만용을 부렸을까를 무의식 중에 주말 동안 계속 생각했던 것 같음 내가.
그러다 방금 이 생각을 했음
피식대학이 구독자가 엄청 많고 영양군에서도 공무원들이 '좀 체급 큰 유튜버가 온다'고 반겨주기까지 했잖아
그러다 보니까 얘들이
'우리가 좀 우리 꼴리는 대로 올리고 막나가도 그게 어찌보면 우리의 솔직한 모습이니 다 재밌어해줄거고(이제까지 자기 3백만 구독자가 그랬듯)
솔직히 영양군 사람들이나 거기 관계인들이 좀 불편하고 화날 수 있겠지만
유튜브 대다수 영양군하고 아무 지연 혈연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니까 우리의 오버와 과장을 불쾌하게 생각 안할 거다. 자기랑 아무 상관없으니'
라고 생각했다는 결론이 들었음. 아니 솔직히 나는 이렇게밖엔 생각이 안돼 지금에서는.
그러니까 얘들은 좀 비틀린 공리주의의 논리로 '이거 하면 대다수가 분명히 웃는데... 안하기 너무 아깝다'
라고 생각한 거고, 조금 거칠게 말하면
'영양군 사람들 및 영양군에 연고나 인연이 있는 사람들 VS 그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튜브 시청자들'으로 갈라치기를 시도한 거 같음
전자가 조금 볼멘소리해도 대다수가 될 후자들이 '웃기다', '와 근데 진짜 깡촌은 깡촌이긴 하네'
이렇게 반응해줘서 덮어버릴 거라 생각한 거지.
조금 오버하자면
'솔직히 우리 영상 보고 웃었으면 공범이지. 자기가 웃은 거 합리화하고 싶어서라도 댓글로 우리 변호해줄걸?'
내 생각엔 이런 계산까지도 했을 거라고 봄.
그게 내가 피식대학한테 계속 불쾌했던 제일 큰 이유라는 걸 깨달음.
'내 생각관 조금 다를 순 있어도 저런 견적이 나왔기에 저 불쾌한 영상을 올리길 스스로 선택했을 거다'
그리고 동시에
'얘들이 조금만 수위를 낮췄으면 얘들 견적대로 됐을지도 모른다'라는 섬뜩함...
사실 피식대학은 지들 나름 견적을 내보고 계산도 한 거임.
그게 '다행히도' 실제 사회 구성원들 허용 기준에 현저히 동떨어져서 실패한 것 뿐이지.
피식대학이 조금만 덜 막나가고 누가 들어도 천박한 어휘를 절대 쓰지 않고 영상을 찍었다면
이렇게 사과문까지 올려야 할 정도로, 그 직구 기습 금지 발표한테 밀리지 않을 정도로 이슈가 되었을까?
난 그 질문에 '아니'라고 쉽게 대답을 못하겠음.
적어도 그게 나한테는 이 사태가 불쾌하게 느껴지는 가장 주요한 이유임.
한 줄 요약) 피식대학은 자기들 딴에는 자기들 구독자들이랑 유튜브 시청자들이 자기들 재밌다고 하면서 소수의 불편하다는 댓글을 묻히게 해줄 거라고 견적 낸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