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우리 아버지랑 술 한잔 기울이면서, 더 삶이 팍팍해지고 하는 와중에 미래에 대해서 얘기를 나눈적이 있었어.
아버지는 60대 중반을 넘기셔서 이제 많이 노쇠하셨지.
우리 아버지가 나라 꼴이 말이 아니라고 매번 말씀하셨었는데. 그때는 그냥 나도 웃어 넘기기만 했어.
그때 술 마시면서 아버지가 진지하게 하셨던 말씀이 있었어.
'사람들에게는 임계점이란게 있다. 이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으면, 참을만하니까. 아직은 괜찮으니까. 하는 말로 자신을 타이르는게 보통이다. 이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난 생각한다. 문제는 임계점이란건, 하나로 인해 터지는게 아니다. 그간 잊고 지냈던, 쌓였던 울분을 터뜨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임계점이 터져버리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난 이 임계점이 터졌을 때를 눈 앞에서 봐서 알고있다. 결코 좋은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만일 이 임계점이 터진다면, 막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난 젊은 너가 무엇을 하든 말리지 않겠지만, 부디 그런 상황이 와도 다치지만 않았음 좋겠다.'
직구 사태로 인해 시위라도 나가려는 현 마음에, 어째서인지 작년에 했던 아버지 말씀이 떠오른다. 아버지는 아셨던걸까.
아마 이번에 대학 방학하면 아버지에게 잘 말씀 드리고 시위 나가지 않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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