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공간은 통로이면서 거울이다
이곳에서는 늘 다른 사람과 스스로를 다시 보게된다.
큰 갈등이 없어도 조금씩은 다투게 되는 곳이기도 하며
익명이지만 행동에 법적인 책임을 지는 곳이기도 하다
커뮤니티라는게 생각없이 적응하기는 쉽지만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고 행동을 주의하기에는 다소 어렵다
엔터를 누르는게 습관이 되면 어느새부터 자신의 발언과 행동들이
쉽게 쓰여진다 . 쓰는게 쉬우면 고민이 줄게되고, 가벼워진 마음이
튀어나와 서둘러 굴러가지만 , 뒤늦게 실수를 한 것을 깨닫았을때는
이미 멀찍이 , 엉뚱하게 , 혼자 덩그러니 있을 때가 많다
그런 시간들을 이곳에서 지우기는 쉽지만
마음속에 남은 기억들은 후회와 뒤늦은 회상이 상처로 남게되고
결국 망설이게 만들며 이 망설임이 어느새 참여를 멈추고 적응을 멈춘다
하지만, 반대로 이곳의 흐름은 거침없이 불어오는 바람과 같다
북풍의 구름이 지나쳐 가는 사람의 옷을 벗기려는 하던 것 처럼
인간의 체면을 물고 늘어지는 그런 바람이 늘상 몰아친다
망설임에 무거워진 사람이 눈도 못뜰 정도로
길가에 홀로 놓인 사람이 겉옷을 싸매야 할 정도로
인터넷에서의 시간은 혼을 빼놓고 색을 빼놓는다
사람의 마음을 위태롭게 부추기는 바람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