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파울 보이머는 자신의 급우들과 함께 제1차 세계대전에 자원입대하여 결국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최후의 1인이 됨. 수년간의 전투 경험이 쌓인 베테랑임에 틀림 없을테지만, 그럼에도 이 소설의 결말은 너무나도 허무할 지경임. 파울의 사인마저 알려주지 않은 채 그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고 서술할 뿐임.
원문은 이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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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써 온 지원병 파울 보이머는 1918년 10월 어느 날 전사했다. 그날은 온 전선이 너무도 평온하고 조용하였으므로 군사보고서에는,
“서부전선 이상 없음. 보고 사항 없음.”
이라는 한 줄의 글로써 그쳐 있었다. 그는 앞으로 거꾸러져 땅 위에 잠자는 듯이 누워 있었다. 그의 몸을 뒤집어 보니, 오래 고통을 받았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의 얼굴은 그렇게 된 것에 거의 만족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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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베테랑의 군인 조차도 한순간에 죽임을 당하는 전쟁의 비참함과 공허함을 이 결말이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음.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음으로 파울의 여정을 함께해온 독자로서는 주인공 파울 보이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당혹스럽고 충격적이게 느껴질 것임. 물론 전우들이 모조리 죽었고 소설도 거의 끝나가니 이제 파울의 차례겠구나 하는 어렴풋한 감은 오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그러함. 그러나 그 날의 군사보고서에는 '서부전선 이상없음' 이라고 쓰여져 있었을 뿐이었음. 병사 한 명의 죽음은 전선에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 없다는 은유지.
이 결말은 마치 주인공의 지금까지의 생존을 위한 투쟁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처럼 느껴지게 함. 그러나 그 또한 작가가 원하던 바일것임. 참전용사로서 전쟁의 무의미함을 전하고 싶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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