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처럼 악기의 메커니즘에 무지한 음악가는 실로 드물었다. 그런데 외국어를 공부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외국어책을 목으로 소리 내지 않고 입만 벌려 여러 번 읽는 것은 실제 발음 연습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걸. 사람의 발성은 혀끝과 입속, 깊게는 목구멍과 콧속까지 모두가 총동원돼야 하므로 음소거 상태에서 연습해보는 발음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걸. 음악이 이와 같다. 작곡가가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곡상은 실제 사람이 악기를 가지고 소리를 내면 전혀 다른 결과물을 낳고 마는 것이다. 쇼팽, 슈만, 리스트의 피아노 음악이 멜로디부터 다른 것은 그들의 음악성이 달랐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들 각자가 피아노를 다룬 방식이 상이했기 때문이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슈베르트가 또 다른 피아노 신동이었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슈베르트의 멜로디들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된다. 음악사에서 가장 다행스러운 일 중 하나라 해야 될까.
자신의 가곡 <마왕>의 반주부를 쳐달라는 친구의 부탁에 슈베르트는 "이런 건 악마나 치라고 해"라고 했단다. 최고로 단순한 소품도 악마적 기교들로 장식해 편곡하는 게 취미이던 리스트가 이 곡도 손을 댔다. 한데 이 지극히 피아노적인 편곡은 원곡의 비논리적 난이도에 비하면 너무 합리적이라, 심지어 쉽게 느껴질 정도다. 리스트한테도 이 곡은 어려웠던 모양이다.
-손열음, 하노버에서의 편지 中
슈베르트는 악기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역설적으로 그의 음악적 심상을 잘 들어낸 거장이 되었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평한다. 다만, 그의 재능을 제대로 평가받는대엔 20세기 후반까지 와서 해체주의가 대두되고 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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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컴퓨터에 대해서 잘 모르고 썼다던 뉴로맨서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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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부분에 왜 하필 볼드체로 "들어낸"이라고 쓴거야... 볼드로 오타내면 진짜 이상해보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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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배울때 책에 나온 내용인데 "원래 악기 배치 이렇게 하면 안되는데 슈베르트는 그걸 했다. 슈베르트가 오케스트라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것에 감사하도록 하자. 제대로 배웠다면 이런 유니크한 사운드도 없었을 것이다." 대충 이런 내용이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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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작곡가 : 컴퓨터가 제대로 연주해주니 노트를 아무렇게나 괴랄하게 찍어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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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마왕 하면 들리는 슈베르트의 원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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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N_yhmIgtmA?si=G_xUAxLbyhz8aJcl 리스트의 편곡 원곡은 피아노만 치는건 사실상 없고 편곡은 피아노 공연에서 몇몇이 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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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떻게 쳐야함? 그건 피아니스트가 알아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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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컴퓨터에 대해서 잘 모르고 썼다던 뉴로맨서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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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스페이스가 그 산물이지 | 24.04.15 03:5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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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게임이 뭔지도 모르면서 쓰는 겜판이 바글바글 | 24.04.15 04:5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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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작곡가 : 컴퓨터가 제대로 연주해주니 노트를 아무렇게나 괴랄하게 찍어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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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外士
요새 마왕 하면 들리는 슈베르트의 원곡 | 24.04.15 04:1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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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外士
https://youtu.be/LN_yhmIgtmA?si=G_xUAxLbyhz8aJcl 리스트의 편곡 원곡은 피아노만 치는건 사실상 없고 편곡은 피아노 공연에서 몇몇이 치는 느낌 | 24.04.15 04:1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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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심플하지만 순도높은 유재하의 천재적인 곡을 후대 가수들이 온갖 개인기를 다 붙여가며 부르는 것같은 느낌인가... | 24.04.15 04:4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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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따지자면 원곡이 멜로디적으로는 편곡보다 심플한데 손목과 손가락의 난이도는 더 끔찍한 느낌 유재하 씨가 누군지를 몰라서 비유를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원곡은 달리는 말의 다그닥 거리는 발굽소리 그 다 그 닥 하나하나에 손을 건반 여덟개만큼 벌린 상태로 계속, 엄지 소지만 쓰는게 아니라 때로는 손가락 네개씩 써가며 시작부터 끝까지 건반을 쳐야해서 편곡은 이 다 그 닥 세개를 기교를 부려 두개로 줄인 부분들이 꽤 되기 때문에 쉽다고 하는듯 | 24.04.15 05:0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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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이해했음 그래서 악마나 치라고 했던 거구나... 악마적인 재능을 가진 음악가다운 말이네 | 24.04.15 05:0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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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취미로 피아노와 성악을 둘 다 할 때에 마왕 노래가 마음에 들어서 반주도 노래도 직접 해볼까 하고 덤볐다가 첫 장도 못 넘기고 나가떨어졌지 분명히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알겠는데 그걸 실현하는게 너무 어려워서 그런 악보 | 24.04.15 05:0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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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보다는 족쇄............거기서 거긴가?; | 24.04.15 04:5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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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배울때 책에 나온 내용인데 "원래 악기 배치 이렇게 하면 안되는데 슈베르트는 그걸 했다. 슈베르트가 오케스트라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것에 감사하도록 하자. 제대로 배웠다면 이런 유니크한 사운드도 없었을 것이다." 대충 이런 내용이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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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부분에 왜 하필 볼드체로 "들어낸"이라고 쓴거야... 볼드로 오타내면 진짜 이상해보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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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해체주의 | 24.04.15 04:3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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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떻게 쳐야함? 그건 피아니스트가 알아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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