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래저래 아쉬운 결말이 되긴 했는데
나는 다른 부분보다 수마에서 다루는
부모자식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닮게 되는 부분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좋든 싫든 닮아버리고 마는
'한계'에 대한 묘사를 좋아했음.
그 와중에 농담 빼고 가장 애호하는 게
샤붕이랑 세리우스 제네리 부자의 관계.
전체 이야기가 혈연이 강하게 강조되는 중에
유독 이 둘은 양자, 양부 관계라서 그런지
세리우스는 샤디크를 아들보다는 부하직원처럼 대하는 걸로 보이고
샤디크는 세리우스를 통수칠 생각밖에 없어보여서
다른 부모자식들 인물들보다는
상당히 드라이하게 보임.
그런데 이 둘의 행보를 찬찬히 뜯어보면
오히려 극과 극이 통하는 묘한 닮음을 보여주는 부분이 있는데
샤디크는 소위 역샤의 샤아나 마스터 아시아 등과 비슷한
'고름을 짜내는데 다소의 피를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타입의 악역임.
그리고 그러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간단히 요약해, 델링을 급습해 베네리트 그룹의
중심축을 무너뜨림으로서 현체제를 붕괴시켜
어시언과 스페시언이 비등하게 겨룰 수 있게 만드는 것.
건담의 악역으로서는 스탠다드한 타입이긴 한데,
문제는 이 놈이 어시언 출신 주제에
결과를 얻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지극히
'스페시언 기업가' 적인 발상이라는 것.
다른 한 가지 특징은 작중 주역 인물들 중
주조역을 통틀어 누구보다 현재의 불평등관계를
종식 하는데 적극적인 인물이라는 점임.
이에 반해 새리우스 제네리는 노회한 스페시언으로서
현재 스페시언과 어시언 사이의 불안 요소인
건담을 가장 적극적으로 배격하는 인물로,
중후반부까지는 스페시언과 어시언 사이의
불평등과 그 간극을 조장하는 인물로 보이지만
아카데미를 설립하여 실력만 된다면
얼마든지 출세가 가능하도록 지원한
사람임이 드러나며,
알고 보면 삼대가 사람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지구와 우주의 간극을
줄이고자 했던 사람이라는 점을 알 수 있음.
물론 그 실력이라는 건 결국 기업가 스페시언의
사상에 부합되는 인물이라는 한계는 있겠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교사들조차 덮어놓고 어시언을 무시하는
아스티카시아의 환경에서, 어시언 출신이
동경의 대상까지 되는 걸 보면
그래슬레이 기숙사의 학풍 자체가
다른 기숙사들에 비해 상당히
개방적이라는 점도 보이기도 함.
결국 샤디크와 세리우스는 작품내 유일한 양자 양부로서
인물상 자체는 완전히 대극을 이루는 것 같지만
결국 샤디크는 세리우스의 아들이었고
세리우스는 샤디크의 아버지이었음.
둘 다 지구와 우주 사이에 메꾸지 못할 간극과
거기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 하는데 적극적이었지만,
출신 성분 탓에, 또는 서로가 닮았던 점에 발목 잡혀서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만 형세가 되는 부분이 재미있었음.
수마에 나오는 다른 부모자식들도
이런 부분들이 하나둘씩 있긴 한데
이 둘은 양자, 양부라서 그런지
특히 인상 깊었던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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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렁이지만 유약한 섹시가이를 그려내고 싶었던거같은데 사람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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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딱 그 추잡한 부분이야말로 샤디크의 매력이라고 생각함. 보면 그런 인간적 추잡시러움이 없으면 샤디크는 그냥 저차원적으로 차별철폐를 외치는 맹탕 사상가가 되어 버려서 되려 재미없어진다고 생각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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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그렇지... 제작자들이 옹호하지 않고 덤덤하게 추잡한 캐릭터를 그려낼 때, 진정으로 관객들이 그 캐릭터에 입체감을 느끼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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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부분도 확실한 애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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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샤디크가 악역으로 추하게 퇴장해서 수마가 망한거다. 그렇게 퇴장하면 안됐다 소리도 좀 나오는 걸로 아는데 샤디크는 그렇게 추하게 퇴장해서 오히려 더 좋았던 캐릭이라고 생각함. 옹호 넣거나 분량 더 주거나 막보스 먹였음 오히려 더 안좋았어 | 24.01.13 01:5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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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딱 그 추잡한 부분이야말로 샤디크의 매력이라고 생각함. 보면 그런 인간적 추잡시러움이 없으면 샤디크는 그냥 저차원적으로 차별철폐를 외치는 맹탕 사상가가 되어 버려서 되려 재미없어진다고 생각하거든. | 24.01.13 01:5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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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NIST
ㅇㅇ 그렇지... 제작자들이 옹호하지 않고 덤덤하게 추잡한 캐릭터를 그려낼 때, 진정으로 관객들이 그 캐릭터에 입체감을 느끼게 되니까. | 24.01.13 02:0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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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부분도 확실한 애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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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렁이지만 유약한 섹시가이를 그려내고 싶었던거같은데 사람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