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중3 때였음. 졸업이 가까워졌을 즈음에 학교축제가 열렸는데 나는 돈 좀 챙기고 학교를 나돌아댕기고 있었음.
그런데 한 교실의 간판이 내 눈에 들어오는거야. 대충 엄청 매운 라면을 5분안에 먹으면 공짜라는 내용이었어. 당시에 매운 맛엔 자신이 있었던 나는 호기롭게 시도했지.
예상대로 난 5분은 커녕 1분만에 끝내버렸고 성공의 영광만이 남은 상황이었어. 그런데 내 몸 상태가 좀 이상한거야. 장난 아니게 매워서 눈은 핑핑 돌고 숨은 헐떡이고 머리는 회오리쳐 아무 생각도 안 들고......
결국 손쓸 새도 없이 정신이 들고 보니 교실 바닥에 토를 해버리고 말았어.......사회적 평판에 대해서도 생각이 들긴 들었는데 극도의 매움으로 정신을 못 차리고있던 상황이어서 그건 둘째 일이었음.
바로 화장실로 달려갔는데.....내가 어리석게도 그걸 먹은 손으로 눈을 비벼버린거야. 당연히 매운 소스가 눈에 들어가니 눈을 뜰 수가 없고 아무것도 안 보이지. 이 앞이 안 보인다는 공포가 생각보다 대단한 거더라고. 그리고 배는 장기를 쥐어짜는 듯한 고통으로 활활 성경에 나오는 불타는 게헨나 마냥 타오르고 있었어.
난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아 친구들한테 그저 "119 좀 불러줘!!" 라고 소리침. 상식적으로 매운거 먹었다고 119 부른다는건 말이 안 되지만, 그 정도로 나의 몸은 선을 넘은 매운맛에 몸부림 치고 있었다는 뜻이지.
아무튼 난 엄청나게 "119 좀 불러줘!!" 라고 소리쳐댐. 또 뭐라고 엄청나게 소리쳐댔는데 잘은 기억 안나네. 글로만 읽으면 뭔 멍청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유게이들도 같은 상황 처해보라니까....온 몸의 세포가 "아니 이건 미친 짓이야, 이 몸에서 나가야 겠어." 라며 요동치고 정신은 무아지경이 되었음.....
하지만 다행히 시간이 좀 지나자 고통은 약간이나마 잦아들었고, 제정신을 차릴 정도까지는 되었어. 그리고 그 길로 조퇴하고 집까지 감.
그 때 찍힌 사진이 몇년 후까지 날 놀려먹는 용도로 친구들 사이에 나돌더라ㅋㅋ 참고로 친구 중 한명이 정말로 119 부르긴 했는데 "제 친구가 뒤질려고 해요" 라고 말해버려서 장난전화 하지 말라고 아저씨한테 혼났대.
그 사건 이후로 매운맛엔 면역이 되서 불닭 따위는 간식수준으로 먹을 수 있게 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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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학교인데?? | 22.02.04 01:04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