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대론과 정합론 - 비록 지금은 한물 갔지만
이 이론들은 게티어 문제의 제기 이후 인식적 정당성에 관해 논의된 두 축이다.
익히 알다시피 게티어는 정당화된 참된 믿음이라는 전통적인 지식 개념의 규정이
지식 개념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게티어 뿐 아니라 여러 사례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그러한 지적들의 핵심은
인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우연성을 어떻게 배제하느냐는 것이었다.
우연성을 배제한다는 것은 간단히 말하면 변수를 고정시키는 것이다.
인식의 영역에서 우연성을 배제한다는 것은, 인식의 기초가 되는 확고한 토대를 찾으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길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무한후퇴 논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데카르트의 회의주의 역시 지식의 확고한 토대를 찾으려 했기 때문에 같은 류로 분류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토대론이다.
토대론적 관점에서 믿음은 두 가지로 분류된다.
인식의 토대가 되는 기초적 믿음과, 그 믿음에 의하여 도출되는 비기초적 믿음이다.
기초적 믿음은 인식의 정당화가 필요 없다는 점에서 인식적 특권을 가진다.
고전적 토대론의 관점에서 기초적 믿음은 비기초적 믿음에 정당성을 제공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기초적 믿음을 근거로 비기초적 믿음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두 가지 관점에서 비판받는다.
하나는 기초적 믿음이라고 이야기되는 오류 불가능한 현상 믿음, 즉 감각 소여와 같은 것들이 도대체 의심 불가능한지가 의심스러우며
다른 하나는 흄이 지적한 바와 같이, 물리적 대상에 대한 믿음에 대해서는 현상 믿음이 비기초적 믿음의 정당화를 제공 불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