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다리 절뚝이는 아저씨가 사람들한테 종이 나눠줌 손으로 써서 복사한거같던데
대충 내용이 자기는 정신 지체 장애 3급이고
딸이 12살이고 부인은 죽었덴다
목에 뭐 걸고 있던데 잘 모르겠지만 장애인 뭐 관련된거 같더라
진짜인진 모르겠지만
여튼 100원이라도 달라는 구걸 글이었는데
나는 이런거 사기로 보는지라 안주기로 했었다
그런데 현금이 딱 700원이 있긴 했거든?
그래서 사기꾼이라도 순간 이거라도 줄까 고민했다
어쨌든 사람들한테서 종이 다시 걷고 돈도 받는 모양이던데
당연히 한푼도 못 받더라
그리고 600원만 찾은 상태에서 내 앞으로 왔다
종이만 줬다
돈을 안준건지 못준건진 나도 모르겠다
그 때 손에 600원 쥐고 있는 상태였는데
봤는지는 모르겠다
종이 받고 잠깐 머뭇거리다가 나도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그냥 가더라
아마 봤을거 같다
그런데 표정하나 안바뀌고 아무말 없이 그냥 가더라
사기꾼이든 아니든 얼굴이라도 찡그릴 법 한데
그리고 여기까지 과정 중에 한마디도 안하더라
벙어리인가 싶었다
내가 마지막 100원을 찾았을 때 쯤 다음 칸으로 넘어가더라
그냥 있었다
다음칸으로 가니까 좀 있다가
옆에 할아버지가 주머니에서 잔돈 꺼내서 좀 보더니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더라
이 할아버지도 돈 안줬었다
뭔 생각했을까?
사기꾼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드럽게 찝찝하더라
그런데 저 정도면 정부 지원 받지 구걸하진 않겠지?
그런데 정신지체3급이면 어느 정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