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깊게 내려앉은 트와일라잇 파크에 위치한 어느 한적한 공터.
원래대로라면 이 시간에는 불어오는 바람만이 공터에 다녀가는 유일한 손님이겠지만, 오늘 밤은 지나가는 바람 외에 한적한 공터를 방문한 두 사람의 손님이 있었다.
한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친구, 진청월을 구하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듀얼에 임하는 소년 듀얼리스트, 하림.
다른 한 사람은 청사모의 사주를 받아 청월을 납치하고, 청월을 구하기 위해 달려온 하림을 막아서는 닌자 듀얼리스트, 카게야마.
이 두 사람의 듀얼리스트가 벌이는 듀얼은, 이제 두 번째 턴으로 접어 들었으나, 분위기만 봤을 땐 한 일곱 턴은 지난 것 같은 치열한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하림이 배틀 페이즈를 선언하기가 무섭게, [인법 분신술]의 효과로 필드 위에 불러낸 [하늘의 첩자-토바리]의 효과를 발동해, 필드 위에 있는 [토바리]와 [바쿠]를 융합해 엑스트라 덱에서 [전쟁의 첩자-메이젠]을 융합 소환한 카게야마.
카게야마가 선보이는 신묘한 듀얼 택틱스에, 하림은 뭐 저런 녀석이 다 있냐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번엔 융합 소환?! 저 녀석, 대체 정체가 뭐야?!"
"훗. 많이 놀란 모양이군, 하림."
"그래도 지금은 내 배틀 페이즈라고! 전쟁의 첩자 메이젠의 공격력은 2500! 적소의 공격력이면 충분히 파괴하고도 남아!"
"훗."
"간다! 난 [상검대사-적소]로, [전쟁의 첩자-메이젠]을 공격!"
"간다!"
하림이 적소에게 공격 선언을 지시하자, 붉게 타오르는 대검을 높이 들고 메이젠을 향해 달려드는 적소.
적소의 검이 허공을 가르자, 적소의 검에 베인 메이젠은 그 자리에서 파괴되었고, 카게야마는 300이라는 수치의 라이프 포인트를 잃게 되었다.
"흐읏...!!!" (카게야마's LP : 7700)
"자, 어떠냐!"
"예상 외로 제법이군. 두 명의 챔피언을 상대했다는 사실이 그저 단순한 허풍일 거라 생각했는데."
"날 너무 물로 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난 카드를 2장 세트하고, 턴 엔드다!"
메이젠을 쓰러뜨린 하림이 자신만만한 말투로 말하며 턴을 마치자, 카게야마는 첫 공격에 너무 자만하지 말라며, 분명히 자신에게 있어서 적이라는 입장에 있을 하림에게 충고를 하는 의외의 모습도 보여 주었다.
카게야마의 충고에 하림은 다시 표정에 긴장감을 갖추었다.
첫 공격은 잘 먹히긴 했지만, 다음 턴에 카게야마가 또 어떤 이상하고 기묘한 카드를 필드 위에 깔아 놓을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하림의 얼굴에는, 다시 진지함과 함께 긴장감이라는 감정이 돌기 시작했다.
하림의 턴이 끝나고, 카게야마의 턴.
턴을 넘겨 받으며 카드를 드로우한 카게야마는, 자신의 라이프 포인트에 데미지를 입힌 하림에게 처음 공격은 분명히 잘 먹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가르쳐 주었다.
"확실히 첫 번째 공격은 잘 먹혔다만, 두 번째부턴 네 뜻대로 잘 되지 않을 거다."
"그래. 잘 알고 있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니 다행이군. 그러면 차례를 진행하겠다. 다시 한 번 열려라, 시노비의 길! 펜듈럼 소환!!!"
카게야마가 선택한 것은 바로 펜듈럼 소환.
카게야마의 필드 위에는, 선공을 잡은 카게야마가 미리 세팅해 두었던 [황혼의 첩자-카겐]과 [황혼의 첩자-죠겐]이, 자신들이 가진 이름이 상징하는 것처럼 은은한 빛을 내뿜으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게야마의 펜듈럼 소환 선언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카게야마의 말에 따라 시노비의 길을 비추는 [죠겐]과 [카겐].
죠겐과 카겐이 가리키는 곳에선 다시 한 번 거대한 구멍이 나타났고, 구멍 안에서 2개의 푸른색 빛이 필드 위에 떨어지더니, 필드 위에 떨어진 빛은 각각 다른 [첩자] 몬스터들의 모습을 띠었다.
카게야마가 펜듈럼 소환한 몬스터들은, 바로 어둠 속에서 푸른색 망토를 흩날리며 푸른 빛으로 빛나는 두 자루의 검을 지닌 첩자 몬스터, [황혼의 첩자-신게츠].
[황혼의 첩자-신게츠]는 몬스터 존에 존재할 경우, 상대는 필드 위에 나온 [신게츠] 이외의 [첩자] 몬스터를 공격 대상으로도, 효과의 대상으로도 할 수 없는 효과를 가진, 첩자 덱의 공격 락을 형성하는 몬스터.
그 신게츠가 1장도 아니고 2장이나 나왔다는 것은, 상대는 이 2명의 [신게츠]를 한꺼번에 파괴하는 효과를 가진 카드를 쓰지 않는 이상, 카게야마의 필드 위에 있는 [첩자] 몬스터들을 털 끝 하나도 건드릴 수 없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었다.
[황혼의 첩자-신게츠]가 2명이나 필드 위에 나타나자 골치 아픈 카드들이 납셨다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는 하림.
저 [신게츠]들이 있는 한, 하림은 카게야마의 필드 위에 있는 [첩자] 몬스터를 단 하나도 건드릴 수 없다.
두 [신게츠]가 형성하는 락 효과에 의해 턱없이 많은 시간을 이 공터에서 허비하게 생긴 하림은, 카게야마의 전법에 치사하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야, 이 치사한 놈아!!! 이런 짓을 하고도 네가 듀얼리스트냐?!"
"필드 락도 엄연히 듀얼 몬스터즈에서 합법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다. 난 그저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뿐이니, 날 너무 원망하지 말길 바란다."
"저 빌어먹을 놈이...!!!"
"난 이것으로 차례를 마치겠다. 자, 네 턴이다. 어서 진행하시지."
"으으으...!!!"
카게야마가 신게츠 2장을 필드 위에 꺼내 놓고 턴 엔드를 선언하자, 두 신게츠가 형성한 락을 돌파할 방법을 찾기 위해 필드와 패, 묘지를 살피기 시작하는 하림.
하지만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로는, 카게야마의 필드에 있는 두 명의 신게츠가 형성한 락을 돌파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웠다.
결국 운에 모든 것을 맡기기로 결심하며, 덱에서 카드를 드로우함과 동시에 두 눈을 질끈 감는 하림.
드로우를 마친 하림이 천천히 눈을 뜨며 자신의 손에 쥐어진 카드를 보자, 이거라면 혹시 돌파구가 되어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림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잠깐, 이 카드라면... 됐다!!!"
"음?"
하림이 드로우한 카드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띄우자, 하림이 드로우한 카드가 무슨 카드인 지 모르는 카게야마는 그저 고개만 갸우뚱거렸다.
잠시 후, 하림은 카게야마가 했던 뜻을 알 수 없는 말을 흉내내며, 역전의 여신은 언제나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 카게야마에게 말해 주었다.
"이봐, 카게야마! 혹시 그 말 들은 적 있어?"
"무슨 말이지?"
"역전의 여신은, 언제나 미소를 짓고 있다는 말. 설령 그 미소가 안쓰러운 감정을 담고 있다 해도, 여신의 미소는 언제나 자애롭다는 사실 말이야!"
"뭐라...?!"
"그럼 지금 여기서, 내가 걸어갈 길을 보여 주마! 마법 카드 발동! [번개]!!!"
"이런!!!"
하림이 방금 드로우한 마법 카드, [번개]를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자, 듀얼 내내 여유가 넘치던 카게야마의 표정이 한 순간에 찌그러지기 시작했다.
하림이 발동한 마법 카드, [번개]. 저 마법 카드가 가지고 있는 효과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효과였다.
바로 [상대 필드 위에 존재하는 몬스터를 전부 파괴한다.]
두 장의 신게츠가 형성하는 락의 범위는 필드 위에 나와 있는 [신게츠] 본인을 제외한 [첩자] 몬스터 전체라는 꽤 넓은 범위를 가졌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대상을 지정하는 효과만 막을 수 있다는 약점이 존재했다.
하림이 발동한 [번개]와 같은 대상을 지정하지 않는 카드는, 필드 위에 나온 [신게츠]들의 락 효과로도 막을 수 없는 효과.
하림이 발동한 [번개] 카드로 인해 [첩자] 몬스터들이 서 있는 필드 위에는, 마치 너희들의 운명이 다 했다고 말하는 듯이 어둡고 우중충한 먹구름이 가득 끼기 시작했고, 이내 먹구름에서 강렬한 번개가 내리치며, 카게야마의 필드 위에 있던 [첩자] 몬스터들을 싸그리 다 날려 버렸다.
예상치 못 한 변수에 카게야마는 적잖이 당황하였으나, 이내 침착함을 되찾고 파괴된 [신게츠]의 효과로 덱에 있는 [첩자] 몬스터, [총의 첩자-카게로우] 카드 1장을 패에 추가하였다.
이로써 카게야마는 다음 자신의 턴이 돌아오면 필드를 다시 구축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나, 카게야마의 그러한 마음은 야속하게도 하림이 꺼낸 카드 앞에, 마치 덧 없이 흐르는 운명의 물결처럼 조용하지만 힘차게 흐르기 시작했다.
하림이 자신만만하게 꺼내든 카드는 바로, 묘지에서 조용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튜너 몬스터, [천위룡-아다라].
하림의 손에 쥐어진 [천위룡-아다라] 카드를 본 순간, 카게야마의 눈 앞은 마치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천위룡-아다라]의 효과를 사용해 제외 존에 있던 [천위룡-비슈다]를 패로 회수하는 하림.
이후 하림은 첫 턴에 [용상검현]의 효과로 서치한 [상검군사-용연]의 효과를 발동해, 방금 전 패로 회수한 [비슈다]를 묘지에 버린 뒤 필드 위에 [상검군사-용연]과 튜너 몬스터, [상검 토큰]을 불러 내었다.
하림이 듀얼 디스크에 카드를 꽂아 넣자, 솔리드 비전과 함께 고풍스럽지만 어딘가 꿍꿍이를 숨기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몬스터, [상검군사-용연]이 자신의 분신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하림은 [상검군사-용연]과 튜너 몬스터인 [상검 토큰]으로 싱크로 소환을 행했다.
"고결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강인한 기사여! 지금 전장을 휩쓸며 승리를 향해 전진하라!!! 싱크로 소환! 나타나라, 레벨 10! 혁명을 이끄는 성기사! [플뢰르 드 바로네스]!!!"
"하앗!!!"
[용연]과 [상검 토큰]이 밝은 빛을 비추는 길이 되자, 강렬한 빛줄기 안에서 등장하는 한 명의 백기사, [플뢰르 드 바로네스].
그녀와 그녀가 탄 말이 입은 갑옷은 모두 순수하고 고결함을 자랑하는 순백으로 가득했고, [플뢰르 드 바로네스]의 모습을 본 카게야마는, 이것이 바로 자신의 길 앞에 놓인 시련이냐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며 덤덤하게 최후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게, 내 시노비의 길 앞에 놓인 시련인가..."
"자, 그럼 묘지로 보내진 [용연]의 효과! [용연]이 싱크로 소재로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 상대 플레이어에게 1200 포인트의 데미지를 준다!"
"..." (카게야마's LP : 6500)
일찍이 자신의 패배를 예견한 듯이, 묘지로 보내진 [용연]이 선사하는 효과 데미지를 말 없이 받아들이는 카게야마.
이후 배틀 페이즈로 돌입한 하림은, 필드 위에 나와 있는 적소와 바로네스에게 이 듀얼을 끝내라고 지시하였다.
"간다! 적소 님, 바로네스 님! 이 듀얼의 막을 내려 주세요!!!"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스터 하림!"
"간다, 닌자여! 우리의 공격을 받아 보아라!!!"
하림의 단호한 지시에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말하며 각자 자신들이 쥔 무기를 높이 들어 올리는 적소와 바로네스.
두 몬스터가 휘두르는 붉은 대검과 날카로운 세이버에, 카게야마의 라이프 포인트는 순식간에 0으로 떨어졌다.
하림과 카게야마, 두 사람이 가진 각자의 목표를 위한 듀얼의 결과는,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던질 각오로 듀얼에 임한 소년, 하림의 승리로 끝이 났다.
자신이 듀얼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접한 카게야마는, 비록 지긴 했으나 후회 없이 싸웠다 말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하림에게 조용히 다가갔다.
카게야마가 자신 앞에 다가오자 혹시 자신에게 무슨 해코지를 하는 거 아닐까 싶어 지레 겁을 먹는 하림.
하림의 앞에 다가온 카게야마는, 약속대로 청월이 갇혀 있는 컨테이너가 있는 곳을 알려주겠다 말하였고, 이후 자신을 따라 오라 말하며 하림이 따라올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청월이 갇혀 있는 컨테이너가 있는 장소로 하림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카게야마가 자신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심하면서도, 이내 청사모 학생들의 계략에 의해 납치, 감금당한 자신의 소중한 연인, 청월을 구하기 위해 카게야마의 뒤를 따르는 하림.
약 300 미터 정도 걷자 그 곳에는 카게야마가 말한대로 거대한 컨테이너가 칙칙한 회색빛을 띠며 두 사람을 반겨 주었고, 이곳에 청월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안 이상, 하림에게는 더 이상 거리낄 것이 없었다.
하지만 청월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달려나간 하림의 앞을 가로막는 여러 명의 검은 무리가 있었다.
그들의 정체는, 바로 황혼 중학교의 만능 미소녀, 진청월을 사모하는 학생들의 모임, 일명 청사모에 소속된 학생들.
딱 봐도 열댓 명은 넘어 보이는 검은 무리가 나타나자 하림은 당장 거기서 비키라며 소리를 질렀고, 청사모 회원 중 한 사람은 여기서 비키면 자기들이 모인 이유가 없다며, 하림이 컨테이너로 다가가지 못하도록 하림의 주위를 포위하였다.
청사모 학생들의 촘촘한 그물망 같은 포위망에, 하는 수 없이 무력을 사용하기로 결심한 하림.
하림이 꽉 쥔 두 개의 주먹은, 지금 청사모 학생들을 때려 눕히고 청월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림이 두 주먹을 쥐고 자신들과 싸울 자세를 취하는 것을 보자 큰 소리로 하림을 비웃기 시작하는 청사모 학생들.
그 중 한 명은 여기서 네가 가진 건 두 주먹 뿐이지만, 자기들에겐 강력한 무기가 있다고 말하며, 어디에서 났는지 출처를 알 수 없는 각목과 쇠파이프를 들고 하림이 자신들에게 덤벼 오기를 기다렸다.
청사모 학생들의 손에 쥐어진 각목과 쇠파이프를 본 하림은, 겁을 먹기는 커녕 자신에게 맞설 깡이 안 되니 무기를 들고 온 거냐며 오히려 청사모 학생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하였고, 하림이 자신들의 심기를 건드리자 청사모 학생들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뽑은 대가가 얼마나 큰 지 알게 해주겠다며 각자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기 위해 하림에게 달려 들었다.
이대로라면 하림은 청사모 학생들이 휘두르는 흉기에 맞고 신체 한 군데가 부러지지나 않으면 다행인 상황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하림 역시 그런 상황을 각오했기에, 오히려 자신에게 덤벼드는 청사모 학생들을 향해 주먹을 휘두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로 그 때, 난세에는 언제나 영웅이 나타난다고 하였던가.
방금 전까진 분명히 청사모 학생들에게 고용되어 청월의 납치 및 감금에 가담했던 닌자, 카게야마가 말 그대로 짠 하고 나타나더니, 손에 각목과 쇠파이프라는 흉기를 든 학생들을 순식간에 제압하기 시작했다.
카게야마가 자신들을 공격하자 청사모 학생들은 대체 왜 같은 편인 자신들을 공격하는 것이냐며 카게야마에게 따졌고, 카게야마는 그대들이 준 임무는 다 완수했으니, 자신은 이제 청사모의 편이 아닌 야인(野人)이라 말하며, 날렵한 몸놀림으로 흉기를 든 청사모 학생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고용한 카게야마가 자신들을 배신했다는 사실에 격분하며 카게야마에게 달려드는 청사모 학생들.
하지만 카게야마는 신출귀몰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청사모 학생들을 농락하였고, 그 전광석화와 같은 움직임에 오히려 청사모 학생들이 제압당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얼마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카게야마의 활약 덕에 모조리 그물과 밧줄에 묶여 옴짝달싹 못하게 된 청사모 회원들.
하림이 카게야마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자, 카게야마는 컨테이너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건네준 뒤, 하림에게 이러한 말을 남기고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대가 걷는 길 앞에는 수 없이 많은 시련이 존재하겠지. 하지만 그대라면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대의 길 앞에 놓인 시련을 무사히 돌파할 수 있기를."
"카게야마!"
"자, 어서 가라! 듀얼리스트 하림이여! 가서 그대가 소중하게 여기는 연인을 구하라!"
카게야마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비록 적이었지만 꽤 좋은 녀석이었다는 말로 카게야마를 평가하는 하림.
이후 카게야마의 활약에 의해 제압당한 청사모 회원들을 뒤로 하고, 하림은 컨테이너 안에 갇혀 있을 청월을 구하기 위해 컨테이너 문 쪽으로 조심조심 발을 옮겼다.
카게야마가 주고 간 열쇠를 꽂아 문에 걸린 자물쇠를 해제하는 하림.
하림이 자물쇠를 해제하고 조심스럽게 문 손잡이를 돌리자, 컨테이너 문이 열리더니 그 안에서 밧줄로 꽁꽁 묶여 꼼짝도 못 하고 있는 청월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 청월이 꼼짝도 못하고 묶여 있는 모습을 본 하림은, 당장이라도 눈물을 터뜨릴 것처럼 눈시울을 붉히기 시작했다.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한 것은 청월 역시 마찬가지였고, 하림이 잽싸게 달려와 청월을 묶고 있던 밧줄을 풀자, 밧줄에서 풀려난 청월은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설움이 폭발했는지, 하림의 품 안으로 뛰어들어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다.
청월이 평소에 보이던 강한 모습이 아닌 약한 모습을 보이며 울음을 터뜨리자 청월을 꼬옥 안아주는 하림.
이윽고 하림 역시 눈가에 맺혀 있던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컨테이너 안은 두 사람이 흘리는 눈물로 후끈하게 더워지고 있었다.
얼마 후, 컨테이너에서 나온 하림과 청월은, 이후 청월의 신고를 통해 카게야마에게 제압당한 청사모 학생들을 모두 경찰에 넘겼다.
이로써 청월 납치 사건에 가담한 학생들은, 모두 인생에 빨간 줄이 그일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컨테이너를 떠난 이후 각자 집을 향해 걷던 하림과 청월.
서로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거리를 걷던 두 사람은, 각자 집으로 향하는 길목에 서자 마치 다시는 떨어지고 싶지 않은 사람들처럼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청월은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내일 학교에서 보자 말하며 하림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고, 하림 역시 청월을 보내주기 싫었지만, 밤 사이 집에서 사라진 청월을 기다리고 있을 청월의 가족들을 떠올리자, 하림은 그녀를 보내 주기로 마음 먹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작별 인사를 주고 받은 뒤 서로의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두 사람.
하림과 청월이 걸어갈 길 앞에는, 과연 얼마 정도의 시련이 더 존재하고 있을까.
그것을 알고 있는 자는, 아마 신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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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편 연재 완료!
드디어 3편에 걸친 듀얼 에피소드를 끝냈습니다ㅠㅠ!!!!
사실 저도 2편 안에 이 에피소드를 끝내고 싶었는데, 생일이라는 사정 덕에 여기저기서 축하 인사와 함께 친구와의 만남을 약속하고 있었던지라, 어쩔 수 없이 3편에 나누어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ㅠㅠ
그래도 이번 편에서 마침내 림이가 청월이를 구하는 데 성공했으니 경사로세~ 경사로다~
그러면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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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처음에 “하렘의 길”로 읽은 사람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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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를 마쳤으면 아군이 된다! 그것이 트와일라잇 파크의 닌자! 사실 이 에피소드를 3편이나 끌고 싶진 않았는데,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3편이나 끌게 되었습니다...ㅠㅠ | 23.03.26 00: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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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처음에 “하렘의 길”로 읽은 사람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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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이번 편 제목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주인공 이름이 하림이라 그런지 하렘이랑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 팬픽의 주인공인 림이는 오로지 청월이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순정남입니다!!! 물론 7편에서 청월이한테 호구 잡힌 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 주인공 림이는 온리 청월이 한 사람에게 폴 인 러브입니다!!! | 23.03.30 00:4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