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봄날의 생명을 비유하며 죽은 자신의 후일을 생각하는 절시
세월의 무상함을 앞세워 사실을 시 주인의 덧없음을 빗대는 구구절절한 시 줄기가 아련하다.
얼마나 비애장탄한 사람이면 이런 시를 남기는 것일까.
안타깝고도...
허망하도다.
잔칫상에 빠져선 안될 것을 하나 뽑으라면 나는 저 눈앞에서 흥을 돋구는 로쟈를 뽑겠다.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우며 화기애애 함을 연출하는 것에 자진해서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로쟈가
모두를 흥겹게 해보려 건배사 까지 하고 있지만.
그런 로쟈에게도 죽은 것을 살리는 일은 불가능한 모양이다.
뻘쭘한 분위기 속에서 이상이 로쟈의 건배에 받아보지만...
오히려 그점이 더 이 자리가 어색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 될 뿐이였다.
: 싱클레어 군 어찌하여 나를 따라 건배를 주창하지 않은 것이요.
: 요 꼬맹이가 눈치를 보면 안되지!! 젊음의 패기 아자아자! 해줘야지.
: 커흠음음음... 나도 이젠 분위기를 파악할줄은 아네.
죽자 살자 달려들었던 가주전이 끝나고 보니 그제서야 우릴 그런 자리에 몰아세우던 소드가 생각나는지 저번 처럼 편지가 온건 없나 싶은 로쟈
허나 음식을 나르고 빈그릇을 치우던 하인은 그저 남은것이 없다는 말을 하며 뒷정리를 하러 떠난다.
거저 준 2위지만 그래도 2위는 2위지.
시험에서 탈락해서 지켜보고 있었을 타 후보자들이 생각하면 역정에 피가 꺼꾸로 쏟는 2위 였지만.
몰래 이 대관원에 잠입 해 있을 소드는 대체 어디있을까?
어찌 됬든 잘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해야지.
여튼 그렇게 생각하며 연회음식을 먹고 술도 오랜만에 탐하고 있을 우리에게 홍루의 어머님께서 친히 찾아오셨다.
공을 치하함인지 아니면 자식에 대한 걱정인지 모르겠지만...
다시봐도 수감자에게 부모님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진다.
아니... 어 음... 좀 그렇내.
가주전을 참여한 것을 말하는건지 아니면 2위까지 하게 된걸 말하는건지 모를 물음.
어허 부모자식 간에 대회에 끼여드는거 아냐...
아니 진짜 누가 좀 말려봐.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과 잔치의 분위기에 취해서 신나는 돈키호테를 보니 내가 다 부끄럽다.
아니 할머니... 좀 이럴땐 산초향 0.4% 섞은 돈키호테가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요 ㅜㅜ
가주전에 겪은 고난과 역경을 말하는 것이 아닌 8구를 어떻게 오게 됬는지에 대한 질문인지 돈키호테의 말에 앞선 내용을 정정한다.
라고 나는 이해했는데 홍루는 또 그냥 순수하게 교통편에 대해 말하는거 같다.
: 어... 나도 좀 돈키호테 향 첨가된 관리자가 된건가?
: 어떻게 본인을 그렇게 본단 말이요! 너무하네 관리자!
: 지휘하실 분이 나쁜거에 물드는건 저도 좀 그런데요.
선인이라... 분명 홍루의 기억 속에 있던 그 검은 실루엣으로 가려져 있던 미친 늙은이들을 말한거 겠지.
역겨운 노인네들.
사람의 죽어가는 생사일탈의 현장을 홍루의 눈으로 친히 음미했다는 도촬범들 같으니.
선인을 뵈는것이 좋지 않겠냐는 어머니의 충고에 뼈있는 말로 대꾸하는 홍루
홍루와 그의 어머니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익숙한 얼굴이 우리 잔칫상에 모습을 보인다.
꾸뽀의 총격에 팔을 다쳤던 임대옥
시험장 밖을 나간 뒤 무사히 치료를 받은 것인지 멀쩡해 보인다.
홍원 특유의 농담인지, 죽을 정도는 아니였다는 말을 한다.
그런 다음 바로 묻는 것은 심사관의 말이 믿기지 않은지 우리가 2위를 한 연유를 묻는다.
하...ㅋㅋ
뒤늦은 돈키호테식 반응에 뭔 소리인가 싶은 임대옥.
그 뭐냐 그냥 흘러넘기면 되는 소리인줄 모를것이다.
이게 그레고르가 부끄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임대옥이 무엇을 물어보는지 친히 풀어서 설명해준다.
할머니 진짜 그거 연기맞죠? 그쵸?
2위의 연유를 묻는 임대옥에 눈을 반짝이는 돈키호테.
무용을 뽐낼 수 있는 자리를 마다하지 않는 성격이기에 판까지 깔렸으니 신나서 양팔을 마구잡이로 흔들며
그때의 순간들을 실감나게 표현해주려 노력할 정성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군.
남자 아이 5명을 동시에 육아 해보고도 남았을 미소로 돈키호테의 폭주를 막지 않는 그레고르.
임대옥과 헤어지고 난 뒤부터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토시하나 안틀리고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돈키호테
이를 듣고 있던 히스클리프가 너무 시끄럽다고 항의하자
볼륨을 31이던 상태에서 14까지 낮추면서도 계속 말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1위와 2위가 사라진 뒤에 남은 것은 동전 무더기들 뿐.
자동적으로 '기회'라 사회자가 일컫던 자리에 남은 것은 3위 턱걸이던 우리만 존재한다.
(이쁜 이스마엘)
급작스러운 상황변화에 판단이 흐릿해지는 모두들.
나도 수감자도 모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걸 물어도 대답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두 무리의 후보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런 짓을 저질럿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기회'인점은 사실일 뿐
다만, 합리를 중요시 하던 이스마엘에겐 너무 급작스러운 변화라 고장 난듯 하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하지만 이런 큰 행운은 어떻게 먹든 탈이 날까 두렵긴하다.
얼떨떨 알딸딸 요리조리 이리저리 뒤죽박죽 한 상황에서도 '벗'을 큰 가치로 여기는 이상이 홍루의 이상성을 포착했다.
...와 뭔가 이젠 좀 무섭다.
십리 밖에서도 우리들에게 뭔 일이 생기면 감각으로 포착할 꺼 같아.
이상의 말에 홍루는 가치우와의 문답을 생각하며 '변화'에 대해서 생각했다.
외면하고 또 외면하고 있었던 자신의 본 모습을 조금이라도 마주했는 것을 신기해 하는 홍루
그런 변화를 생경하게 여기면서도 조금은 뿌듯하게 받아 들이는듯 보였다.
한편 떠난 자들이 남긴 물건을 어떻게 해소시켜야 할까 고민을 잠깐은 했다.
그리고 그 잠깐 사이에 동전 무더기를 보며 어떤 누군가를 모두는 생각했다
싱클레어가 흐뭇한 미소로 그 '누군가'를 생각하며 어떻게 동전을 쓸지 결정한듯 말하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발버둥 치며 목표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던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애쓰고 있었다.
결승전이 되었어야 할 원형 경기장을 벗어나 우리가 원하던 사람을 찾아 다니니 바로 한참 벽을 피해 뛰던 가시춘과 마주했다.
저런 꼴이 되고도 포기 않는 노력하는 소녀 가시춘.
우리 모두가 그녀를 바라본다.
기묘한 모두의 시선에 영문을 모르니 움추러드는 가시춘,
그 뜻 모를 시선과 기대에 무슨 일인지 알 수 없기에 쭈뼛쭈뼛 거리는 모습이
정말이지... 귀엽네.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있지만
오늘에겐 가시춘의 점심은 공짜다.
아무렇지 않은척 가시춘의 발치에 던진 동전 꾸러미.
우리야 생각하는 바가 있기에 그녀에게 선심 쓰듯 주는 물건이지만
가시춘에게는 다른 의미로 받아 들일수도 있기에
가시춘의 충직한 심복 웨이가 무슨 의도인지 혹여 다른의도가 있는 건 아닐까 빤히 지켜본다
한편, 한두푼도 아니고 수많은 후보자들의 목숨이 엮인 동전을 선듯 주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 가시춘
제대로 해명하지 않으면 동전을 받지 않고 차라리 탈락을 택하려는 듯한 모습에 홍루가 우리 모두를 대신하여
그녀에게 동전들을 주는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
단순히 동정심으로 양보하는것이 아닌 우리 역시도 그 용도를 추정하기엔 알 수 없기에
다만, 응당 가주가 되어야 할 사람을 뽑으라면 적어도 보고 들은 것이 있던 가시춘을 응당 응원 했으면 싶은 마음으로
주는 동전 꾸러미일 뿐이라고
홍루가 우리의 마음을 대변한다.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쌓아올린 동전 무더기를 보는 가시춘.
아마 내심 기쁘면서도 이런 행운을 받아도 되는지 망설임도 섞인체로
그 복잡한 심경을 어떻게 해야될지 자신도 헤아리지 못하는 듯 하다.
가주의 자리가 될 수 있는 순간을 두고 심경을 고백하는 가시춘.
음... 설반이니 사씨 가문 애들이니 왕씨 놈들이니 하는거 보고 느낀점은
적어도 가시춘이 가주가 되면 개네들 보단 잘 날개를 꾸려 나갈 수 있을꺼 같다는 생각은 든다.
굳이 하나 언급해야 된다면 가치우 앞에서 홍원에 필요한 것이 묻던 질문에 홍루가 말하던 상냥함.
가시춘은 그 상냥함을 가지고 있다고.
그런 상냥한 가주가 되어 줄꺼라 믿어 의심하지 않으며 홍루가 가시춘을 일으켜 세운다.
: 개 오라질 새끼들. 감히 이딴걸 심사랍시고 쳐해?!
: 시험장이 무슨 도때기 시장판도 아니고 조깟았다 새끼들아!
히스클리프와 함께 나란히 카메라가 있는 방향을 향해 쌍퍼큐를 날리면서 그렇게 가주대전이 마무리 되었고
돈키호테가 들려주는 신명나는 모험담을 그레고르가 짧게 마무리했다.
가치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일지도?
우리 역시 가주 자리를 원하는 것이 아닌 차등을 노려 가보에 있을 황금가지를 노린 것이였으니까.
물론 무엇을 위해 굳이 심사를 평 받아야 했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뜻 모를 취지를 품었는지는 모르지만.
가주전이 끝난 지금은...
우리 손을 떠난 이들이다.
가치우든 가환이든.
이곳 홍원 내에서 무엇을 하던지 상관할 바는 아닌듯 싶다.
칼프 마을에서의 악몽을 생각하는듯 진절머리를 털어버리면서 가치우의 마음에 있을 감정 중 하나를 떠올려 보는 싱클레어.
그렇게 조용히 숨어서 비수를 갈고 또 갈아서 날카롭게 날을 세우는 것이야 말로 가장 무서운 점이 아닐까 싶은 소년의 생각
...그래도 단순히 복수심만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아니라고 믿고 싶기도 하다.
그런 이였다면 애초에 동전을 그렇게 쉽게 내팽켜 치지도 않았을 태니까.
좋은 자리에서 조차 가치우나 가환을 생각하면 뒷맛이 씁쓸해진다.
텁텁 먹먹한 분위기를 쇄신 시키려는 로쟈.
이미 지나간 사람을 생각하기 보단 당장에 있을 경사에 대해 생각하자고 말한다.
물론 아직 손에 황금가지가 들어온것은 아니라서.
일단 그 가보 라는 곳에 가봐야 알 문제이기도 했다.
...꼭 이럴때면 순탄하게 돌아가질 않더라 하는 그레고르의 말 처럼.
K사에서 약식으로 계약 맺으려다가 황금가지 하나 얻는데 겪은 일이나.
T사에서 유언장으로 양도 받으려 하던 황금가지 등을 생각하면...
겨우 문턱 하나 넘은거지 확신하기엔 이르지.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아는 법이지 라며 어깨를 한층 으쓱이던 히스클리프가 주변 패배한 후보자들을 가리키면서 티배깅 하자고 부추긴다.
...그러다가 맞아 죽어 우리.
순수하게 축하를 받을 자리도 아니고
패배의 원인을 곱씹거나 탈락한 것에 대해 자괴감을 보이는 몇몇 후보자나...
분을 못참고 연회장을 박차서 자기 '방'으로 떠난 후보자등을 보면.
사실 신나게 즐기는 쪽이란건 결국 우리들 뿐이지.
그렇다고 주변 사람들 반응 보며 위축일 필요는 없기에.
가주가 확정 된 가시춘의 소감 한마디를 듣고자 모두가 종용한다.
'가시춘!' '가시춘!'
그 이름 석자에 대환영!
우리도 이제 날개의 보스를 친구로 두는구나!
빽이 생겼다! 빽빽빽!
엥?
너무 치켜 세우니까 부끄러워서 자리를 피했나 싶었는데
가시춘의 행보를 홍루가 알려주었다.
철함사라? 또 새로운 지명이다. 아니 방명인가?
가시춘의 훈화 연셜이라도 들어 볼까 했는데.
축하연에 축하를 받아야할 주인공이 없는 것에 영 섭섭하다 싶을때
히스클리프가 뭔가 발견하고 신나게 뛰어간다.
그런 히스클리프를 따라 부리나케 쫒아가서는 같이 인상을 굳히면서 험상하게 말하는 두사람.
가주 심사 초반에 우리에게 동전을 주며 영 뜻모를 말을 하고선 사라졌던 왕자우였다.
원한은 쉽게 잊어주지 않는다 를 모토로 삼는 인생의 히스클리프이니 만큼.
니가 한말은 틀렸지롱~ 하면서 약이나 잔뜩 올려주려 갔지만.
그런 속내를 간파 한 것마냥 훨훨 바람 처럼 넘기며 자신의 동전을 제 몫을 다하였다고 뿌듯해 한다.
유수 처럼 되받아친 말 솜씨에 본전도 못 건진 히스클리프
허나 그가 화를 내던 말던 왕자우는 선심 쓰듯 우리에게 또 뜻 모를 문장을 하나 써내려 가니.
'먹장구름?'
비유인지 은유인지 아니면 홍원에서만 쓰는 대명사인지
우리로선 영문 모를 단어 하나.
...왕자우의 조언이 마냥 뜻 모를 소리는 아닌듯 하다.
단순히 축제의 자리에 어울리지 못하거나 자책하는 사람들이라기엔.
뭔가 심상치 않다.
이쯤 되니 단순히 목표 달성을 누리며 즐기기엔 눈치가 있다면 순수하게 기쁨을 누리기도 뭣하다.
이를 먹고 마시고 노는 것에 진심인 로쟈로선 싫다 못해 '재미가 없다고!' 라며 소리친다.
졸지에 그 눈칫밥을 먹게 된 임대옥이 재주를 부려서 분위기를 띄워 볼까 물어보니.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놓칠 사람이 아닌 로쟈가 금세 토라진 표정을 고치고 임대옥의 말에 기대 만발을 한다.
이를 두고 상식인으로서 차마 넘어갈 수 없던 이스마엘이 로쟈와 임대옥을 말리려 했다.
...참, 거시기하네 이런거.
뭘 어떻게 해야 되나 싶나 이 기묘싱숭한 상황 속에서 혼자 멍 때리고 있으니
또 누군가가 우리 잔칫상에 말을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