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츠루기 : ...암만해도, 이 쪽이 자리가 빈 거 같군.
마요이 : 여기가, 재판소 카페테리아구나. 처음 와봤어요.
나루호도 : 이 곳 말이지, 안 좋은 기억을 떠오르게 만들어. 당장이라도 뛰쳐 나가고 싶은 기분이야.
마요이 : 조금이라도 좋은 기억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거야, 나루호도군?
나루호도 : 벌써 4월인가....... 올해도 변함없이 신인들이 법정에 들어오는 계절이 왔구나.
마요이 : 그래서 그런지 재판소에 정말 사람이 많이 있네-.
미츠루기 : 확실히... 검사들끼리도 서로의 이름을 모르는 경우가, 많지.
나루호도 : 그건 그렇고, 신인 때의 일은 죽어도 생각하기도 싫어.
마요이 : 에-, 어째서? 또 요번에도 기억하기 싫은 추억이 있는거야?
나루호도 : 아무튼, 끔직한 데뷰가 생각나.
미츠루기 : 아아... 분명, 너의 최초 의뢰인이, 야하리 마사시. 이 남자였지.
나루호도 : 네 최초 사건 자료 얼마전에 읽어봤어. 처음으로 담당한 게 ...그, 사형수, 맞지?
마요이 : 얏빠리씨에, 사형수...
미츠루기 : 그 때 당시에는, 다루기 힘든 사건들만 잔뜩 담당했었어.
마요이 : 헤에에... 그러셨군요.
미츠루기 : 확실히, 내가 두번째로 맡은 사건도, 그렇게 간단한 사건은 아니었어.
마요이 : 미츠루기 검사님도, 힘든 역경을 겪으셨네요.
미츠루기 : 사건 자체는 간단했어. 범인이 자수를 했거든.
마요이 : 에! 그런데, 어째서 힘드셨나는 거죠?
미츠루기 : 15년전에, 미궁으로 빠져버린 사건이었어.
나루호도 : 1, 15년.... 시효가 간당간당하군.
미츠루기 : 어쨌거나, 과거의 공판기록을 읽어봤는데, ....너무 심각했어.
마요이 : ?
미츠루기 : 초점에 벗어난 수사에, 내용이 전혀 틀린 입건. 제대로 제시 못 한 증거에, 요점에 벗어난 논고... 내가 머리가 아파서 고생할 정도였어.
(입건 : 피의자의 범죄 혐의 사실을 인정하여 사건을 성립하는 일.
논고 : 형사재판에서, 증거 조사를 마치고 검사가 피고의 범죄 사실과, 그에 대한 법률 적용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는 일.)
마요이 : 확실히, 머리에 쥐가 날 정도네요.
아우치 : 뭐, 그런 일이 있었지. 미츠루기군.
미츠루기 : 예.... 그렇습니다.
아우치 : 신인시절은 말이지, 쓰디쓴 일만 생각나게 되지... 여기, 앉아도 되겠나? 나루호도군.
나루호도 : 예..... 여, 여기 앉으셔도 괜찮습니다.
아우치 : 뭐. 그렇게 굳어있지 말게, 내가 부담스럽다네. 편하게 있으라고.
나루호도 : 예, 예에.....
아우치 : 그대들은, 올해 몇년째인가....?
나루호도 : 전, 올해 3년째됩니다.
미츠루기 : .......6년째 입니다.
아우치 : 나는 말이지..... 올해로써 20번째가 되는군.
나루호도 : 20번째. ...."번째"입니까?
아우치 : 그려... 난 그렇게 센다네. 봄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계절이라네.
마요이 : 뭔가... 사연이 있으신 모양이네요.
아우치 : 33살이었던 그 해 봄. 신인이었던 나는, 처음으로 법정에서 살인사건을 담당하게 되었다네.
마요이 : 나루호도군하고 똑같네.
아우치 ; 나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반드시 범인을 유죄시키겠습니다.』라고 장담했다네.
마요이 : 와아, 멋져요! 그리고 나서는요?
아우치 : 그리 어려운 사건은 아니었다네. 필사적으로 했지만... 나는 패하게 되었고, 사건은 미궁에 빠지게 되었지.
마요이 : 그렇게 되셨군요.
아우치 : 법정을 나오자 마자,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과하러 갔지.
마요이 : 용서하시던가요?
아우치 : 머리서부터 얼음물을 들이붓더구만.
나루호도 : 평범한 "물"이 아닌 점이 의미심장합니다.
아우치 : 다음해 4월. 난 그 가족을 찾아갔는데... 또 다시 얼음물을 맞았다네.
마요이 : 설, 설마... 매년?
아우치 : 지금은, 그 가족의 연중행사가 되버렸네. 한 번은 이마에 얼음을 너무 많이 맞은 나머지, 기절해버린 적도 있다네.
마요이 : 2월에 갔으면 콩을 던졌겠네요.
(마요이가 말한게 악귀를 몰아내기 위해 도깨비 탈 쓴 사람에게 팥을 던져 복을 기리는 전통행사를 말하는 거 같습니다.)
아우치 : 베테랑이 되었어도, 처음의 마음가짐을 잊지말아야 하네.... 기억해 두는게 좋을 걸세.
마요이 : 예~ 좋은 말씀 들었습니다.
나루호도 : 누구나 다 하는 말이긴 하지만.
아우치 : 자. 그럼, 올해에도 가볼까나. 20번째 "봄"을 맞으러.
마요이 : ....가버리셨네.
나루호도 : 그런데 말이야, 미츠루기. 아까 얘기하던 거 말야.
미츠루기 : 뭐가 궁금한데?
나루호도 : 15년 전에 대실패했다던 검사의 이름, ...혹시 알고 있어?
미츠루기 : 분명.... "아우치"였던거 같은데. 얼굴은 잘 모르겠어.
나루호도 : "아우치"라고.....
마요이 : 아는 사람이야?
나루호도 : 아니. 그런 사람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
미츠루기 : 어쩌면 "카우치"였는지도 모르겠네.
마요이 : 아니면 "파우치"일 수도 있겠네요.
나루호도 : 파우치검사.... 전혀 감이 안 와.
미츠루기 : 신경쓰지마. 그 검사가 오랫동안 있을리가 없잖아. 만날 일이 전혀 없을 걸.
마요이 : 으으음... 역시, 이 곳도 가혹하네-.
'나루호도 역전재판'이라는 팬북에 수록된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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