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ber Team의 Silent Hill 2 리메이크를 몇 시간 플레이해보니, 그동안 저평가받던 이 개발사가 정말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분명해졌고, 스튜디오에 대한 세간의 평가 역시 바뀔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그 다음 게임인 SF 호러 Cronos: The New Dawn을 몇 시간 플레이한 뒤, 이제는 이 팀의 실력에 대해 더 이상 의문을 품을 필요가 없어졌다. 이제는 "이들이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내가 플레이한 2시간 동안 Cronos는 굉장한 인상을 남겼고, 여전히 궁금한 점이 있고 최종 평가는 게임이 정식 출시된 후로 미뤄야 하겠지만, 분명한 건 이들이 전투 시스템 설계에서 비장의 무기를 발견했다는 점이다.
"합체를 막아라": 역방향 데드스페이스
6월에 처음 이 게임을 비공개 시연에서 보았을 때, 전투에서의 '머지 시스템(merge system)'을 Dead Space와 비교했지만, 마치 역방향으로 작동하는 느낌이었다. 과거 Dead Space에서 "사지 절단"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Cronos에서는 절박한 문구가 등장한다.
"그들을 합체하게 하지 마라!"
적들은 쓰러진 동료의 시체를 흡수하여, 더 크고 강력한 괴물로 합체할 수 있다. 이때 여러 적의 클래스(능력)가 결합되기도 해 훨씬 더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
예를 들어, 칼날 같은 신체를 가진 생체괴물 하나가 독성 액체를 토해내는 괴물과 합쳐진다면, 이제 두 세계의 최악의 특성을 모두 지닌 세 번째 괴물로 진화하게 된다.
전장이 된 공간에 쓰러진 시체가 많이 널려 있다면, 먼저 화염방사기로 그 시체들을 태워 없애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운이 좋으면 근처에 연료 충전소도 있어 태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략은 "어떻게"보다 "어디서"가 중요하다
하지만 진짜 긴장감은 단순히 어떻게 적을 죽이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죽이느냐"에 있다.
화염방사기의 바닥지향형 범위 공격은 작은 원형 영역 내의 시체를 태워 완전히 소각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투 중 쓰러진 적이 어느 위치에 쓰러질지를 항상 신경 쓰게 되었다. 그래서 일부러 적을 죽이지 않고 유도하거나, 일부러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죽이지 않도록 하는 상황이 생겼다. 게임 속 적들은 “고아(orphans)”라고 불린다.
그러나 화염방사기의 연료는 매우 제한적이어서, 이상적인 전략은 적을 한 자리에 모아 한 번에 태워버리는 ‘SF 바이킹 장례식’ 방식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결국에는 어떤 위치든 당장 적을 죽이는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게 된다. 그렇게 쓰러진 적은 결국 다른 적과 합체하여 더 끔찍한 형태로 다시 내 앞에 나타나게 된다.
머지를 이용한 공포감, 그리고 무력감
이 전투 시스템은 정말 기발하다. Silent Hill 2 리메이크 리뷰에서도 “간신히 싸움에서 살아남고, 숨을 고르며 어깨의 긴장을 풀던 순간”을 언급했는데, 이번 Cronos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초반에는 "합체를 막아라"는 지시대로 전투를 잘 풀어나가며 뿌듯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머지는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느껴졌다. 한정된 자원과 한정된 위치, 모든 시체를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낸 현실적인 공포였다. 결국 몇 차례에 걸쳐 여러 괴물이 합체된 움직이는 악몽을 보게 되었고, 그건 호러 게임이 제공해야 할 ‘건강한’ 스트레스였다.
총기 전투, 자원 부족, 보스전
총도 연료만큼이나 탄약이 부족하다. 총은 충전식 무기로, 한 번에 강한 한 발을 쏠 수 있지만, 충전에 시간이 걸리고 명중시키기도 어렵다. 약한 연속 사격을 할 수도 있지만 탄을 훨씬 더 많이 소모한다.
이 때문에 매 순간의 선택이 매우 중요해진다. 특히 첫 번째 보스 몬스터와 싸울 때, 약점을 조준해 명중시키는 데 몇 번이고 실패했고, 결국 4~5번 재도전해서야 잡을 수 있었다. 이 보스는 데모의 시작 지점에서 나오는 초반 보스였기에, 이후 등장할 보스들은 더 어렵겠구나 싶었다.
전투 외 요소: 탐험, 업그레이드, 사이드 퀘스트
전투와 탐험은 기존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전통을 따르고 있지만, 걱정할 만한 요소는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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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트와 무기 업그레이드는 땀 흘린 만큼 보상감이 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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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로를 벗어난 탐색에서도 충분한 보상을 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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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사이드 퀘스트로 고양이를 구조하는 이벤트도 있었다.
또한 **세이프룸(safe room)**의 분위기와 테마 음악은 마치 캡콤의 고전 명작을 떠올리게 했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무리 소감
게임 전체를 평가하기엔 아직 더 많은 요소를 봐야 한다. Bloober Team은 Cronos가 일반적인 플레이 기준 약 16시간 분량이라고 밝혔다. 모든 콘텐츠를 체험하면 그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이번 Cronos는 Silent Hill 2 리메이크 팀과는 다른 팀에서 제작되었고, 전작은 원작의 설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Cronos는 완전히 자력으로 만든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지금까지의 경험만 놓고 봐도, Bloober Team은 전투를 매우 매력적으로 구성하는 법을 알아냈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호러 장르에 새로운 변주를 성공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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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데슾의 후계자는 이겜인듯 시스템이 역방향이지만 재미요소가 될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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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데슾의 후계자는 이겜인듯 시스템이 역방향이지만 재미요소가 될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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