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사막>의 마케팅 과정에서 '드래곤'은 펄어비스가 내세운 가장 강력한 카드였습니다. 제트팩, 기차, 로봇, 그리고 대륙의 모든 고양이를 쓰다듬을 수 있는 디테일까지. 출시 전 공개된 이 게임의 모습은 "도대체 이 게임이 못 하는 게 뭐야?"라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게임이 못 하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유저들에게 드래곤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드래곤 라이딩은 메인 스토리 거의 끝자락에 가서야 해금됩니다. 필자는 무려 150시간을 쏟아부은 끝에 캠페인을 완수하고 드래곤을 타고 전투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만 즐기는 일반적인 '라이트 유저'라면 아마 이 지점까지 가보지도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드래곤의 그림자라도 구경하려면 흉악한 난이도의 보스, 복잡한 퍼즐, 그리고 적응하기 까다로운 조작법이라는 산을 넘고 또 넘어야 하니까요.
초반 도입부 역시 트레일러의 화려한 액션을 기대했던 유저들에겐 상당히 곤욕스러울 것입니다. 주인공 '클리프'는 말수도 적고 세상만사에 무관심해 보이는데, 그런 그가 처음 하는 일이라곤 고작 길 잃은 양 찾기 같은 잡일입니다. 그나마 액션이라고 할 만한 도적 떼 소탕 작업도 십수 시간 동안 지겹도록 반복한 뒤에야 비로소 게임의 '본론'이 시작됩니다.
저는 리뷰에서 이 '느린 호흡'의 시작이 나쁘지 않다고 썼습니다. <붉은사막>의 세계관이 워낙 방대하고 복잡한 시스템이 많다 보니, 이를 설명하기 위한 빌드업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직업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며 공략 영상 하나 없이 맨땅에 헤딩하듯 보스를 잡고 퍼즐을 풀어야 했던 사람의 입장입니다. <붉은사막>은 초반의 지루함을 견뎌내면 분명 보람을 주는 게임이지만, 트레일러의 핵심이었던 콘텐츠가 100시간 뒤에나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많은 유저가 중간에 '탈주'할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150시간의 강행군 동안 저 역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습니다. 아무도 풀지 못한 퍼즐에 막히거나, 퀘스트 진행이 불가능한 버그(펄어비스 측에서 실시간으로 세이브 파일을 수정해 줄 정도로 빠르게 대응하긴 했습니다만)를 겪기도 했죠.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버티게 해준 건 오직 '드래곤을 탈 수 있다'는 희망 하나였습니다.
게임은 드래곤 라이딩을 짧게 맛보기로 보여주며 유저를 감질나게 하더니, 그로부터 10시간이 더 지나서야 진짜 드래곤을 내어줍니다. 수십 시간 동안 파이웰의 광활한 대지를 발로 뛰고 말을 타며 누볐던 저는, 드디어 하늘을 날며 세상을 누빌 생각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고생을 해서 얻은 드래곤의 비행감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이것은 <붉은사막>이 가진 전반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방대한 탐험과 화려한 전투는 분명 사랑스러운 부분이지만, 유저가 기대하는 '강력한 파워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드래곤은 너무 늦게 등장할 뿐만 아니라, 막상 타더라도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재사용 대기시간은 실시간으로 무려 1시간이나 되는데, 정작 투입되는 스토리 미션에서는 회피 불가능한 유도 미사일을 쏘아대는 거대 포탑들에 속수무책으로 격추당하며 무용지물이 되어버립니다.
결국 드래곤을 소개하고 다루는 방식에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물론 드래곤을 아무 때나 소환해 도적 캠프를 초토화하는 것이 소위 '밸런스 붕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르의 게임에서 유저가 원하는 게 바로 그런 호쾌함 아닌가요? 이미 화산의 힘을 칼에 깃들게 한 만렙 클리프에게 도적 떼 따위는 위협조차 되지 않는데 말입니다. <붉은사막>은 가장 비장의 카드를 너무 오랫동안 아꼈고, 막상 꺼내 들었을 때는 제대로 활용조차 못 했습니다. 엔딩까지 달려갈 열혈 유저들에게 이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을 것입니다.
본문
[정보] 붉은사막에서 드래곤을 탈 기회는 거의 없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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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일수 : 474일 LV.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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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1 조회 12701 비추력 1979
작성일 2026.03.22 (09:36:09)
IP : (IP보기클릭)121.172.***.***
2026.03.22 (09: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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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말 타고 드리프트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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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버티게 해준 건 오직 '리뷰로 돈을 번다'는 희망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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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는 무능력 그자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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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붉은 사막 2시간 넘어도 환불 됩니다 -> 신청사유에 미고지한 AI 에셋있다고 적기만하면 됨. 플레이 시간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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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겜에 탈것 쿨다운 걸어논게 악질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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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말 타고 드리프트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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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쟈뷰~ | 26.03.22 09:5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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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다 까지겠음 | 26.03.22 11:0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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븅신같네 진짜 | 26.03.22 14:1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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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보고 살려는맘이 싹 사라졌어요 갓겜 붉사 | 26.03.22 14:1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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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는 무능력 그자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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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버티게 해준 건 오직 '리뷰로 돈을 번다'는 희망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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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붉은 사막 2시간 넘어도 환불 됩니다 -> 신청사유에 미고지한 AI 에셋있다고 적기만하면 됨. 플레이 시간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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