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도일과 도스토예프스키가 만났다?
셜록 홈즈: 죄와 벌. 영국의 대표적인 작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와 러시아의 대 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 합쳐진 제목이다. 과연 두 고전의 콜라보레이션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잘생김을 연기하는 오이와 호빗이 출연한 영드 셜록. 셜록홈즈: 죄와 벌은 이 둘의 성격을 많이 가져왓다고 한다. 참고로 후속작인 악마의 딸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로의 성격을 가져왔다고]
[죄의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추리 어드벤처 게임?
당연히, 이 게임은 셜록 홈즈다. 셜록 홈즈가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게임이다. 앞에서 이야기 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일단 잠시 잊어 두자. 일단 부제니까. 그렇지 않은가? 이 게임에서 유저는 셜록 홈즈가 되어 다양한 사건을 해결해나가게 된다. 특별히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고, 마치 소설 셜록 홈즈의 단편 모음집 처럼 다양한 종류의 사건들을 해결하게 된다.
물론 이런 류의 게임들은 많았다. 진구지 사부로 같은 추리 어드벤처 게임을 표방하는 게임도 있었고, 텍스 머피 시리즈 같은 그냥 탐정이 나오는 어드벤처 게임도 있었다. 뭔가 엄청난 자유도를 주려 했지만 결국은 그저 그런 게임이 되어 버린 문제작 LA 느와르도 그런 게임 중 하나였다.
하지만, 셜록 홈즈: 죄와 벌은 기존의 게임들과 다르게 다가왔다.
[희대의 유행어,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를 가지고 있는 탐정 진구지 사부로. 국내에서는 게임문화 사에서 각별한 애정을 담아서 한글화 한 이노센트 블랙과 카인드 오브 블루 PS2 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모든 것을 조사할 수 있는 자유도, 눈동자의 흔들림이나 태도로 심리상태를 파악해 상대의 거짓을 알아낼 수 있다! 라고 많은 탐정물 매니아의 기대를 모았던, 그리고 그만큼 큰 실망을 주었던 L.A. 노이르]
셜록 홈즈가 되어 보자.
이 게임의 특징은 바로 유저가 셜록 홈즈가 된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유저는 셜록홈즈가 되어 사건 현장에서 단서를 조사하고 그 유명한 베이커가 221b의 하숙집에서 셜록 홈즈가 모아 둔 다앙한 자료와 실험도구를 이용해 분석하며, 상황에 따라 변장을 하기도 하고 고아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물론 유저가 특별하게 정해진 루트와 다른 행동을 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이야기로 처리되는 것이 아닌 실제 홈즈가 현장과 하숙집에서 하던 행동들을 직접 해 보면서 자신이 셜록홈즈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셜록 홈즈 하면, 절친 왓슨도 못알아 보는 분장술이지!]
[셜록홈즈가 구축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사건의 단서를 찾아낼 수 있다!]
유저의 판단으로 범인이 뒤바뀐다!
이 게임이 다른 추리 게임과 다른 가장 큰 부분은 바로 유저의 추리에 따라 사건의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언급했던 다른 추리 어드벤처 게임들은 이야기는 모두 정해져있고 그 이야기를 어떻게 따라가느냐 정도를 선택하거나 얼마나 더 자세히 들여다보느냐 정도 였지, 이야기가 바뀐다거나 탐정이 실수해서 상황이 바뀐다거나 하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셜록 홈즈: 죄와 벌에서는 찾아낸 단서를 이용해 각 상황에 대해 "판단"하게 되고, 그 판단에 따라 추리가 바뀌고, 그 바뀐 결과에 따라 범인이 달라진다. 물론 진범은 정해져 있지만, 유저가 논리를 어떻게 선택하고 증거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억울한 사람이 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끝난다! 왜냐하면 셜록 홈즈의 논리를 이길 수 있는 변호사는 없기 때문에!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단서들이 하나 하나 모여 진실을 밝혀나가는 모습은 아름답기 까지 할 정도이다]
[잘못 수사하면 억울한 사람에게 누명을 씌울 수도 있다!]
과연 벌을 주어야 하는가?
범인을 선택하는 것 다음으로 또 다시 선택해야 하는 것은 바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이다. 범인 중에는 악인이라고 확실하게 정의내릴 수 없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피해자가 악인인 경우도 있다. 셜록 홈즈:죄와 벌에서는 범인을 밝혀낸 뒤에 그 범인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선택하게 된다. 정상을 참작해서 범인을 선처할 수도,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할 수도 있다. 그 결과에 따라 다음 시나리오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내용에 대한 기사를 보거나 관련자의 편지를 받아 보게 된다. 게임의 부제인 죄와 벌 이라는 의미에 가장 가깝게 와 닫는 시스템이며, 단순히 범인을 잡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고뇌를 하는 셜록 홈즈의 모습을 잘 그려낸 부분이다.
[범인을 찾았다! 하지만 과연 무엇이 정의일까?!]
[홈즈의 선택에 따라 사건 관련자들의 운명이 통째로 바뀔 수도 있다]
매우 편리하고 직관적인 시스템
위와 같이 직접 유저가 추리하고 판단까지 내리기 위해선 정확한 정보와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도 셜록홈즈: 죄와 벌은 단서에 대한 정보부터 대화 내용까지 모든 것을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도록 해 두었다. 그래서 혹시나 논리가 막히거나 선택을 해야 하는데 뭔가 불확실 하다면 지난 대화 내용을 보거나 다시 한 번 증거자료들을 들여다 보면 답을 찾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사건이 복잡해 지는 후반에 갈 수록 큰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다..
[노트를 통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알아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사 하나하나가 중요한 게임에서 대화 목록을 볼 수 있는 것은 큰 도움이다]
장, 단점이 있는 조사 시스템
추리를 위해선 현장을 조사하고, 주변인물을 탐문하며, 증거자료를 분석해야 한다. 소설에서도 많이 나오는 셜록홈즈의 특기인 인물 분석은 너무나 깔끔하게 게임 시스템으로 녹아져 있어 재미를 준다. 또한 증거물을 분석할 때도 사방으로 돌려보며 조사할 수 있어 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가끔 좀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으며(캥거루가 그려진 브로치를 했다고 호주 사람이라니!) 특히 갑자기 등장하는 정밀 조사나 상상력 발휘 같은 경우는 이 게임의 자유도를 확 떨어트려 버린다. 또한 가끔씩 미니게임도 등장하는데 시약 섞기나 자물쇠 열기는 애교지만 투척하기 같은 미니 게임은 암을 유발할 수가 있다(다행이도, 이런 미니 게임들은 스킵이 가능하다).
[헐, 캥거루 브로치를 달고 있다고 호주 출신이라니?!]
[굳이 이런 걸 재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투척 미니 게임]
갓글화! 감사합니다!!
그 외에도 셜록홈즈: 죄와 벌은 미려한 그래픽과 잘 짜여진 이야기로 위의 몇가지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해볼만한 게임이다. 거기에 한글화라는 축복까지 더해져, 추리 게임을 좋아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게임이다. 후속작 악마의 딸도 한글화 되어 출시되었으니, 마음에 들었다면 이어서 구입해서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와! 한글이다! 한글이야!]
[셜록의 쌍안경을 보면 보이는 저 아주머니는 대체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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