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틱드림에서 야심차게 내놓는 작품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발매까지 앞으로 한 달 정도 남았습니다.
그래서 그 전에 퀀틱드림 3부작을 플레이해보기로 했습니다.
헤비 레인이 가장 평가가 좋긴 하지만, 가장 평가가 좋은 작품을 마지막에 하는 것이 더 좋을 것같아서
<비욘드: 투 소울즈>를 플레이하고, <파렌하이트>를 그 다음에 플레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비욘드: 투 소울즈> 엔딩을 봤습니다.
1. 장점
1.1 뛰어난 그래픽
PS3와 PS4 리마스터판을 비교해봤는데, 해상도를 제외하면 큰 차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래픽이 훌륭합니다.
PS3의 성능을 정말 극한까지 끌어올렸다는 느낌이 듭니다.
배우들의 표정을 잘 살린 모션캡쳐 기술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1.2 배우들의 연기력
배우들의 연기력 역시 훌륭합니다. 특히 <주노>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여배우 엘렌 페이지의 연기력이 이 작품을
사실상 하드캐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네요. <스파이더 맨>에서 그린 고블린 역할을 맡았던 윌럼 데포 역시
명성에 걸맞는 연기력을 보여줬습니다.
2. 단점
2.1 스토리
어드밴쳐 게임의 핵심은 바로 완성도 있는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것을 놓치고 있습니다.
일단 참신함이 부족합니다. 온갖 클리셰를 모아서 갖다 붙인 느낌이랄까요? 뒷통수를 후려갈기는 반전이 있는가?
그것도 아닙니다. 가장 큰 떡밥 중 하나인 에이든의 정체와 조디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80% 정도는 초중반의 복선을 통해
금방 추리할 수 있을 정도이니 반전이 그리 충격적이지도 않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면서 퍼즐을 맞춰가는 전개는 영화 <펄프 픽션>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너무 잦다보니 참신하기는 커녕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플레이어가 쉽게 맞출 수 있는
퍼즐은 50조각짜리인데, 이 게임의 퍼즐은 200조각짜리인 셈이죠. 200조각을 맞추라고 하면 맞출 수는 있겠지만,
그 과정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퍼즐을 맞추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즐거움보다는 스트레스가 더 크겠죠.
그래도 최근에 제가 플레이했던 텔테일 게임즈의 어드밴쳐 게임들에 비하면 훨씬 낫습니다. <워킹 데드> 시즌1에서
최다 GOTY 수상작다운 완성도를 보여줬고, <울프 어몽 어스> 역시 나름 괜찮은 솬성도를 보여준 반면, 시즌3인
<워킹 데드: 뉴 프론티어>를 기점으로 해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만 찍어내서 이제는 "믿고 거르는" 제작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플레이한 게임이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인데, 워킹데드 시즌3가 더 나아보일
정도로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최근 텔테일 게임즈가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작품을 찍어내고 있는데, 이것이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2.2 선택이 미치는 영향
어드밴쳐 게임에서 유저의 선택이 갖는 중요성은 상당합니다. 정말 무심코 내린 결정이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낳는 것을 보는 것이 어드밴쳐 게임을 플레이하는 묘미이고요. 하지만 이 게임에서 그런 선택을 찾아보기란
어렵습니다.
엔딩의 분기 역시 사실상 후반부의 선택에서만 좌우됩니다. 그 이전에 유저가 내린 선택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정말 선택지 하나 하나를 신중하게 결정하면서 했는데, 그것이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되는 순간,
김이 새버리죠.
2.3 혼란스러운 QTE
특정 상황에서 슬로우 모션으로 전환되면서 QTE가 발생하는데, 어느 방향으로 아날로그 스틱을 조작해야 하는지
도무지 일관성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공격 모션의 경우 어느 정도 적응하면 90% 정도는 적중하는데,
회피의 경우 분명 상황에 맞게 입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조디의 포즈가 애매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특히 아래를 눌러서 회피해야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좌우로 회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단순 좌우 회피의 경우도 좌우 자체도 애매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QTE에서 실수를 할 경우 그 결과가 사소하게나마 전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엔딩 자체를
좌우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플레이어가 의도한 대로 스토리가 전개되지 못한다는 점은 큰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3. 모호한 부분
3.1 에이든의 능력
에이든의 능력에 대한 일관성이 부족한 편입니다. 조디와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지면 에이든이 더 이상
행동하기 어려워지는데, 어떤 상황에서는 그 거리가 멀고, 어떤 상황에서는 그 거리가 터무니없이 짧습니다.
사물을 움직이거나 적을 공격하는 능력 역시 굉장히 제한되어있습니다. 여러 명의 적군이 같은 위치에 모여있을 때,
그 중 한 명만 빙의하거나 죽이는 것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그렇지 못합니다.
다만, 이러한 제약이 딱히 단점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게임이 어드밴쳐 게임이지,
샌드박스형 게임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원활한 게임의 진행을 위해서 어느 정도 자유도를 대폭 제한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이지는 않겠지만요.
4. 총평
최종 평점: 6.0 / 10
그래픽과 배우들의 연기력은 볼만했지만, 어드밴쳐 게임으로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게임입니다.
그렇지만 최근 텔테일 게임즈에서 찍어내는 게임들과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의 후속작인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비포어 더 스톰> 보다는 더 재밌게 플레이했네요.
곧 발매 예정인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 유저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길 기원하며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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