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코어 겨냥한 ‘어센던트 원’, 어렵지만 할수록 빠져들 것
지난 9월 13일, 넥슨 신작 ‘어센던트 원(ASENDANT ONE)’이 얼리 액세스 서비스에 돌입했다. ‘마비노기’로 명성 높은 데브캣 스튜디오의 신작이며, 국내 1위 게임을 배출한 MOBA 장르라는 점, 그리고 신화와 SF를 접목한 독특한 세계관까지 여러모로 도드라지는 특징이 많은 작품. 또한 구형 위성을 통째로 전장으로 구현하고 고공 비행을 적용하는 등 기술적으로도 기존 경재자들과 차별화되는 요소가 눈길을 끈다.
하지만 한편으로 넥슨이 이제껏 제대로 개발해본 적 없는 장르인지라 캐릭터간 밸런스가 불안정하고, 콘텐츠 측면에서도 보강해야 할 점이 적잖다는 지적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2년 전 게임 업계에 '메갈 사태'가 한창일 당시 데브캣 스튜디오 소속 개발자의 과격한 언사 및 태도 문제로 유저들의 지탄이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 과연 '어센던트 원'은 이 모든 악재를 이겨내고 시장에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이에 10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데브캣 스튜디오 김동건 총괄 프로듀서와 한재호 디렉터를 만나 ‘어센던트 원’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브캣 스튜디오 '어센던트 원' 김동건 총괄 프로듀서(좌)와 한재호 디렉터(우)
● 최근 많은 게임사가 모바일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는데 PC 온라인 게임을 선보였다
김동건: 넥슨도 한동안 모바일에 집중하던 시기가 있었다. 현재는 여러 플랫폼을 두루 개발하며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자는 쪽으로 선회했다. 물론 지금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가 몇 개 있다. 작은 작품은 그 나름의 길이 있고, 어느정도 규모감이 있어야 시장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프로젝트도 있다. 데브캣 스튜디오는 AAA급 대작과 아예 인디스러운 시도를 투트랙으로 가져가고자 한다.
● 한재호 디렉터는 그간 라이브 서비스만 맡다가 처음으로 자신의 프로젝트를 책임지게 됐다
한재호: 2002년 업계에 들어와 ‘마비노기’ 개발에 참여했고, 그 후로는 어찌어찌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 디렉터로 라이브 서비스를 해왔다. ‘어센던트 원’으로 드디어 내 프로젝트를 갖게 되었는데, 소감이라기 보다 힘들더라(웃음). 그리고 과거에 했던 몇몇 행동이 많이 후회스럽기도 하고.
● 원론적인 질문이지만, 왜 이제와서 MOBA인가, 이미 시장을 장악한 경쟁작이 너무 강하다
한재호: 그건 MMORPG나 FPS, 배틀로얄을 만들어도 마찬가지다. 메이저 장르의 후발주자로 뛴다면 언제든 겪어야 할 어려운 문제랄까. MMORPG를 만든다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리니지’, ‘던전앤파이터’ 어떻게 이길지 물을 것이고, FPS라면 ‘오버워치’, ‘서든어택’, ‘콜 오브 듀티’에게 상대가 안된다고 할거다. 독특한 장르와 문법에 대한 새로운 시도만큼이나 기존 장르를 통한 도전도 계속해서 필요하다.
● MOBA가 저무는 장르라는 의식도 적잖다. 그보다는 배틀로얄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한재호: 확실히 세계적으로 PC 온라인 시장은 MOBA와 배틀로얄이 양분하는 모양새다. 그리고 배틀로얄이 최근 떠오르는 장르인 것도 맞다. 다만 두 장르는 근본적으로 특성과 재미가 전혀 다르고, 서로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현재 여러 MOBA 가운데 ‘어센던트 원’이 추구하는 포지션은 어떤 위치인가
한재호: 개인적으로 경재작을 나열하자면, ‘도타 2’는 가장 플레이타임이 길고 캐릭터간 성장 편차가 크며 무거운 작품이다. 그 정반대 게임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라면 ‘리그 오브 레전드’는 두 게임 사이에 위치한다. 바로 여기서 ‘어센던트 원’이 추구하는 포지션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도타 2’ 사이다. 즉 가볍게 한 판 즐기기보다는 조금 더 진득하고 코어하게 파고드는 게임을 추구한다. 그러면서도 피니시 시스템, 제자리 업그레이드 등으로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지진 않도록 했다.
● ‘도타 2’가 이미 고배를 마셨는데 ‘리그 오브 레전드’보다 어려운 게임으로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한재호: 역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와 ‘히어로즈 오브 스톰’이 포진하고 있는 라이트한 영역이 더 치열하다고 할 수 있다. 게임이 코어하면 당장 초반 모객에는 약점이 되겠지만 결국은 재미를 느끼는 유저들이 늘고 입소문이 나리라 기대한다.
●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넘어설 수 있겠나
한재호: 민감한 주제인지라 ‘교과서만 보고 공부했습니다’ 같은 모범적인 답변이 되겠지만, 우리는 정말로 ‘리그 오브 레전드’를 꺾자는 생각이 전혀 없다. 일단 게임성부터 더 하드코어한만큼 대중적인 성공이 따라올 가능성이 적다. 다만 MOBA라는 파이 자체가 굉장히 크므로 그 안에서 우리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층이 분명 있으리라 믿고, 우리만의 작은 영역을 만들어가고 싶다.
● 얼리 액세스라는 이례적인 형태로 서비스를 개시한 배경이 궁금하다
한재호: 솔직히 말해서 OBT를 하기에 완성도나 콘텐츠가 많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MOBA라는 장르 자체가 몇 백 명 모아서 2~3주간 진행해서는 밸런스를 맞출 수가 없다. 보다 꾸준하게 피드백을 받기 위해 오픈형 CBT라는 느낌으로 시작하게 됐다. 다만 C(클로즈드)가 닫혔다는 뜻인데 오픈형 CBT는 말이 안되고, 대신 얼리 액세스란 표현이 스팀을 통해 유저 여러분에게 익숙하기에 이런 표현을 쓰게 됐다.
김동건: 이제 개발자가 고집을 피우며 게임을 만드는 시절은 지났다. 데브캣 스튜디오 또한 유저의 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듣고 수용하며 신작들을 개발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소프트 론칭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데, ‘어센던트 원’은 장르 자체가 국내 유저의 수준이 굉장히 높은 MOBA인지라 얼이 액세스라는 형태로 먼저 선보이게 된 것이다.
● ‘어센던트 원’은 참신함이 빛을 발하는 작품인데, 그게 재미보다 이질감으로 다가온다
한재호: 새로운 게임이니 이질감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게 단순히 다른 게임이라서인지, 아니면 우리가 더 좋게 제공하지 못해서 느끼는 불편함인지 잘 구별해야 한다. 후자라면 당연히 고쳐야겠지만 전자라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만약 경쟁작처럼 해달라는 요구를 전부 수용한다면 결국 똑같은 게임이 되버릴 테고, 그러면 더욱이나 ‘어센던트 원’을 할 매력이 없어지는 셈이니까.
● 구형의 수직으로 보여지는 전장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한재호: 넥슨이 자체 개발한 MOBA가 하나쯤 필요하다는 목적 의식이 있었다. 다만 이제까지와 똑 같은 맵, 똑 같은 플레이를 제공한다면 아무런 의미도 성과도 없을 게 자명했다. 그래서 여러 아이디어를 주고 받다가 구형 전장이란 기획이 나왔다. 여기에 낮과 밤의 변화를 더함으로써 라인이나 전략이 고착화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전장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가령 첫 번째 라인이 밤이 찾아올 때 라이너가 터널링으로 다른 라인에 갈수도 있고, 아니면 바로 옆라인까지 걸어가 갱킹을 시도할 수도 있다.
● 북쪽에 비해 남쪽 팀이 시야가 훨씬 자연스럽다. 3D 게임이라 반전 옵션을 줄 수도 있을 텐데
한재호: 피드백을 받고 북쪽 팀의 시야를 남쪽으로 바꿔서 테스트 해봤는데, 그러면 팀에 따라 밤이 오는 방향이 바뀌게 된다. 그렇다고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으로 제공하면 팀간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된다. ‘야 왼쪽 봐!’라고 했는데 누구한테는 그게 왼쪽이고 누구한테는 오른쪽일 테니까. 결국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 쿼터뷰 MOBA라기에 그래픽이 너무 과하고, 되려 시인성(식별 정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한재호: 게임을 만들 때 그래픽부터 정하진 않는다. 먼저 구형 맵을 가진 쿼터뷰 MOBA를 만들자는 계획은 섰고, 마침 개발이 시작되던 2014년 초 언리얼 엔진 4가 나와서 채택하게 됐다. 언리언 에진 4는 PBR(물리 기반 렌더링)이 강점이었기 때문에 이를 살리고자 실사풍 고품질 그래픽으로 선회하기 된 것이다. 물론 되려 시인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통감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보완해나가고자 한다.
● 시인성 향상을 위해 그래픽 톤 전체를 갈아엎을 계획까지 있는 건가
한재호: 사실 개발자들은 워낙 게임에 익숙하다 보니 잘 인지하지 못했던 문제다. 다만 이러한 높은 디테일의 그래픽이 ‘어센던트 원’만의 차별성이라 할 수 있는데, 함부로 그래픽 톤 전체를 바꾸면 강점이 하나 사라지는 자충수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 중이다.
● 캐릭터 모델링에 그렇게 공을 들일 필요가 있었나, 실제 게임에서는 아주 작게 나온다
한재호: 맞다. 보통 쿼터뷰 게임은 실제 게임에서 보여지는 캐릭터가 굉장히 작다. 그래서 경쟁작의 경우 2D 일러스트나 시네마틱 영상을 통해 ‘이 캐릭터가 본래는 이런 모습’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우리는 언리언 엔진 4의 강점을 살려 유저 여러분이 보는 캐릭터를 그대로 게임에서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3D 일러스트라고 봐달라.
● 그럼에도 캐릭터에 애정을 주기가 어렵다. 미디어 믹스처럼 캐릭터성을 부각할 수단이 필요하다
한재호: 방대한 그리스 신화를 전부 각색했는데 처음부터 전부 풀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아 핵심적인 부분만 공개한 상황이다. 이런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소개하며 자연스레 캐릭터에 애정을 느끼도록 하겠다. 시네마틱 영상이나 미디어 믹스는 우리도 하고 싶지만 당장 여력이 없다.
● SF 세계관을 선택한 점도 조금 의아하다, 국내에서는 흥행이 잘 안되는 장르인데
한재호: 후발주자인만큼 첫인상부터 차별화가 필요했다. 중세 판타지는 대중적이지만 그만큼 너무 흔하다. 그리고 SF라고 국내에서 다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타크래프트’나 ‘오버워치’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언젠가 글로벌 론칭을 한다면 SF라는 점이 득이 되리라 기대하기도 있고. 다만 SF라서 너무 생경할 수 있는 부분은 그리스 신화를 접목하여 완화시켰다. 실제 게임을 보면 미래적인 요소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전혀 과학적이지 않고 판타지성이 강하다.
● 완전한 오리지널 SF도, 완전한 그리스 신화도 아니고 둘을 섞은 이유가 무엇인가
한재호: 게임을 알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유명 IP를 가져다 쓰는 거다. 그런데 ‘마블 코믹스’ 같은 기존 IP는 스파이더맨이나 아이언맨에 대한 팬덤 나름의 기준과 기대감이 있다. 이걸 무리하게 MOBA에 접목하게 되면 밸런스 때문에 캐릭터성이 흐려지고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태로 전락할 것이다. 그래서 자체 IP로 하되 모두가 잘 알고 좋아하는 그리스 신화를 각색하기로 했다.
● 조금 이르지만 BM(수익화 구조)은 어떻게 짤 계획인가
한재호: 나의 과거 이력 때문에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것으로 안다. 이 시점에서 MOBA 장르를 가지고 경쟁작들보다 강한 유료화를 할래야 할 수도 없고, 영웅 및 스킨 판매가 주가 될 것이다.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상품은 당연히 없을 것이다.
● 스킨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준비 중인가, 캐릭터가 완전히 바뀌기도 하나
한재호: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 굉장히 공을 들였다. 캐릭터 의상이 여러 부위로 나뉘어 있어 저마다 다른 색상과 재질로 꾸밀 수 있다. 요즘 MMORPG 수준이라 보면 된다. 다만 이걸 어떤 형태로 판매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 이외에 얼리 액세스에서 받은 주요 지적과,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한재호: BGM과 캐릭터 보이스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대한 빨리 업데이트하고자 개발 중이다. 그리고 초창기부터 계속해서 받는 캐릭터간 밸런스. 이 역시 통계와 동향을 보며 지속적으로 손보고 있다. 매칭 시스템도 문제가 있는데,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지거나 혹은 실력차가 심한 유저끼리 잡아주기도 한다. 둘 중 일단은 적절한 실력대끼리 매칭하는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조정 중이다. 끝으로 탈주와 수락 거절 등 비매너 플레이에 대한 제재 시스템이 미흡했는데, 탈주는 이미 제재를 시작했고 수락 거절과 닷지에 대해서도 오는 금요일 업데이트로 대응할 예정이다.
● 논란이 되고 있는 캐릭터간 밸런스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기 바란다
한재호: 처음 얼리 액세스를 시작하고 밸런스가 나쁘다는 피드백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경쟁작에 비해 사기적인 능력이 여럿 있으니까. 페가수스는 하늘을 날아다니고 크로노스는 혼자 시간을 멈춰 놓고 때리고. 실제로 각 ‘어센던트’는 저마다 날카로운 칼은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해 하나 이상의 대응책을 반드시 제공한다는 것이 우리의 밸런스 철학이다. 오늘 오기 전 살펴보니 사기 소리를 듣는 페가수스는 승률이 50% 이하이고, 크로노스도 그다지 높지 않더라.
● 플레이 타임이 너무 길지 않나, 최근에는 ‘가벼운 한판'이 선호되는 추세다
한재호: 앞서 말했듯 MOBA의 재미는 다른 장르와 결이 다르다. FPS는 기본적으로 조준을 잘하는 사람이 이기고 성장 요소가 거의 없거나 있어도 원샷 원킬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바면 MOBA는 성장이 핵심이며 손이 좀 굼뜨더라도 잘 큰 캐릭터가 이길 수 있는 구조다. 그렇기에 충분히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 얼리 액세스 현황을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나. 기대에 부응하는 수치인지
한재호: 지금 이 자리에서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다. 솔직히 기대한만큼 많은 유저가 플레이하고 있진 않은 실정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은 ‘어센던트 원’만의 게임성을 호평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고 주력으로 방송하는 스트리머도 있다는 것이다. 그 분들을 보며 우리도 ‘아주 못 만든 게임은 아니구나’하고 힘을 얻는다. 10월 들어 게임 홍보를 잠시 중단했는데 시범 랭킹전이 시작될 즈음 다시금 열심히 달려보겠다.
● 얼리 액세스에서 쌓인 유저 데이터를 정식 론칭에서 초기화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동일한가
한재호: 게임을 열심히 하는 유저일수록 중요하게 여기는 데이터는 레더 랭킹이다. 따라서 일반전 데이터가 유지되는 것은 그리 문제될 소지가 없다. 랭킹 또한 훗날 정식 론칭을 하더라도 시범 시즌 데이터는 남겨놓을 계획이다.
● 그렇다면 ‘어센던트 원’ 향후 업데이트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한재호: 우선 이번 주 금요일(12일)에 3차 밸런스 조정과 함께 사용자 설정 게임, AI 5인 협동전이 추가된다. 그리고 10월 내 신규 어센던트도 하나 등장하고 고수들이 원하던 레더 랭킹도 시범 시즌이 시작된다. 이외에 순차적으로 작업 중인 굵직한 업데이트만 말하자면 BGM과 캐릭터 보이스, 관전 모드, 과거 경기 기록 보기, 상점(커스터마이징) 정도겠다.
● MOBA하면 역시 e스포츠를 빼놓을 수 없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나
한재호: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다. 디렉터 입장에서는 언젠가 ‘어센던트 원’ 대회도 열리고 프로 리그도 서면 좋겠지만 지금은 시기 상조다. 게임이 유저 여러분에게 인정 받고 시장에 안착하면 자연스레 대회를 열어달라는 피드백이 오리라 본다.
● 연내 론칭한다는 계획은 여전한가, 그리고 연말 지스타에서 시연이 제공될지
한재호: 연내 론칭이 원래 계획이었는데 이제는 확답을 못 하겠다. 얼리 액세스를 해보니 생각보다 준비가 많이 부족했음을 느낀다. 그래서 반드시 일정을 맞추기 보다 완성도를 높이는게 우선이라 본다. 지스타의 경우 따로 시연은 없고 영상이나 다른 쪽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장르 특성상 10명이 앉아서 30분간 플레이해야 하다 보니 시연에 적합하지 않다.
● 마지막으로, 데브캣 스튜디오 소속 모 개발자의 특정 사상 때문에 많은 유저가 불편해하는 것을 알고 있나
한재호: 조심스럽지만 ‘어센던트 원’을 책임지는 디렉터로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유저 여러분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지금부터 이야기는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의 공식 입장이 아닌 디렉터 한재호로써 드리는 말씀이다.
며칠 전 ‘어센던트 원’을 열심히 하는 스트리머의 방송을 몰래 보고 있었는데, 다른 시청자 한 명과 ‘페미나치 게임을 한다’는 이유로 험담을 하더라. 순간적으로 너무나 착잡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저 분은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을 방송할 뿐인데 왜 다른 유저에게 손가락질까지 받아야 하는건지.
유저들은 다들 얘기하는데 우리만 ‘해리 포터’ 속 볼드모트마냥 쉬쉬하는게 무슨 소용인가. 그래서 여기서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 ‘어센던트 원’은 페미 게임이 아니다. 여기에는 어떠한 정치적, 사상적 의도나 목적도 담겨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의 목적은 게임을 통해 여러분에게 재미를 주려는 것뿐이다.
이 모든 논란이 모 개발자가 ‘어센던트 원’ 개발에 참여했다는 소문에서 출발했다. 현재 공개된 스탭롤에는 개발팀, 운영팀, QA팀, 그 외 수많은 지원 조직 소속을 통해 게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모든 이름이 올라있다. 설령 지금은 퇴사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거기에 없다는 건 정말로 ‘어센던트 원’과 무관하다는 뜻이다. 더 명확히 말해서 그 개발자는 여태껏 단 한번도 ‘어센던트 원’에 관여한 바가 없다. 스튜디오와 넥슨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난 이 게임 하나를 몇 년간 목숨을 걸고 개발한 사람이다. 이러한 발언으로 문책을 받는다면 그때는 자리를 내놓겠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