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시리즈 첫 작품이 국내에 발매되었을 때는 아쉽게도 한국어화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에 유저 패치를 통한 한국어화가 이루어졌지만, 이 당시에는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정도의 수준이었죠. 인지도의 부족은 국내만의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후일 개발사가 매각되는 과정에서도 약간의 잡음이 있었지요. 지금은 사라진 비질 게임즈라는 회사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가진 게임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던 덕분인지 중단되고 말았던 시리즈가 다시금 새 생명을 얻어 PS4로 출시되었습니다. 또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정식 한국어화 소식은 무척 반가운 일이기도 합니다. 2012년 발매되었던 기존 작품의 리마스터. 시리즈 최초의 정식 한국어화 발매. '다크사이더스 2 데시니티브 에디션(이하 데시니티브 에디션)'의 리뷰입니다.
정식 한국어화를 거쳐 PS4로 다시 돌아왔다. |
생각보다 로딩 화면을 볼 일이 별로 없다. |
■ 국내 정식 발매까지의 기다림
다크사이더스 2는 앞서 이야기했지만 2012년에 PC/PS3/Xbox 360/Wii U 등으로 이미 발매된 전력이 있는 게임입니다. 전 기종은 아니지만 정식 발매는 이루어졌고 한국어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죠. 다행히 PS4 버전 데시니티브 에디션은 한국어화가 발표되었고 2016년 6월경 출시를 예정하고 있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연기되었습니다. 결국 국내 정식 발매일은 2016년 9월 27일로 PC 버전이나 북미 지역보다 약 11개월가량 늦게 발매되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미 구매해서 플레이하고도 남을 만큼의 시간이 흘렀기에 당초 계획대로 발매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 정식 발매 및 시리즈 최초의 정식 한국어화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다크사이더스 시리즈는 스토리를 따라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재미가 반감되어버리니까요.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평가받고 있는 만큼, 아직 시리즈를 접하지 못한 분들이라면 한국어화된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난 2012년 여러 기종으로 발매된 바 있는 다크사이더스 2. |
북미 기준 발매일. 좀 늦은 감도 있고 해서 발매가 결렬되었나 생각했다. |
■ 그래픽의 향상, 모든 DLC의 집약, 저렴한 가격. 그러나 30프레임
대부분의 리마스터 타이틀이 그렇듯, 그래픽은 원작에 비해 향상되었습니다. 해상도는 1080p까지 지원하며, 광원 효과나 이펙트 등에서도 좀 더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다크사이더스 시리즈 자체가 대단한 그래픽을 보여주는 게임이 아니었던 터라 너무 큰 기대를 하셨다가는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은 불평이 나올만한 그래픽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최근 발매되는 게임들의 추세나 유저들의 기대치를 생각해보자면 아쉬운 수준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크사이더스 2의 장르는 액션 RPG 겸 퍼즐입니다. 액션 장르 게임들은 사실 그래픽보다는 프레임이 더 신경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프레임이 얼마만큼 보장되는가에 따라 체감되는 시원함이나 호쾌함의 차이가 커지기 때문이죠.
PS4 버전 데시니티브 에디션은 고정으로 30프레임을 지원하기 때문에 즐기는 측면에서는 아쉬운 인상이 강합니다. 앞서 설명한 그래픽 수준 때문에라도 60프레임을 지원하도록 했으면 싶었습니다. 다크사이더스 1편도 이번 데시니티브 에디션처럼 리마스터 발매가 예정되어 있는데, 1편의 리마스터 타이틀은 60프레임 지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애석하지만, 당시 개발진의 한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텍스처는 꽤 깔끔한 인상입니다. 별 달리 문제가 되는 점은 없고 한글로 처리된 텍스트 역시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보정 효과가 동일하게 적용되었기 때문에 가독성 측면에서도 무난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편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량의 대사가 나오는 작품이기 때문에 가독성이 우수하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장점이라 생각됩니다.
그래픽에 엄청 예민한 편이 아니어서 그런지 '이정도면 뭐' 정도로 생각했다. |
전반적으로 가독성은 만족스러운 편. |
홍보를 통해 알 수 있듯 데시니티브 에디션에서는 모든 DLC가 기본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예약 특전이나 연동을 통해서 획득할 수 있는 장비 역시 입수할 수 있지만, 해금 방식이 조금 독특하게 변경되었습니다. 데시니티브 에디션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DLC'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습니다. 보통의 DLC들이 게임의 진행도와는 상관없이 해당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거나 획득하는 방식과 다르게 게임을 일정 수준 이상 진행해야만 해금되는 방식입니다.
추가 시나리오 DLC, 각 구획에 숨겨진 보물상자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장비 DLC 등 본래라면 메일함을 통해 바로 획득하며 레벨 제한만 넘어서면 사용할 수 있었던 구조였습니다. 이러한 방식과 더불어 게임 내에서 DLC라는 용어가 등장하지 않기에 별 다른 설명이 없다면 DLC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방식은 본편의 콘텐츠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DLC의 어감이나 의미가 반드시 좋은 쪽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다만, 본래의 시스템을 알고 접했던 유저들에게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장비의 경우 직접 찾도록 변경되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수고를 늘렸다는 인상 역시 받게 됩니다. 탐험의 요소가 추가되었다고도 볼 수 있어서 별 다른 거부감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 와서 눈 가리고 아웅이냐는 평가 역시 공존하게 되는 점이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방식을 뒤집는 꼴이 되어서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데시니티브 에디션의 순수한 강점은 역시 저렴하게 나온 가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근래 발매되었거나 앞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는 PS4 게임들의 가격이 대부분 5만원을 넘어 6만원대도 넘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발비 증가 및 소득 증가에 따른 변동이겠지만 점차 유저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정가 기준 35,000원으로 책정되었는데 국내에서의 비교를 벗어나 달러와 비교하자면 다소 비싼 편이긴 합니다.
숨겨진 상자를 통해서 DLC 장비를 얻을 수 있다. DLC의 언급은 일체 없다. |
일정 구간까지 진행하면 추가 시나리오에 대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
■ 퍼즐과 액션의 경계
다크사이더스 시리즈는 그리 큰 유명세를 타지는 못했지만 플레이해본 유저들에게 이런저런 인상을 남기는 데는 성공한 편입니다. 그 요소 중 하나가 '퍼즐'입니다. 흔히 다크사이더스 시리즈의 액션은 데빌 메이 크라이나 갓 오브 워 시리즈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진행하면서 필드에 주어진 각각의 요소들을 활용하여 게임을 즐기는 요소 역시 비슷한 측면이 많습니다. 전작의 경우 악랄한 난이도의 퍼즐이 액션보다 더 큰 비중을 이루었습니다.
퍼즐을 전면에 내세운 게임이 아니었기에 유저들은 액션과 액션 사이를 유기적으로 이어주는 역할로서의 퍼즐 정도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퍼즐과 퍼즐 사이에 미니 게임 마냥 액션이 끼였다는 감상이 강했죠. 그만큼 퍼즐의 난이도가 높고 진행 비중이 컸습니다. 그래서인지 2편은 제작진의 공헌 하에 액션의 비중을 크게 늘리고 RPG 요소를 일부 채용했습니다. 데시니티브 에디션으로 리마스터되었지만 이 부분은 큰 변경점 없이 본편과 동일합입니다.
줌 인 상태에서의 전투 모드는 시네마틱 영상을 연상케 함과 동시에 몰입감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
1편과 비교하면 확실히 체감될 정도로 퍼즐의 비중이 줄었지만 여전히 액션과 양립되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제작진이 시리즈 특성으로 굳히고자 하는 의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참신한 장치도 있고 주변 환경을 충분히 활용해야 하는 등 여전한 면모도 있지만 '깊이감'은 다소 떨어진 편입니다. 모든 퍼즐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단순화'되었기 때문이죠. 특정 퍼즐의 구성 요소를 파악할 수 있다면 그 다음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반복됩니다. 물론 그만큼 액션이 부각되기에 무조건적인 단점으로만 보기는 어렵지만 기왕 퍼즐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어주려 했다면 제대로 된 '헬프'를 만드는 편이 어땠을까요. 퍼즐을 풀어내는 핵심 요소는 개개인의 센스나 눈치에 큰 영향을 받는 터라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장치 정도는 '리마스터'이기에 넣어주었으면 싶은 생각인 거죠.
특정 부분에서는 시점이 고정된다. 플레이 중 상당히 자주 보게 되는 필드 구조물. |
최초 진입 한정으로 줌 인하여 가야 할 길을 보여주기도 한다. |
벽도 타고 공도 굴리는 등 이래저래 장치가 많아 생각보다 시간을 더 할애하게 된다. 능숙하게 풀어낼 수 없다면, 자칫 장르가 바뀌는 경우도 생긴다. |
RPG 요소를 채용했지만 완전히 변모한 것은 아닙니다. 지역별로 사이드 퀘스트가 늘고 장비 아이템을 파밍하는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데스와 장비에 레벨이 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죠. 1편이 묵직한 느낌이라면, 2편은 날렵하다는 느낌입니다. 빠른 기동성을 바탕으로 적을 유린하며 공격을 집어넣는 거죠. 사용할 수 있는 보조 무기의 수도 증가해서 초반에는 다소 제한적이지만 중반에 도달할 즈음이면 충분히 취향대로 골라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타격감의 측면에서는 좀 애매합니다. 평상시의 공격은 시원하면서도 호쾌합니다. 그만큼 이펙트와 사운드에서 받쳐주고 답답하지도 않죠. 헌데, '보스 킬'이나 '특수기로 적 제압'과 같은 상황에서는 도리어 타격감이 죽어버립니다. 사운드나 이펙트도 평타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고 데스의 움직임도 잔망스럽게 보이는 면이 있어 마냥 깔끔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액션 연출, 아이템 파밍의 적절성, 타격감 조율 등 종합적으로 봤을 때 분명 발전은 했으나 괄목할만한 성적이 없다는 점에서 일장일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가져오면서 장점과 함께 단점을 같이 가져와버렸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이펙트가 크고 화려한 편이라 적이 많을 경우에는 시야를 가리는 일도 종종 있다. |
보스전 연출은 평범. 보스 킬에 좀 더 힘이 실렸다면 좋았을 것을. |
종합적으로 전작에서는 실패했던 액션과 퍼즐의 적절한 균형은 '소급적'이지만 성과가 있다는 결론입니다. 단, 리마스터 타이틀인 데시니티브 에디션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그에 대한 평가는 조금 더 아래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플레이 경험이 있는 유저들을 '다시 한 번'을 자극할 수 있는가 하면 데시니티브 에디션은 역시 애매하다는 인상입니다. 어쩌면, 그간 발매되었던 게임들과 견주기엔 독보적인 특징이 너무 옅었는지도 모릅니다.
메인 무기는 낫으로 고정이지만 보조 무기는 이것저것 종류가 많다. 레어리티가 존재하며 최대 5번까지 강화하고 옵션을 추가하는 '빙의된' 무기도 존재한다. |
■ 게임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편의성'은 게임을 더 쉽고 빠르게, 또 깊이 있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좋은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데시니티브 에디션은 리마스터 타이틀임에도 불구하고 불완전한 편의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확실히 말해 단점이 되는 요소들입니다.
우선, '록 온'과 '스킬 단축키'의 키 배치입니다. 록 온은 L2를 '지속적으로 누르고 있는 것'으로 동작되는데 스킬 사용 단축키의 구성이 'L1+패드 버튼'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를 다르게 변경하고 싶어도 L1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습니다. 분명히 말해 록 온과 동시에 스킬을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키 조합입니다. 사용함에 따라 익숙해질 여지는 있지만 굳이 이렇게 어려운 키 조합을 선택해야 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록 온을 키 입력으로 고정시킬 수 있도록 하기만 했어도 발생되지 않을 문제였죠. 혹은 L1이 아니라 다른 키 조합으로도 스킬을 사용할 수 있어도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부가적으로 카메라 워크 역시 단점으로 지적하고 싶습니다. 특히 오브젝트가 많거나 좁은 지형에서는 배경이나 오브젝트에 가려 적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정되어 있는 컷신이 아닌, 현재 상태의 캐릭터를 활용한 실시간 컷신의 경우 각도가 안 좋다면 배경에 가려서 볼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하곤 합니다.
드랍 아이템을 굳이 데스가 근처에 가야만 입수하도록 구성한 것도 불편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아이템 획득 출처의 대부분은 적에게서 드랍되는 것인데, 필드에 보이는 아이템의 가독성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여기에 마침 필드가 어둡거나 배경의 색이 아이템의 색과 같다면 모르고 지나쳐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요. '아이템 자동 획득'이라는 옵션이 있지만, 이건 그냥 아이템을 항상 획득하는 것일 뿐이고 출현 아이템을 자동으로 획득하는 옵션은 아니었습니다. 멀티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의 특성상 드랍을 표현하는 것은 좋으나 그 후에 자동으로 획득할 수 있도록 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할 수 있습니다.
스킬의 구성 및 단축키의 지정. 사령술사는 록 온의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 아니지만 사신 스킬을 주류로 구성해서 플레이하다보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
상자에서 획득하는 아이템을 놓칠 일은 거의 없지만, 필드에 드랍되는 아이템은 자칫 놓치기가 쉽다. 최소한 지도에라도 표시되길 바랐다. |
특정 부분마다 자동으로 저장하는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설령 죽는다고 하더라도 근처 지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장 구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저장하는 구간을 넘어서서 아이템 상자의 내용물을 획득하고 그 이후의 전투에서 사망했다면 저장했던 부분부터 다시 시작되지만 아이템 상자는 다시 획득해야 합니다. 아이템 상자의 획득은 저장 요소로 취급되지 않습니다.
자동 저장이 이루어지는 구간은 '일정 구간 진행'이나 '아이템의 구입/판매' 뿐입니다. 그 이외의 상황에서 진행 상황을 보존하고 싶다면 수동으로 저장해줄 필요성이 있죠. 이는 불필요하게 게임을 끊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일반 아이템 상자는 그 내용물이 랜덤으로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요소를 살려주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전투 발생 구간은 비교적 정해져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 썼더라면 싶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컷신 스킵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큰 단점입니다. 특히 보스전의 경우 반드시 하나 이상의 컷신이 존재하는데, 중간에 사망하고 다시 보스전에 도전할 경우 똑같은 컷신을 또 봐야 합니다. 충분히 넘겨줄 수 있을 법한 시스템이지만, 리마스터를 하는 과정에서도 생략되어버렸습니다. 일반 전투에서도 종종 이러한 컷신이 등장하는데, 편의성 측면에서는 명백한 단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죽음'에 대한 표현이 단조롭고 바로 전환되기 때문에 다소 가벼운 느낌이 있다. |
컷신 감상도 한두 번이지 보스전에서는 도리어 이 때문에 지친다. |
카메라 워크의 안 좋은 예. 보스 킬 컷신인데, 벽에 바짝 붙은 상태로 했더니 이 모양이다. |
■ 단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허나 마냥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은근히 신경을 쓴 요소도 있고, 다른 게임보다 편리한 시스템도 있습니다.
각 필드에는 아이템 상자가 존재하는데 해당 상자는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부 상자는 그냥 보여주기 식으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일부 상자는 필드 어딘가에 숨겨져 있습니다. 지도에 표시는 되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주지는 않음으로써 '이곳 어딘가에 아이템이 있다'는 단서만을 제공합니다. 필드 여기저기를 찾아다닐 수 있는 동기나 원동력을 제공하는 측면이 있기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록 온 방식은 불편해도 록 온 자체의 기능은 꽤 신선합니다. 록 온 상황에서는 시네마틱 영상처럼 화면 위아래 일부를 잘라버리기 때문에 몰입도를 높여준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넓은 화면으로 볼 수 없어서 아쉬운 측면도 있지만, 액션을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의 역할은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법 충실하게 구성되어 있는 본편의 볼륨과 그를 뒷받침하는 사이드 퀘스트 및 추가 시나리오 역시 만족스럽습니다. 시나리오가 중요한 게임이니만큼 이번 작품에서는 데스에 관한 이야기의 맺고 끊음이 확실합니다. 어중간한 시나리오를 가진 게임과 비교되는 측면으로 데스의 캐릭터성 역시 유감없이 보여주는 구성이었습니다. 추가로 사이드 퀘스트를 통해서는 특별한 장비나 데스의 능력치를 올려주는 등의 보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비교적 초반부터 열리게 되는 '시련의 장' 등의 추가 콘텐츠도 마련되어 있어서 게임에 재미를 느낀다면 충분히 30시간 이상의 플레이 타임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필드에 최초 진입할 때면 이렇게 불러오기 아이콘을 볼 수 있다. 로딩은 빠른 편. |
아이템을 숨겨놓기보다는 알려준 뒤 얻으러 가는 길을 꼬아놓은 편이다. |
빠른 이동을 사용할 수도 있다. 던전에서 사용했다면 해당 위치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 |
보조격의 역할로 나오는 팁은 게임 진행을 도와준다. |
■ 치명적 존재, 버그
데시니티브 에디션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이야기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바로 '버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리뷰의 중심이 되는 PS4버전을 기준으로 이래저래 다양한 버그들이 꽤 감지되었습니다. 사소하게는 데스의 사신화 게이지가 정상적으로 표기되지 않는 오류부터, 배경의 일부가 잘려나가거나 불규칙하게 깜빡임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정상적으로 나오던 자막이 제대로 출력되지 않는 문제, 문 앞이나 상호작용할 수 있는 오브젝트 앞에 있어도 진행이 안 되는 등 게임을 진행하면서 전체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불편 사항들은 게임을 재시작하는 것으로 당장은 조치할 수 있으나, 언제고 다시 발생합니다. NPC가 공중에 둥둥 떠다니거나 오브젝트나 필드에 파묻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데, 일부 상황의 경우 '의도적'으로도 이런 현상을 재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사실, 이런 경우를 통상적인 상황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구조적인 결함을 의심케 합니다.
상단에 있는 보라색 게이지를 보면 끊겨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사신화 게이지 표기 버그다. |
잠수할 때 걸렸던 캐릭터 끼임. 총 플레이 중 단 한 번 뿐이었지만 화면도 깨졌다. |
필드가 검은색으로 깨지기도 한다. 눈이 아플 정도로 빠르게 발광하기도 해서 불편하다. |
NPC가 데스의 기술과 상호작용했더니 뒤집어져서 파묻혔다. |
위의 버그들을 최대한 좋게 생각하면, '치명적'인 오류까지는 아닙니다. 조금 불편한 정도고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진짜 치명타는 따로 있었습니다. '알 수 없는 오류'를 혹시 알고 계시는지요. 한때 이슈였던 노 맨즈 스카이에서도 볼 수 있었던 치명적 결함인데, 데시니티브 에디션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됩니다. 진행 과정이 깡그리 사라지는 것은 물론, 언제 어떻게 어떤 동작이 기폭제가 되어 발생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저 발생되지 않기를 바라며 플레이해야 합니다. 자동 저장 시점이 비교적 가깝다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는 있으나 팍 상해버린 기분까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프리즈 현상은 제가 유독 운이 안 좋았던 것인지 데시니티브 에디션을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이미 20번을 넘긴 상황입니다. 어떻게든 참고 엔딩은 보겠다는 일념이었지만, 솔직히 너무 화가 나서 손을 놓아버렸죠. 한 번은 필드에 방치해놓고 화장실을 다녀왔더니 오류 화면이 출력된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버그 복이 있는 편이긴 합니다만 데시니티브 에디션을 플레이할 때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먼저 발매되었던 북미 버전에서도 동일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PC 버전을 중심으로 꽤 다양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완전하게 해결하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과연 개발진들은 제대로 테스트를 해본 것인지 의심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간단한 오류들은 디버깅을 통해 얼추 걸러낼 수 있으며 버그를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하는 것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자세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불안정한 게임을 그대로 출시한 것은 과연 '개발자'로써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치명적인 오류를 안고 출시되는 게임은 그야말로 '미완성'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임은 스트레스를 받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닐뿐더러 무엇을 위해 유저들이 타이틀에 대한 '값'을 지불하는지 개발진들은 크게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추억팔이'같은 말을 듣기 싫다면 말이죠.
안 믿기겠지만, 프리징 때문에 멈췄을 때의 화면이다. |
보스전에서 7번, 가만히 있을 때 2번, 전투 중 5번… 심지어 이벤트 중에도 걸린다. |
■ 날아오르고 싶었던, 그러나 하늘만 우러러보는 이유
다크사이더스 2의 토대 자체는 준수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액션과 퍼즐의 조합이 새로운 콘텐츠의 창조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특성 어필에는 성공했습니다. 액션은 완성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납득할 수 있는 발전을 가져왔으므로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시나리오 구성 역시 맺고 끊음이 확실하며, 1편의 이야기를 모르고 진행하더라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캐릭터의 개성을 잘 살리는 일도 성공적이었죠.
하지만 데시니티브 에디션을 살펴보자면 리마스터 작품치고는 무엇 하나 순수하게 엄지를 치켜들 수 있는 점이 없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장점과 단점들은 서로 얼기설기 엉켜있기 때문에, 좋은가 싶으면 아니기도 하는 등 플레이어로 하여금 어정쩡한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무엇보다 프리징 현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게임을 집어삼키는 최악의 버그인 터라 쉽사리 추천할 수도 없습니다. 디스가이아 D2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게임이 재미없는 게 아니라, 플레이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어서 문제라는 것. |
문 가까이 가면 해골에서 빛이 나온다. 이런 기믹은 작지만 재미있는 부분. |
게임을 끊고 플레이 할 경우 로딩 도중에 가장 최근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부수적으로는 이렇게 잘 만들었기에 깎아먹는 요소들이 더욱 아쉽다. |
게임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때문에 장점이 얼마나 단점을 덮을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데시니티브 에디션은 애석하게도 그러지 못했죠.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패치라도 나왔다면 평가는 좀 더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시기상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정식 한국어화는 반가운 일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역시 만족스럽지만 게임 플레이 자체를 가로막는 오류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기에 내실없는 리마스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프리징'은 '확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발생되는가'의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얻는 것보다 잃은 것이 많았던 인상을 지우기가 어렵습니다. 사실 PC 버전으로 플레이하던 시절에도 자질구레한 오류는 다분히 있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좋았던 인상이 더 강하게 남아 구매한 데시니티브 에디션이었습니다만, 기대했던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새로운 게임, 그리고 현세대기로 즐기는 플레이는 언제든 유저를 설레게 하지만 때로는 추억을 추억 그 자체로 간직하는 편이 더 나을 때도 있겠죠.
편집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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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 심각함.. 스토리 진행해야 하는데 npc 대화창이 안뜸 이게 아닌가 싶어서 한참 되돌아갔다가 끄고 다시 시작하니 그 npc 대화창이 뜨고 스토리 진행됨 ㅜ 프리징은 말할것도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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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삼때 못보던 버그가 많은거같네 프리징은 한번도 안걸렸던걸로 기억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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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은 재밌게 해었는데 2는 초반에 하다가 말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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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게임 피시판으로 해보고 플4로 나온다 할때 댓글로 이 게임 은근히 버그 많고 길칮는 요소 짜증난다고 사지말라했었는데 그래도 사는 사람 많더군요 뭐.. 사던가 말던가 내돈 나가는거도 아니고 그러려니 했는데 리뷰글에 단점들 제가 느꼈던점과 비슷해서 놀랬습니다 전 저만 저렇게 느낀줄 알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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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게임 진짜 겁나게 재밌게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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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게임 진짜 겁나게 재밌게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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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 심각함.. 스토리 진행해야 하는데 npc 대화창이 안뜸 이게 아닌가 싶어서 한참 되돌아갔다가 끄고 다시 시작하니 그 npc 대화창이 뜨고 스토리 진행됨 ㅜ 프리징은 말할것도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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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나마 피시판으로 싸게 사서 중도 포기했는데도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들었는데... 암튼 그다지 재밌는 게임은 아니었어요.. | 16.10.24 01: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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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기는 할까요 제작사가 없어져서... | 16.10.24 14: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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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텍에서 ip 사간걸로 기억하는데 아니었나요? 오래전 일이라 긴가민가하네여 | 16.10.24 1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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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다 사간 이후로 뜸하다가, 이번에 hd 에디션 내놓은걸로 인터넷에서 봤어요. (내놓은 이유가 다음 시리즈 이목을 끌기 위한 그런??) | 16.10.24 18: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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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마스터가 다음 작품을 위한 포석이랬음. | 16.10.25 08: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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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은 재밌게 해었는데 2는 초반에 하다가 말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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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삼때 못보던 버그가 많은거같네 프리징은 한번도 안걸렸던걸로 기억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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霞 詩子
제가 이게임 피시판으로 해보고 플4로 나온다 할때 댓글로 이 게임 은근히 버그 많고 길칮는 요소 짜증난다고 사지말라했었는데 그래도 사는 사람 많더군요 뭐.. 사던가 말던가 내돈 나가는거도 아니고 그러려니 했는데 리뷰글에 단점들 제가 느꼈던점과 비슷해서 놀랬습니다 전 저만 저렇게 느낀줄 알았거든요 | 16.10.24 01: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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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1의 액션이 더 좋았던거같네요. 무기특성인지 2는 멋있긴 한데 타격감이 더 적게느껴진거같습니다 | 16.10.25 13: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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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을 시키고 싶은게 맞습니다 제작사는 닥사1부터 전투보다는 젤다의 전설같은 던전퍼즐형 게임이라고 말헀죠 | 16.10.24 13: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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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함. 처음에야 괜찮아 보이지 나중에 가면.... | 16.10.30 08: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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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날개들
칼질 액션겜은 60프레임이 좋죠. 여타 다른 칼질겜들도 그래픽 희생해서라도 60프레임 찍는데 전세대 리마스터가 60 아닌 30이면 좀 그렇죠. 오픈월드라서 그런것 같지만 리얼리즘 그래픽도 아니고 만화적 표현이 주된 그래픽인데... | 16.10.30 08: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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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계넘어가자마자 세이브있으신분있으면 공유좀....아이템은 맞추면되니까...그냥 스토리의 끝을 보고싶네요...ㅡㅡ | 16.10.30 14: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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