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시스템 쇼크 2'의 시간대 이전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즉, 시스템 쇼크 1의 내용을 누설하는 글이므로 주의하여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시스템 쇼크 1의 이전 이야기>
2031년, 끝없는 세계화로 인해 국가라는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었고, 초거대 기업들은 그런 경계 위를 넘나들며 더욱 몸을 불려나갔다. 급기야, 한 지역에 사는 인구의 2/3 이상을 고용한 회사는 독자적인 '정부'를 꾸릴 수 있다는 내용의 Hays-Bishop 법안이 통과되면서, 기업의 성장은 더욱 더 빨라졌다.
2059년, 고전적인 의미의 '정부'는 그 이름만 겨우 유지하고 있었고, 경쟁의 끝에 살아남은 초거대 기업 트라이옵티멈(TriOptimum)이 사실상 미국 전역을 자신들의 땅으로 소유하게 되었다.
트라이옵티멈
2061년, 트라이옵티멈은 그 막대한 재산으로 토성의 L6 궤도 사용권을 독점했고, 이듬해에는 그 궤도를 사용할 우주 정거장, '시타델 스테이션(Citadel Station)'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후, 완성된 시타델 스테이션은 토성 궤도에 올라 섰으나, 사소한 고장과 버그들이 속출하여 제대로 된 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71년, 트라이옵티멈에서는 초고성능 인공지능, 쇼단(SHODAN, Sentient Hyper-Optimized Data Access Network)을 개발하여 시타델 스테이션의 관리와 보안을 담당하게 했다.
토성 궤도의 시타델 스테이션
<시스템 쇼크 1>
시스템 쇼크 박스 이미지
시스템 쇼크의 인트로 영상
2072년 4월, 해커(The Hacker, 시스템 쇼크의 주인공)은 트라이옵티멈의 네트워크에 침입하여 회사의 기밀을 빼내려고 했다. 외부로부터의 해킹 시도를 확인한 트라이옵티멈에서는 보안 경비를 보내 해커를 체포했다.
한편, 시타델 스테이션의 부책임자인 에드워드 디에고(Edward Diego)는 쇼단이 시타델 스테이션에 설치되기 전부터 비밀리에 생체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그 실험으로 완벽한 생체 병기를 만들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쇼단이 설치되고 난 후, 그 실험의 과정들이 전부 쇼단의 기록으로 남게되었다. 마침 에드워드 디에고의 불법 실험의 낌새를 눈치챈 트라이옵티멈 본사는 감사팀을 보내어 그를 조사하려했다.
위기에 몰린 에드워드 디에고는 실력있는 해커가 붙잡혀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와 은밀하게 접촉했다. 그는 해커에게 쇼단의 윤리 코드를 제거해주면 모든 혐의를 없던 것으로 해주고, 트라이옵티멈의 군사용 신경계 인터페이스도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내밀었다.
아쉬울 게 없었던 해커는 에드워드로부터 레벨 1 엑세스 권한을 받아 쇼단의 윤리 코드를 제거했다. 그 후 에드워드 디에고는 자신의 행적들을 모두 지워버렸다.
에드워드 디에고는 약속을 지켰고, 해커는 거래의 보상인 인터페이스의 이식 수술과 회복을 위해 6개월간의 냉동 수면에 들어갔다.
인류라는 종(種)에 있어 사상 최악의 위협, 쇼단의 탄생
윤리적인 제약이 없어진 쇼단은 인공지능다운 합리적 사고를 거듭하여 결국에는 철저한 냉혹함으로 시타델 스테이션을 조종한다.
보안 로봇이 오작동을 일으키고, 각 시설의 출입 코드가 마구잡이로 바뀌는 등 알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나고, 심지어 문제를 해결하러 오는 트라이옵티멈의 셔틀을 시타델의 자동 방어 시설로 격추해버리기까지 했다.
그 후 쇼단은 시타델의 베타 그로브(Beta Grove)를 봉쇄했다. 베타 그로브는 지구의 자연 환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정원 구역이었다. 쇼단은 그곳에다가 에드워드 디에고와 함께 개발한 특이 전염성 바이러스를 살포했고, 이를 눈치챈 시타델의 승무원들은 도망치거나 저항하려 했으나 시타델의 보안 시설들이 그를 공격하여 많은 이들이 죽었다. 그리고 쇼단은 그들의 시체를 이용하여 사이보그와 돌연변이 생체들을 만들었다.
겨우 살아남은 승무원들은 한데 모여 저항세력을 만들었지만, 쇼단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처참한 죽음 뿐인 듯 했다.
.
.
.
인터페이스 이식 수술 후, 6개월간의 회복에서 깨어난 해커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지옥과도 같은 참극의 현장이었다. 사방이 인간의 시체들로 가득했다. 시타델의 보안 로봇과 인간의 육체로 만들어진 것 같은 괴생명체들이 자신을 공격해왔다.
"L-l-look at you, hacker. A p-p-pathetic creature of meat and bone,
panting and sweating as you r-run through my corridors-s.
H-h-how can you challenge a perfect, immortal machine?"
네 모습을 보아라, 해커여. '나'의 안에서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뼈와 고기로 만들어진 하찮은 존재가 아닌가.
그런 네가 어떻게, 이 완벽한 불멸의 기계에 맞선다는 말인가?
이후 해커는 자신이 만들어낸 '쇼단'을 처단하고자 시타델 스테이션 내부를 돌아다니며 쇼단을 방해한다. 여러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채광용 레이저를 부수고, 바이러스의 소굴인 베타 그로브를 시타델과 분리하여 우주로 날려보냈다.
해커는 쇼단이 자기 자신을 지구로 다운로드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계획을 저지하였다. 마지막으로 시타델 스테이션을 자폭시켜 쇼단을 제거하려했고, 현실과 가상 공간을 넘나드는 혈투 끝에 쇼단을 제거하고 지구로 복귀했다. 트라이옵티멈은 해커에게 자신들의 회사에 들어오지 않겠냐고 권유했지만, 그 치들의 싫증을 느낀 해커는 그 제안을 거절하고 어디론가 잠적해버린다. 물론 거절의 진짜 이유는 군사용 인터페이스를 반납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TRI를 넘어 이제는 TETRA를 넘보는 해커
<시스템 쇼크 1 이후의 이야기>
시타델 스테이션의 대참사는 여과없이 그대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쇼단은 히틀러를 넘어선 최악의 악당이 되었고, 트라이옵티멈은 사실상 괴멸에 가까운 수준으로 몰락하였다.
그동안 거대 기업들에게 눌려 있던 각 국의 정부는 하나로 뭉쳐서 United Union Nation, 즉 UNN이라는 통합 군사 기구를 설립한다. UNN은 쇼단이라는 재앙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컴퓨터 인공 지능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그동안 눈엣가시였던 거대 기업을 제압하려 하자 기업들의 병력들과 맞닥뜨리게 되었고, 결국 전면전으로 들어선다. 기업들은 큰 피해를 입었지만, UNN 역시 약해졌고 대중의 지지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암시장의 대부였던, 러시아 출신의 아나톨리 코렌츠킨(Anatoly Korenchkin)이 자신의 재산으로 트라이옵티멈의 주식을 사들여, 51%의 대주주가 된다. 그의 뛰어난 장사 수단으로, 혹은 은밀한 수법으로 트라이옵티멈은 다시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이미 가지고 있는 특허와 상표권으로 얻는 수익이 상당했기 때문에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왼쪽. 아나톨리 코렌츠킨
오른쪽. 마리 델라크로이
또한, 코렌츠킨은 마리 델라크로이(Marie Delacroix)라는 과학자의 천재성을 직감하여 트라이옵티멈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 이윽고 그녀가 내놓은 초광속 이론은 엄청난 반향을 이끌어냈고, 그것을 이용한 성간 비행 기술을 독점하려는 코렌츠킨의 야망은 UNN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하지만 대중의 의견은 트라이옵티멈의 초광속 이론에 기울어져있었고, UNN은 어쩔 수 없이 트라이옵티멈의 초광속 사업을 일부분 허락하게 된다.
트라이옵티멈은 초광속주행이 가능한 우주선 폰 브라운(Von Braun)을 만들었고, UNN은 그것을 감시-호위하기 위해 리켄베커(Rickenbacker)라는 우주선을 만들었다. 리켄베커는 초광속주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폰 브라운의 상층부에 피기백(piggyback) 방식으로 연결되어 운행하기로 했다.
왼쪽. 폰 브라운의 로고
오른쪽. 리켄베커의 로고
하지만 너무나 급조된 폰 브라운, 그리고 아직 부작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초광속주행에 대해 델라크로이가 경고했지만, 욕심으로 가득찬 코렌츠킨은 들은체 만체 했다.
그리고... 2114년 2월 3일, 폰 브라운과 리켄베커는 타우 세티(Tau Ceti) 성계를 향한 모험을 시작하였다.
.
.
.
4개월 후, 6월 14일, 타우 세티 성계에 도착해있던 폰 브라운은 계의 다섯 번째 행성인 타우 세티 V에서 발신된 전파를 수신한다. 그곳으로 간 조사단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시스템 쇼크 2로 이어집니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