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정말 내 맘에 쏙 드는 밥을 먹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왠지 이 가게를 나만 알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가게가 그런 곳인데요 가게 이름은 수정식당입니다
항상 출장을 다니다 보니 김치찌개나 된장찌개가 먹고 싶어도 주변에서
맘먹은 데로 찾아서 먹을 수가 없어 대충 짜장면이나 햄버거 등으로
식사를 때울 때가 많은데 이날만은 정말 보통 반찬에 김치찌개에 밥 두 공기 먹고 싶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천시내 아무 곳에 나 주차를 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걸어보기로 했지요
주차를 하고 걷다 보니 실비 돼지고기 등 여러 음식점이 보이고 하얀 간판에
수정식당이 눈에 딱 들어오더군요 오늘은 뭐 맛 집이고 뭐고 따질 일 없이
그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인데 가게 안에는 손님을 기다리며 신문을 보던 아주머니와
티브이를 보다 내가 내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나는 아저씨뿐이었습니다
어.... 이건 뭐지...
주변을 둘러보니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올려진 신문과 테이블 사이에 굴러다니는 두루마리 휴지
아... 잘못 들어왔다...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며 잠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치고 에라 모르겠다
김치찌개 하나 주세요 하고 물 한 컵 들이마시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김치찌개는 7천 원이고 몇 가지 음식이 더 있는데
지저분하게 테이프로 가려 놓은 게 정말 ... 망했다 생각했습니다
그러곤 한참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테이블 위에 턱하고 올려주고 가는
상차림이 내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 버렸습니다
양은 냄비에 자작하게 끓여 나온 김치찌개와 여러 가지 반찬
가게를 들어와 처음 느꼈던 인상과는 정반대의 밥상이 내 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시커멓게 타버린 양은 냄비의 김치찌개는 투박하게 썰어져 들어있는 대파가
비빔밥에 고명처럼 보이더군요
김치찌개는 정말 자작하게 나왔습니다 시큼하게 푹 삭은 김치찌개에
돼지고기 그리고 섭섭하게 들어있는 두부 하나
맛을 보니 정말 시큼 상큼한 김치찌개의 맛입니다
신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저의 입맛엔 이 신맛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돼지고기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있어서
진주와 사천에 많이 있는 쌈 싸 먹는 김치찌개 스타일로 먹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요렇게 상추에 밥과 찌개 속 고기를 넣어서 쌈 싸 먹죠
쌈 싸 먹는 걸 귀찮아하는 저도 몇 번이나 쌈을 싸먹었습니다쌈을 싸먹고 난 뒤 공깃밥을 하나 더 추가해서
하얀 쌀밥에 숟가락으로 빨간 국물 끼얹어 슥슥 비벼서
먹고 점심 식사를 끝냈습니다
짠 음식을 먹으면 항상 이렇게 폭식을 해버리는 거 같습니다
조절을 해야 하는데 말이죠
아무튼 나름 만족하는 식사를 했기에 이렇게 소개를 남깁니다^^
데이트할 땐 가지 마세요 ^^ 앞서 말했듯이 가게가 어수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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