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에 이끌려 지옥으로 들어가나니 그곳이 나의 천국이어라.
고난의 너머 뿜어지는 여러 갈래 빛줄기는 나의 샘물이어라.
발치를 굴러다니는 색색의 구슬들은 나의 희망이어라.
귀중한 영혼들은 미래를 기약하는 귀중한 자산이어라.
오감이 황홀해질 그 찬란한 빛은 믿음이요, 기대요, 희망이니.
오래되었다는 말마저 아득하다 생각될 그 흔적들은 목표요, 꿈이요, 열망이니.
희망이 이뤄질 때까지 나 길잡이를 따라 하늘을 여행하리라.
열망이 사라질 때까지 나 검고 흰 마음의 사이에 서 있으리라.
내 바라는 것은 위대한 것들뿐이니.
정월 대보름에 피어나는 하나의 꽃이요.
다른 세계의 진정한 신사요.
찬란하게 빛나는 명예의 상징이요.
오랜 옛날 전장을 활보하던 여신의 축복이요.
백의 전사를 거느린 지휘관과도 같은 영웅이요.
고개를 바로 들지 못할 만큼 위대함 뿐이니라.
하지만 나 향하는 곳은 깊은 수렁이고, 끝이 없는 지옥 중의 지옥이니.
잘게 부서진 조각은 이름 그대로 조각나버린 미래요.
흘러갈 뿐인 시간은 헛된 희망이요.
바라 마지않던 빛줄기는 마음의 배신이요.
고생의 끝에 찾아온 낙은 또 다른 고통이고.
쌓이는 것은 피로요, 질투요, 집념이요.
얻는 것은 깊은 절망이요, 포기 못 할 희망이더라.
초대에 이끌려 지옥으로 들어가나니 그곳이 나의 진정한 지옥이니.
좌절의 끝에서 다시 일어나 한 줄기 빛을 찾아 떠나는 모험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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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예찬
죄지은 아라드인들이 가는 지옥은 평생 에픽조각만 나오는 지옥파티를 도는 지옥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