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에 SKT 분석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앞으로 분석글을 쓰기에 앞서 최근 라이엇 패치 방향에 맞춘 조합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아래의 글 내용은 암살자에 대한 대처 연구가 끝난 2015년도 롤드컵을 기준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기존의 조합은 크게 세가지였습니다. 돌진 조합, 포킹 조합, 장판 조합.
장판 조합은 들어오는 돌진 조합에게 강하고, 돌진 조합은 포킹 조합에게 강하고, 포킹 조합은 장판 조합에게 강하다 가 정석이였죠.
전 여기서 포킹 조합을 제외하고 돌진 조합과 장판 조합은 모두 기존의 정석 조합에 속한다고 봅니다. 앞으로의 글은 정석조합과 신식 조합의 차이점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석 조합의 특징
탑-탱커
정글-탱커
미드-AP 딜러
봇-원거리 딜러(그 중에서도 캐리형 원딜)
서폿-탱 OR 유틸 서폿
2017년도까지의 가장 대표적인 조합이며, 최근 1년 사이에는 더이상 보기 힘든 조합입니다. LCK가 가장 사랑했던 조합이기도 합니다.
물론 여기에 변화가 있기도 합니다. 미드에 AD 딜러인 제이스나 야스오가 가기도 하며, 팀 내에 탱커가 2명이 이미 있을땐 탑 혹은 정글에서 딜러픽을 뽑기도 하죠. 하지만 결국 중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앞라인은 든든한 탱커진이 버티고, 뒤쪽에서 딜러진이 딜을 하죠. 이런 정석 조합끼리의 싸움에선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전사(딜탱 브루저)를 보기 힘듭니다.
2017년까지의 이런 정석조합들을 보면, 리신조차 잿불거인과 탱템을 두릅니다. 아니면 아예 탱커 정글러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이러한 이유는 정석조합의 특징 때문입니다. 정석조합이 유행 할때는 보통 반반 파밍 후 후반을 봤습니다.
만약 탑이나 정글이 딜탱 브루저라면, 후반-극후반 한타에서 역할이 애매해 집니다. 앞에서 탱커와 같이 탱킹을 하려니 아이템 특성상 녹아버리고, 안으로 진입하자니 탱커진에게 막히고 서포터에게 막힙니다. 즉, 후반에 구도가 잡힌 한타에서는 할게 없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플릿이 강력한 나르 다리우스 조차 탱템 위주로 둘렀고, 유일하게 피오라가 그나마 딜탱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요즘 경기들을 보면 이런 정석 조합들과는 거리가 멉니다. 정글에서는 카밀 리신(용사 템트리) 신짜오 같은 브루저가 맨날 나오고, 미드도 이렐리아 아칼리 같은 암살자가 심심하면 나오고 원딜조차 비원딜을 기용하는 팀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게임시간이 짧아지는 라이엇의 패치때문입니다. 후반을 가는 일 자체가 적으니 중후반 난전에 강력한 조합을 구성하는거죠. 그렇기에 중후반에 든든한 탱커들은 대부분 사장되었고, 초중반부터 강력한 사이온 우르곳 같은 특수한 탱커만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변경된 오른과 세주아니도 그 일부입니다. 탱커로써의 탱킹력을 줄이고 교전능력을 늘렸습니다. 패치노트에도 이는 적혀있습니다.
이런 조합의 대표적인 예시는 그리핀입니다. 비원딜을 적극적으로 쓰고, 탑미드에서 이렐리아 아칼리 아트록스 사이온 등등 교전능력이 강력한 탱커/브루저/암살자를 기용합니다. 전 이런 조합을 '브루저 조합' 내지 '난전 조합' 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난전 조합이 유행한 또 하나 이유는 계속 나오거나 리메이크 됬던 챔피언들의 스킬셋 때문도 있습니다.
예전 딜탱 챔피언/암살자 챔피언인 다리우스, 오공, 일라오이, 제드, 카타리나 등은 탱커진을 뚫을 능력이 없습니다. 맨 앞에서 4코어 마오카이/세주아니가 버티고 옆에는 솔라리 구원을 장착한 브라움/알리스타가 원딜과 미드라이너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무리 피지컬이 좋아도 챔피언 특유의 한계 때문에 뚫기가 힘들죠.
하지만 최근 리메이크 된 챔피언과 대세 챔피언들은 다릅니다.
선봉진격검으로 적진으로 파고드는 이렐리아, 절대 은신으로 대놓고 뚫어버리는 아칼리, 초중반부터 강력하며 궁극기로 탱커인데 누킹이 가능한 사이온, 궁-W로 적 챔피언 전부를 붕괴시키는 라칸, 절대판정으로 적을 가두며 나머지 적을 넉백시키는 카밀 등등 최신 챔피언들과 대세 챔피언들은 유독 '진영붕괴'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즉, 정석조합을 깨부수라고 만든거죠. 이는 이렐리아와 아트록스의 패시브에서도 보입니다. 이렐리아는 보호막에 추가피해를 입히며, 아트록스는 보호막과 회복량을 감소시킵니다. 정석조합의 유틸 서폿을 저격한 패시브죠.
위의 이유로, 예전과는 다르게 현재의 난전조합은 상대 탱커진을 뚫기 쉬워졌고, 원거리 딜러와 탱커의 너프로 초중반에 승패가 결정되는 패치로 인해 난전이 대부분인 초중반이 중요한 현재 메타에서 정석조합은 사장되었습니다.
해설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대놓고 난전에 강력한 난전조합의 난이도는 쉬워졌고, 후반까지 끌고 가야하는 정석조합의 난이도는 올라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에 정석조합에 특화 되어있고, 후반을 가면 여전히 정석조합이 위력적인 모습이 나옵니다. 대표적인게 젠지VS그리핀 롤드컵 선발전 5세트입니다.
그리핀은 우르곳-세주아니-야스오-블라디-쉔
젠지는 나르-트런들-조이-자야-라칸
그리핀은 전형적인 난전조합이고, 젠지는 정석조합의 모습니다. 마지막 한타를 보면, 젠지쪽에게 바론버프와 장로버프가 있지만 구도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때 장로와 바론 버프가 역으로 그리핀에게 있는 정말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 서로 버프가 없는 상태였더라도 젠지가 이겼을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한타에서는 블라디와 야스오가 잘 진입한것 처럼 보였으나 뒤의 룰러를 끝내 물지 못하고 결국 자야 프리딜에게 전부 쓸려나갑니다. 이때의 패착 중 하나는 후반에는 공간적 무적으로 쓰이는 야스오의 바람장막이 빠진것도 있지만, 결국 강력한 난전 조합역시 후반에 원거리 딜러를 못 물면 결국 패배합니다.
이 예시를 보아도, 현재 메타에서는 난전 조합이 제일 잘 맞습니다. 애초에 후반을 잘 가기도 힘들고, 후반을 가도 사기적인 스킬셋을 지닌 암살자와 브루저가 원거리 딜러를 녹여버릴 가능성도 큽니다. 그러나, RNG는 여기서 해답을 찾았었습니다. 엄청난 캐리력을 가진 우지의 존재 때문이죠.
MSI 킹존 VS RNG 전을 보면, RNG는 탑-정글에서 탱커를 쓰고 미드에도 탱커를 기용 혹은 말자하 처럼 이니시가 가능하거나 블라디처럼 어그로 핑퐁이 가능한 미드를 택했습니다. 그리고 서폿에 유틸폿을 두고, 우지에게는 캐리가 가능한 쌍여눈 이즈리얼 등을 주었습니다.
또한, 미드에서 탱커를 사이온을 씀으로써 초중반 전투 능력을 잡았고, 아예 버티는 조합일때는 오른-스카너로 이니시에 집중했습니다. 초중반 전투력은 약간 부족해도 이니시로 변수 창출만은 확실한 조합을 가져온겁니다. RNG의 조합은 기존의 정석 조합과는 살짝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조합은 RNG만이 소화 가능헀지만, 전 LCK의 젠지 역시 이런 조합을 쓸 수 있다고 봅니다. 미드는 플라이 선수의 특수성을 이용해 난전에 강한 패치된 오른, 갈리오 등을 기용하고 후반엔 룰러의 캐리력을 믿는거죠. 이 부분은 젠지 분석글에서 더 자세히 쓰겠습니다.
즉, 현재의 조합은 난전 조합이 대세지만 팀에 따라 살짝 변화한 정석조합을 쓸 수도 있습니다.
현재 라이엇은 유독 난전 조합을 좋아하는것 같지만, 기존 메이지를 잘다루던 팀에게도 기회를 주었습니다. 바로 조이와 니코입니다.
조이도 역할은 기존의 메이지와 비슷하지만 E와 궁극기+Q로 엄청난 변수를 주었습니다. 니코는 궁극기+W로 난전조합을 카운터 칠 여지를 주었고요.
이에 반대인게 파이크와 카이사 입니다. 기존 어느 서폿과도 다른 역할을 부여받은 암살자 서폿 파이크와 궁극기로 진입을 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원거리 딜러 카이사
이중에서 카이사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은 기존의 베인과는 살짝 다릅니다. 베인은 존재 자체가 왕귀챔이기 때문에 플레이 자체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입니다. 즉,진입을 결정 하든 말든 이미 픽 자체에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에 반해 카이사는 살짝 다릅니다. 물론 카이사도 후반 캐리력이 굉장히 뛰어난 원딜러지만, 이는 베인의 딜링과는 다르게 궁극기의 안정성과 위험성이 같이 결합된 특성때문입니다.
카이사가 픽이 됬다고 해서 상대팀이 노골적으로 봇만 파지는 않습니다. 베인이 궁 Q를 생존을 위해 쓰거나 진입을 위해 쓰거나 선택할때 카이사의 궁극기는 오직 돌진만을 위해 쓰입니다. 보호막의 존재는 이미 물린 상태에서는 도움이 되기 힘듭니다. 카이사는 플레이 상에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선택하는 원거리 딜러입니다.
현재 라이엇이 바라는건 아마 위의 정석 조합과 난전조합이 같이 어우러지는것 일겁니다. 현재 나온 신챔피언 사일런스는 진형붕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진 않지만, 미드에 사용될 AP챔피언이고, 궁극기에 큰 변수가 있습니다. 이는 니코와 조이 같은 정석 메이지에 가까운 챔피언을 만들고 싶던 의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9.2패치에서는 쉔, 문도, 태양불꽃망토의 상향과 기존 상위 챔피언이던 이렐리아 아칼리 갈리오의 너프가 예정되어있습니다.
아이템적 너프도 있습니다. 최근 있던 금지된 우상 상향은 유틸폿의 상향이고, 지크의 융합은 탱커서폿의 너프입니다. 라칸은 유일하게 둘 다 가는 특이 케이스죠.
앞으로 롤드컵 까지 약 10개월정도가 남았습니다. 원거리 딜러 아이템 변경이 예정되어있고, 쇼진의 창 같은 브루저 아이템도 고려대상입니다. 신규챔피언도 최소 하나는 더 나올거고요.
아마 앞으로의 롤 대회는 점점 보기 즐거워 즐겁니다. 난전 조합과 정석조합이 같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점점 조성되어가고, 언젠가는 딜링 서폿도 주류 서폿이 될 날이 올겁니다. 이런 패치에서 중요한건 각 코치님과 감독님들의 메타해석과 아이템 빌드 연구 입니다. 이번년도에는 LCK가 롤드컵을 탈환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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