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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 3월 31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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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 3월 31일, 맑음
책장에서 꺼낸, 군데군데 닳은 흔적이 있는 표지의 공책.
표지에는 크게 '쿠니키다 하나마루'라고 써진 붓글씨와 살짝 찢어진 부분을 이어 붙인 귀여운 핑크색 꽃모양의 테이프.
쿠로사와 가에서 루비쨩이 직접 수선한 손길이 남아있는 그 공책을 마루는 다시 읽었습니다.
빌둥스로만의 구절이 쓰여있는 가장 앞부분부터, 일주일 전 루비쨩에게 다녀온 날 남겨놓은 신께 구하는 용서와 다짐의 문장이 있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전부 다시 읽었습니다.
일주일 만에 다시 접한 일기장은 기묘했습니다.
작년부터 일기를 거의 매일 썼었기에 친숙하면서도, 봄방학동안은 단 하루도 쓰지 않은 탓인지 마치 남의 글을 읽는 것처럼 멀게 느껴졌습니다.
도대체 일주일동안 일기도 안쓰고 무엇을 했느냐구요? 특별한 것 하나없는 대답에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마루는 보통의 학생들처럼 봄방학을 보냈답니다.
하루종일 꽃을 보며 봄을 즐기기도 하고, 중학교를 졸업하신 다이아씨를 따라 우라노호시 고등부 건물에 들어가보기도하고, 루비쨩과 도쿄에 놀러가보기도 하고 말이죠.
지극히 평범해보여도 실은 마루에게 있어서 꽤나 각별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일주일 간, 마루는 자신을 찾으려 애썼습니다.
마루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어떤 요인들이 마루를 만드는 걸까.
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작은 마루만의 공간에 틀어박혀 보기도 하고, 할머님 할아버님 외에 다른 사람들과 만나보거나 도쿄 같은 더 큰 세계와 마주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진짜 마루를 찾아냈냐고 누군가가 물어온다면, 아쉽게도 아직은 제대로 된 대답을 할 수가 없네요.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그에 대한 정답을 쉽게 말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얼마나 스스로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모르겠고.
궁금해서 물어본 주변 사람들의 평가는 의외로 객관적이지 못한데다가 전부 제각각이었거든요.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았기에, 일단 마루는 더 알아볼까 합니다.
책장 속 아직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은 책들에서만이 아니라,
마루를 기다리고 있는 바깥 세계와 가장 깊숙한 마루의 마음 안쪽에서부터,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 탐험해보고자 합니다.
좋아하던 성가대의 가입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운동처럼 마루가 어려워 하는 일들과, 아직 마루가 접해보지 않은 많은 일들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주변 환경에도, 스스로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마루 자신을 살아보려고 합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한 걸음씩 마루의 지경을 넓혀 언젠가 마루의 껍질이 깨어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걷기 힘들어질때는 옆에서 루비쨩도 응원해줄테니, 이제 두려운 것도 없습니다.
그런고로.
틀어박혀 있던 작은 마음의 책장을 잠시 벗어나, 햇빛이 쏟아지는 밖으로 모험을 나가기로 다짐했으니.
오늘로서 페이지가 다한 이 일기장은 마지막이 됩니다.
마침 새 일기장에 일기를 쓰는 내일부터는 2학년, 4월의 신학기.
새로운 친구들과 성가대의 활동, 어느 쪽도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지만 마루는 벌써 두근두근합니다.
어쩌면 마루가 기다려왔던 자유로운 마루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줄곧 시작하고 싶었던 마루만의 이야기를 여기에서부터.
똑바로 힘차게 써 내려갑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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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
Aqours의 막내, 쿠니키다 하나마루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작성하기 시작한 SS, 프리지아가 끝났습니다
이것으로 Aqours의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한 SS를 전부 한 번 이상씩 썼네요
분량도 짧지 않았고 중간에 띄엄띄엄 쉬어가면서 올렸는데도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프리지아라는 SS의 직접적인 모티프가 된 것은, 역시 노란 꽃인 '프리지아'입니다
이 프리지아라는 꽃에는 마침 '영원한 우정'과 '당신의 시작을 응원합니다'라는 꽃말이 붙어있어서
루비와의 우정을 쌓아나가는 하나마루와, 성가대로 가입하는 것을 망설이는 하나마루를 응원하는 루비가 정말 적절하게 맞아떨어져서 제목으로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SS를 쓸 때 러브라이브 선샤인의 설정을 깨지 않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번 SS도 하나마루의 설정들을 고려하면서 작성했습니다
대신에 임의로 바꾸거나 애니와 G's 속 설정을 섞기도 했는데요,
예를 들면 G's에서는
하나마루가 절의 딸이라는 점 때문에 성가대의 들어가는 것을 망설이다가 루비의 적극적인 권유로 들어가게되었다는 점
하나마루가 좋아하는 소설의 장르는 빌둥스로만, 즉 성장소설이라는 점
애니메이션 설정에서는 중학교 때부터 루비와 친구가 되었다는 점을 가져왔고
그 외에도 루비가 머리를 기르다가 잘랐다는 설정은 본래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이지만 SS속에서는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부터로 변경
'어디를 가도 사람은 결국 혼자구나..'하는 대사는 하나마루의 자기소개에서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유명한 빌둥스로만인 '데미안'을 가지고 중학생 소녀 하나마루가 자신의 내면에 다가서며 성장하는 시간들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의도대로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ㅋ
조금 후기가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개강을 하고 나니 물리적으로 쓰는 시간이 부족해져서 자주 올리기는 어려워질 듯 합니다
어쨌든 러브라이브 관련으로 뭔가를 써나가는게 좋아, 계속 틈틈히 쓸 예정입니다
언제나처럼 어떠한 의견이든 들려주시면 감사히 참고하겠습니다(예전에 올려놓은 글들에 댓글 달아주셔도 전부 읽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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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하나마루가 즐기기를 바라면서 썼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18.03.24 09: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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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즉흥적으로 쓸 때도 있어서 누구의 SS가 될 지 아직 모르지만 또 들고 오겠습니다 | 18.03.24 09: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