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돌이에 대해서는 아마 아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1990년대 초반 SBS에서 개국 기념으로 자체 제작했던 일종의 홍보 애니메이션이죠
당시 SBS의 마스코트였던 빛돌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스페이스 오페라물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다들 기억하는것이 바로 입체안경인데
사실 그렇게나 홍보했던 것에 비하면 입체효과는 그다지 대단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없어도 별 지장 없었어요
거의 맛뵈기 수준이었죠. 어쨌건 뭐 시도했다는 것 자체로 의의는 있습니다
상자에는 세계 최초라고 쓰여있는데 사실일지 모르겠군요. 이미 미국이나 일본에서 하지 않았을까?
옆면에는 상자 윗면에 그려진것과 영 다르게 생긴 대역이 그려져있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복장도 다르고 얼굴도 다르고 머리에 쓴 월계관처럼 생긴 장식도 다릅니다
마치 중국산같죠. 하지만 사실 이쪽의 빛돌이가 실제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빛돌이입니다
전 옛날부터 솔직히 이거보다 저 흰자위 있는게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이 인쇄된 옆면
'일반인이 알고있는 장갑기병 보톰즈의 스토리'같은 장황한 스토리가 적혀있습니다
설명서는 한장입니다. 앞뒤로 인쇄되어 있습니다
런너는 알기쉬운 구성입니다. 오렌지색이 빛돌이, 하얀색과 파란색이 노틸러스호입니다
스티커도 들어있습니다만 품질이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전형적인 어린이 완구용 빤짝이 스티커라서
그나저나 왜 오렌지색인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냥 하얀색이면 안됐나?
안엔 이런 카드가 한장 들어있습니다. 스토리와 캐릭터 설명이 인쇄되어 있군요
잘생기고 운동잘하는 젊은이 캐릭터와 대담하며 키가 크고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네... 자뻑 같은게 미묘하게 웃깁니다
근데 잠깐, 구석에 뭔가 익숙한 이름이 있습니다
이런 사례는 옛날 장난감에서 흔히 발견됩니다. 상자에 인쇄된 제조사와 매뉴얼이나 런너에 있는 제조사명이 다른 경우 말입니다
근데 타미나? 타미나 과학 말이죠? 분명히 우리는 이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이미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타미나 사이보그 폴리스...
자세한 리뷰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어떤 분의 제보로 인해 저는 이것이 빛돌이에 나오는 네모 선장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 키트를 통해 타미나가 빛돌이 프라모델을 만들었다는 사실도 알았고요
어떻게 된 걸까요?
긴급히 사이보그 폴리스의 제조년도를 체크해봤습니다. 1993년 12월이군요
그리고 사이보그 폴리스의 커버아트는 이 두 캐릭터를 적절히 섞어놓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게 정말 정확한 시기였는지는 저도 잘 기억못합니다만, 일단 위키백과에 의하면 빛돌이는 1993년 1월 방영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빛돌이의 캐릭터를 무단표절한 사이보그 폴리스는 93년 12월 발매
표절 상품을 내놓기엔 너무 짧은 간극이 아닌가? 어떻게 된 걸까요? 추론을 해 봅시다
일단 타미나는 분명 SBS의 하청으로 빛돌이 프라모델을 만들었을겁니다. 그건 확실하겠죠
빛돌이 우주2만리는 1993년 1월에 방영을 시작했으니까 이미 그전 제작기획단계부터 OSMU사업은 계획을 해놨었겠죠
확실한 것은 빛돌이는 꽤나 많은 OSMU상품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장난감, 학용품, 보드게임 등등...
거기서 타미나에 프라모델을 만들도록 계약하고... 이 키트가 발매됐을겁니다
아마 키트 자체는 방영과 동시에 판매해야하니까 이미 방영전부터 제작되고 있었겠죠
제가 검색해보니 빛돌이 외에 다른 캐릭터의 프라모델은 나오지 않은 것 같더군요. 저야 인터넷으로만 본거니 확실히는 모릅니다만
그러니까 생각해봅시다, 원래는 모든 캐릭터의 프라모델을 만드려고 했지만 수익성 부족 같은 원인으로 인해 캔슬됐다
그렇지만 이미 금형은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면? 그런데 그걸 빛돌이 이름으로 팔 수는 없었다면?
그렇다면 대충 만든 급조한 설정과 함께 이름을 바꿔서 전혀 다른 캐릭터처럼 팔아먹자
이 결론에 도달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사이보그 폴리스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그냥 제 좁은 식견으로 낸 추론이니까 정확한 정황은 아닙니다. 사실 뭐 누가 알겠습니까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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