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작별이구나. 난 갈 자격이 없구나, 미안하다. 아들아. 배를 타고 쿠엘탈라스로 도망가서 숨어지내거라. 그리고 오늘, 우리들이 다시 저지른 죄악을 잊지말거라."
"아버지....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카아! 빈 모크 타자크 차!(가거라! 내가 널 지킬것이다!)"
아버지는 달려나갔고....
"아버지!!!!!!!"
나는 울부짖었다. 그런데....
"까아악! 끼이이익! 끼이이익!"
"으윽! 뭐야?!?! 아악!! 뭔 소리야?!?!"
뜬금없이 왠 마찰음이 내 고막을 찔러댄다.
"일어나! 모르탁 문글레이브! 일어나! 이 살찐 오크 흑마법사야!"
"아아악!!! 멈춰!"
나는 고통스런 소음에 고함에 정신을 차렸다. 내 눈 앞의 아버지와 그들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오직 내 방에 있는 내가 서있었다. 방금 건 꿈이었구나. 이제 자각했다.
옆에는 내가 데리고 다니는 임프, 노크타이가 양푼냄비와 숟가락을 들고 있었다. 그 소음이 마찰음이였나?
"얌마! 너 달라란으로 가서 일해야지! 빨리 일어나! Wake up! Tenno! 아니지! Wake up! 모르탁!"
"10분만 더!!! 제ㅂ...! 아악!!"
노크타이는 양푼냄비로 내 머리를 때렸다. 야! 깨운다고 머리를 때리냐?! 내 의식이 시공의 폭풍으로 잠깐 다녀왔다.
"10분이 아니라 평생 자겠재! 너그의 청각을 고주파 공격으로 테러해주지!"
노크타이는 양푼냄비와 숟가락으로 마찰음을 낼려고 했지만 나는 살려달라는 듯 소리질렀다.
"노크타이! 그만해! 일어났어! 일어났다고! 내 뿔테 안경...."
나는 선반 위의 뿔테 안경을 찾았다. 뿔테 안경이 없으면 시야가 뿌옇게 되어 보이지 않는다. 어디 있지.... 찾았다. 뿔테 안경을 쓰니 모든게 잘 보인다.
"야! 빨리 밥 먹고 옷 입어야지!"
"알았다니까! 그러니까 잔소리 하지마! 난 빨리 하고 있다고! 밥 먹을 준비 해야겠어...."
그놈의 잔소리.... 어찌됐든 재빠르게 식사를 했야 했다. 뭐 먹을까, 뭐 먹을까, 뭘 먹을까요.... 땅콩버터를 빵에 발라먹을까.... 아니면 누X라를 빵에 발라먹을까.... 아 고민된다. 그래, 누X라는 아껴야하니 땅콩버터를 꺼내 발라먹기로 했다. 그리고 우유도 곁들기로 했다.
"또 땅콩버터얔? 너 살 무지막지하게 쪘는데, 또 먹게? 어제는 밤에 누X라 발라먹더니만?"
노크타이가 내 식단 가지고 놀렸다. 아오 씨! 짜증나!
"내 식단 취향인데, 존중 좀 하면 안되니?!?! 응?!"
"너그가 하도 샐러드를 안먹고 빵에 땅콩버터를 발라먹어대니까 너그의 위장과 냉장고의 샐러드가 욕하겠다. 얌마!"
하아.... 그래, 그래 알았다고! 그래, 괜히 샐러드에게 미안해졌다.... 결국 샐러드를 꺼냈다. 그리고 딸기 요거트를 뿌리려....
"어허! 씁! 플레인 요거트를 뿌려야지! 딸기는 당분이 있잖엌!"
아.... 짜증난다. 이토록 격렬한 짜증이 몰려온적이 없었다. 짜증을 격노로 바꿔 원시의 분.... 아니, 피의 격노를 쏟아부어버리고 싶다.
"한번만 더 그러면 소환 안한다! 노크타이!"
"그러면 어떻게든 여기로 돌아와서 너그가 평소에 읽는 만화들과 소설들을 뿌려주짘!"
만화과 소설들을 뿌린다니, 크윽.... 나의 아킬레스건을 건들다니! 그렇게 된다면 내 친구들에게 아니, 오그리마를 너머 호드 전역에 내 취향들이 퍼져 내 평판이 박살날거야.... 그래, 나의 패배를 인정한다. 노크타이.
"그래, 그래 내가 졌다. 아, 이런! 시간이 이렇게 되다니! 빨리 먹어야겠어! 노크타이! 너도 식사하고 가자고!"
"예솔! 칫솔! 마데X솔!"
씁.... 이번 식사가 푸성귀라니.... 빵이랑 땅콩버터를 먹어야지 먹은 것 같은데.... 아, 샐러드야 미안하다.
그리고 옷도 차려 입기로 했는데.... 거울을 보니 뱃살이 나온 내 모습이 비친다. 휴우.... 정말 살이 쪘긴 쪘구나. 아, 서둘러야겠다! 내가 평소에 입던 로브를 입기로 했다. 그리고 신발을 신고 달려야겠다!
"노크타이! 가자! 서둘러!"
노크타이는 그러거나 말거나 멀록 말투를 흉내내며 말했다.
"옳키! 가자!"
오그리마엔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으며 찬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있었다. 여러 사람들은 아침을 맞이하며 분주하게 달려가고 있었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근데, 여기서부터 어둠의 틈새 까지는 왜 이렇게 멀까....
"헥헥.... 뭔 놈의 어둠의 틈새는 우리가 있는 곳에서 왜 멀까.... 아니면 내가 운동 부족이라서 그런가...."
"힘내셬! 모르탁! 어둠의 틈새에서.... 맛있는 치킨이 기달리고 있을거얔! 겉은 바삭! 속은 촉촉! 치키인~! 카자 콜라도! 달콤한 카자 콜라!"
"치킨? 그래.... 치킨! 식욕을 주체 할 수가 없군! 힘을 내야겠어!"
그래,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치킨이 어둠의 틈새에서 기달리고 있을 거야.... 그렇게 나는 노크타이가 바람을 넣어 나의 기대회로를 뺑뺑 돌려주었다. 그리고 기대회로는 나의 동력기가 되어 어둠의 틈새로 냅다 달리게 해주었다.
근데, 잠만....
"근데, 잠만.... 내가 왜 달린걸까? 지옥마를 타고 갈걸...."
"치킨에 정신팔리니까 달린거 아닐깤? 켈켈!"
아, 지옥마를 소환해서 타고 갈걸! 젠장.... 모르탁, 이 멍청이! 내가 왜그랬을까...?
"운동이라고 생각하셬! 너그의 뱃살을 빼주는!"
저 놈의 임프! 하여간, 인성질은 잘해요. 휴우....
어둠의 틈새의 입구에 도달했다....
거기엔 오그리마 공성전의 희생자들의 추모비가 있었다. 가끔 그 추모비를 보면 많은 생각이 난다.
죽어간 선배들, 학우들.... 그리고 부모님.... 그 많은 생각들 속의 나는 슬픔과 분노가 교차한다.
또한 우리 오크가 저지른 죄악에 대한 반성도 함께 교차한다.
그렇다.
우리들은 침략과 학살을 저지른 죄악을 가졌다.
우리들은 어리석은 자존심을 버리지 않는다.
우리들은 자신들의 명예가 옳은지를 생각해보지 않는다.
우리들은 진정한 강함은 힘의 유혹을 무찌르는 것이라고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들은 다시 한번 더 큰 잘못을 저질렀다.
아버지는 내가 어릴적에 말씀하셨다. 우리 오크의 잘못을 잊지 말라고. 우리들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할지언정, 나 자신이라도 바로 잡을 것이다. 또한 설령 현실이 바꾸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해도, 내가 어리석다고 말하는 것들이 옳은 것이었다고 해도, 힘을 키워 그것들을 바꾸고 싶다.
예를 들면, 동족들은 말한다. 약한 것은 죄악이라고. 그래 맞아, 그것 때문에 난 흑마법의 소질을 발견하기 전 까지 왕따당하며 살아왔다. 아기때 물에 빠뜨려 죽었어야 했는데 부모님도 약해빠져 못죽인거 아니냐며 패륜적인 조롱까지 들어야했다. 그런 탓인가, 지금도 힘을 키워 약한 것이 죄악이라는 사실을 깨부셔버리고 싶다는걸 꿈꾸고 있다.
또, 나는 그 조롱한 새끼를 흑마법으로 화상을 입혀버렸다. 그러나, 이는 잘못되었다고 아버지를 통해 깨달았다.
힘으로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닌, 힘의 유혹을 물리치는 것이 참 된 강함이자, 명예라는 것임을. 나는 흑마법사가 되었지만 절대로 힘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해왔다. 우리들이 그런 잘못을 저지른 것을 거울 삼아....
또, 내가 어릴 적, 세상은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을 봐야한다고 아버지께선 생전에 말씀하셨던게 생각났다. 그래, 가능성. 그래서 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흑마법사로. 그리고 난 오늘도 이 추모비 앞에서 다짐한다. 그 가능성을 믿기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또한 언젠간 평화가 올 것이라고.
"모르탁! 잡 생각 그만하고 빨리 달라란으로 가야짘!"
아, 너무 많은 생각을 했구나.
"그래! 노크타이, 좋아! 가자!"
오늘도 나는 나아간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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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소설 써보았습니다! 차후에 이 캐릭터 이야기 써보고 싶을때 풀어나가야 겠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