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올해를 쭉 지켜보니 확실히 최근의 신인 풀은 대어급이라기보단 후발주자, 틈새공략형으로 보이는 성우들이 다수를 차지하더군요. 그만큼 13년, 14년에 존재감이 뚜렷한 신인들이 다수 출현했단 말인데, 물론 타카하시 리에처럼 실력 탄탄하고 소속사 빵빵하면 푸쉬 시점에 관계 없이 포텐셜에 걸맞는 대접을 받게 마련입니다. 단지 이런 성우들의 쪽수가 13년, 14년의 풀보단 확실히 밀린다는 인상을 지울 순 없단 정도.
올해엔 특히 81 프로듀스의 쌍포 타카하시 리에, 우에다 레이나가 강세를 보인 한해였죠. 이 둘은 사실상 안착했다고 봐도 무방하겠고요. 그외에 타나카 아이미, 아사쿠라 모모, 키무라 쥬리 등도 차후 커리어 상승을 기대하는데요, 오늘은 이들보다 늦은 시점에 푸쉬를 받기 시작한 성우들을 대상으로 써봅니다. 물론 제가 미처 언급을 못했던 성우들을 댓글로 언급해 주시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나가나와 마리아 (아임 엔터프라이즈/ 스텔라의 마법, 혼다 타마키 역)
제게 아임 엔터프라이즈 내에서 오오니시 사오리, 오자와 아리의 뒤를 이어 가장 수월하게 안착할 성우를 물었을 때 주저 없이 이 사람 이름을 대왔습니다만, 2016년은 이 성우가 자신의 포텐셜을 유감 없이 발휘한 한해였다고 기억될 듯하네요. 단칸방의 침략자에서 거친 원석으로만 보이던 연기와 비교해 보세요. 이 사람의 타마키는, 예전 종종 귀를 거슬리기 하던 거친 매듭이나 호흡을 거의 들려주지 않습니다.
타고난 음색과 성우 본인의 4차원 캐릭터만으로도 경쟁력이 완연한데, 이제 연기력까지 따라오는 분위기네요. 데뷔 시점부터 딸려오던 쿠기미야 리에의 후계자라는 부담스런 타이틀에 얼마나 부응하는 커리어를 쌓을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센본기 사야카 (아임 엔터프라이즈/ 걸리시 넘버, 카라스마 치토세 역)
어떻게 보면 아임의 뜬금포였다는 감상이 든 신예였습니다. 워낙 커리어 스타트 라인에서 안 좋은 선례를 남겼기에 불안감이 없진 않았지만, 갑철성의 카바네리에서 아임의 기대주다운 안정적이고 스탠다드한 연기로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다만 강렬한 개성을 장착한 음색이 아니다는 면은 있지만요.
걸리시 넘버에선 군데군데 모험적인 발성이 자주 들리는 하늘하늘한 연기 컨셉이었죠. 이건 사실상 음향팀의 주문이 크다고 봅니다만, 이런 연유로 5화의 우는 연기는 상당히 어색하게 뽑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좀더 스탠다드하게 각을 잡은 연기를 시키니 11화에선 감정씬을 한결 낫게 소화했다는 점. 예전에 우에다 레이나도 그러했지만, 최근 자연스러움을 살리고자 테크닉의 기본을 희생시키는 경향이 간혹 보입니다. 충분히 실력이 되는 신인들에게 처음부터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기도 하고요.
혼도 카에데 (아임 엔터프라이즈/ 걸리시 넘버, 쿠가야마 야에 역)
이 사람은 천상 히로인 하게 될 음색을 보유한 복 받은 성우입니다. 성우 본인도 라디오 등에서 의욕 충만하고 귀여운 제스쳐를 잘 취해서 눈낄을 많이 끌고요. 최근엔 S스러움을 강조하는 컨셉인데 이것도 은근히 반응이 괜찮고요. 다만 연기력 검증이 아직 안 됐다는 변수가 있었습니다만, 이번 분기 들어, 3분기 방영중지작인 레갈리아에 경녀, 걸리시 넘버까지, 총 세 작품에 주연으로 이름을 올려놨죠. 개인적으로는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본 분기로 평가합니다.
걸리시 넘버의 야에는 상대적으로 캐릭터가 색깔이 강해서 그만큼 일면적이죠. 그래서인지 연기에 통일성을 부여하기가 쉬워 보이더군요. 게다가 혼도 본인이 연기에 양념을 잘 붙여요. 본인의 예쁜 음색을 잘 살리는 추임새들이 다들 인상적입니다. 반면 경녀의 논은 천연 도짓코 캐릭터이긴 한데 캐릭터 본연의 농도가 다소 옅더군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혼도가 캐릭터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달까요. 전반적으로 미지근한, 뽑히다 만 소릿값들도 은근히 자주 들리고요. 허나 가능성은 확실히 보여준 분기였기에 차분하게 지켜보면 될 듯합니다. 무엇보다 이 친구는 음색이 강점이라...
스즈키 에리 (도쿄배우생활협동조합/ 걸리시 넘버, 소노우 모모카 역)
사실 타카하시 리에, 우에다 레이나와 함께 올해 두각을 나타낸 신예급 성우를 뽑으라면 스즈키 에리도 주요 후보자 중 하나죠. 데뷔 시절의 주연작인 단칸방의 침략자에서도 히로인을 맡은 신인들 중 연기의 틀이 가장 탄탄하게 잡힌 성우로 기억하고요, 이후에도 내실 있는 역을 적잖이 잡아내며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그러다 올해에 사토 쥰이치 사단에 합류하는 쾌거를 이룩합니다.
다만 이 사람은 타카하시의 투명한 발성 통제력이나 우에다의 화려한 표현력과는 궤를 달리하죠. 전반적으로 옹골찬 소리보단 무게를 던 가뿐한 발성으로 승부합니다. 이런 점이 사토 쥰이치 감독의 눈길을 끌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물론 플라잉 위치의 로리 연기를 보면 그냥 하늘하늘하기만 연기자만은 아닙니다만, 걸리시 넘버에선, 이건 센본기 관련해서도 나온 얘기입니다만, 뭐랄까요, 연기가 좀 풀어져 있달까요. 기본적으로 꽉찬 소리가 주가 아닌 사람이라 이런 특성이 더욱 도드라지네요.
오오조라 나오미 (아오니 프로덕션/ 장신소녀 마토이, 쿠사나기 유마 역)
이 사람은 제가 그간 이 게시판에서 고평가를 했던 신예들 중 유독 힘을 못 받고 있는 케이스에 해당되죠. 기본적으로 로리쪽 연기자에 가까운데 확실히 이쪽이 경쟁이 치열합니다. 마찬가지로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는 타나카 마나미, 요시다 유리, 야마오카 유리 모두 그쪽이 주력이니... 다만 오오조라는 아오니 소속이기에 저 성우들보단 조금더 유리하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다들 알다시피 심야 애니판의 여성우 쪽에서 요즘 아오니의 입지가 그렇고 그러니깐요.
허나 올해 4분기도 그렇고, 무엇보다 내년 1분기에 주연급 출연작이 2편이나 됩니다. 특히 가브릴 드롭아웃이 중요하죠. 어찌했듯 이 사람으로선 처음으로 제대로 된 푸쉬를 받게 됩니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제대로 기운을 받지 못하면 앞으로도 아이마스 활동 이상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참, 장신소녀 마토이에서도 특유의 색깔 있는 연기는 여전합니다. 다채로운 표현에 능한 성우라서 이 사람 연기를 들으면 지루하지가 않네요.
하나모리 유미리 (스왈로우/ 작열의 탁구 소녀, 츠무지카제 코요리 역)
이번 분기 신인들 관련해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으로 단연 작열의 탁구 소녀를 뽑습니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신예급 성우들로 수를 놓고 있는데, 이들 중 특히 인상 깊었던 성우들 위주로 소개를 해보죠.
주연 투탑 중 한 명을 연기하는 하나모리 유미리는, 물론 이후 포니캐년의 행보에 따라 상황이 역전될 수도 있지만, 솔직히 포니캐년의 스폰서쉽의 굴레에 갇히기엔 포텐셜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로 부상하기 위한 주요 조건을 완비하고 있는데, 역시 연기가 좋네요. 목소리부터 충분한 개성을 담은, 거기다가 로리쪽에 가까운 음색이라 경쟁력도 높고요. 게다가 이 사람의 코요리 연기를 지금까지의 주연작과 비교해 보면, 자신이 살릴 수 있는 캐릭터의 가짓수가 꽤 풍부하다는 점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발성도 탄탄해서 소리들이 뭉개지는 면도 없고요.
스폰서들이 운영하는 소속사의 장단점은 명확합니다. 연기 이외의 컨텐츠에도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마치 연금 급여와도 같은 혜택이 있지만, 스폰서의 캐스팅 개입력이 떨어질 경우에는 그만큼 대중적인 애니에 자주 캐스팅 되기 힘들어 진다는 약점도 동반되죠. 다만 포니캐년이 성우 매니지먼트를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았기에 아직 활동폭을 확고히 예단하긴 힘들다는 점입니다.
타나카 미나미 (에이벡스-81 프로듀스/ 작열의 탁구 소녀, 카미야 아가리 역)
또다른 히로인을 연기하는 타나카 미나미는, 이미 하나야마타를 통해 제가 고평가를 한 적이 있고요, 아무튼 WUG 내에서 최우선으로 손꼽히는 연기 경쟁력을 보유한 친구죠. 다만 WUG 프로젝트의 상업성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에이벡스 소속이라는 특성상 캐스팅될 영역이나 횟수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보게 되는 이 친구의 주연 연기는 역시나네요. 거의 정석에 가까운 중저음 츤데레 연기인데, 이걸 하나야마타의 초음파 금발 천연로리 연기에 대보면 더더욱 성우의 연기폭을 칭찬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론 81에서 따로 떼어다 본격적으로 키워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케이스...
코우노 마리카 (마우스 프로모션/ 작열의 탁구 소녀, 텐카 하나비 역)
코우노 마리카의 첫 주연작 그것이 성우는 사실상 타카하시 리에의 후타바에게 무게중심이 쏠린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코우노의 연기도 충분히 주목할 만했지만, 특히 음색의 경쟁력을 감안한다면 정통 히로인이나 로리 캐릭터를 맡기기엔 다소 미지근한 면이 있음을 부정하긴 힘들더군요. 그런데 코우노의 소속사 보이스 샘플을 들었을 때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단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연기를 코우노의 2번째 주연급 출연작에서 듣게 되네요. 좋은 연기입니다. 이 사람 원래 방정맞은 듯한 고음역 보이스를 보유한 사람인데, 이걸 베이스로 해서 적절하게 양념을 치니 근사한 캐릭터가 탄생하더군요. 연기 기본이 괜찮게 잡힌 성우라서 이후에 자기 몸에 맞는 역을 맡으면서 차근히 커리어를 높이면 될 듯합니다. 게다가 외모가 돋보인다는 플러스 요인도 안고 가는 사람이니...
쿠와하라 유키 (마우스 프로모션/ 작열의 탁구 소녀, 이츠모 호쿠토 역)
코우노 마리카와 함께 마우스 프로모션의 체질(?)을 바꿔 놓고 있는 대표주자입니다. 일단 귀여운 외모로 어느 정도 먹고 들어가는 사람이라서, 이후에 양질의 컨텐츠만 잘 받으면 인지도를 대폭 올리는 것도 그리 어려운 과제가 아닐 듯 싶네요. 더군다나 코우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팔리는 보이스라서 더더욱 유리하다는 점.
다만 지금까지 맡은 주연급 작품들이 애매하긴 하죠. 초단편 애니 2편에 별다른 연기 테크닉을 요구하지 않는 서민샘플의 극히 정적인 쿨데레 연기 등등. 일단 작열의 탁구 소녀에서도 쿨데레 연기지만, 그래도 성우가 자신을 드러낼 여지가 많은 캐릭터라서 커리어에 도움이 많이 될 거 같네요. 물론 연기도 깔끔하고 교과서적이고요. 보이스 샘플을 들어 보면 쿨데레 연기에만 캐스팅될 이유는 없어 보이기에, 앞으로 어떤 역으로 커리어 상승을 이끌어 낼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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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나와 마리아는 말씀 대로 정말 연기에 각히 제대로 잡혔더군요. 스텔라의 마법의 흥행 여부에 관계 없이요, 로리 연기에 한해서는, 미나세 이노리의 독주에 일정 정도 제동을 걸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16.12.17 01: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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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WUG와 i☆Ris의 경우, 성우 매니지먼트는 81이, 아이돌 활동은 에이벡스가 책임지는 공동 프로젝트죠. 하지만 외부에선 81이 어느 선까지 성우업을 담당하는지 모른다는 거고요. 다만 확실한 건 캐스팅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타나카 미나미의 주연급 출연작인 WUG, 프리파라, 하나야마타, 작열의 탁구소녀, 슈발체스마켄 모두 에이벡스가 스폰서로 참여한 작품들이죠. 즉 스폰서 지정 캐스팅이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성우 활동에서도 에이벡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제가 WUG와 i☆Ris 성우들을 소개할 땐 항상 에이벡스 소속임을 명시하곤 합니다. | 16.12.17 01: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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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렇군요 평소에 스폰서에는 관심히 없어서 그런 외부사정까진 잘몰랐는데 배우고 갑니다 정성스러운 정보+대답 감사합니다 | 16.12.17 01: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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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특히 히카사 요코 관련해선 그럭저럭굽신 글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네요. 혼도 카에데는 말씀하신 듯 처음 영상방송 같은 데 나올 때에 무지 소극적인 적도 있었는데, 요즘 방송 보면 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할 정도로 그 사이에 탈바꿈했죠. 이 친구는 목소리, 소속사빨로도 타 성우들을 많이 압도하기에, 솔직히 연기력만 안정되면 확 뜨는 건 시간문제일 듯합니다. 코바야시 댁의 메이드래곤 메인 성우진은 확실히 신인급이긴 한데, 다들 연기, 그외 활동 등 이러저러 활동을 꽤나 해온 사람들이죠. 애니만 히트 치면 시너지 효과가 장난이 아닐 거 같습니다. 참, 여기 캐스팅 보면 확실히 마우스. 배협이 정말 잘 나간다는 게 훤히 드러나네요. 아오니, 켄프로하고 격차가 더 벌어지는 듯한;; | 16.12.17 20: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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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연기하고 싶은 성우들에겐 81은 매우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i☆Ris, WUG의 행보를 보면서, 확실히 81이 아이돌 사업에는 조심스러워 한다는 모습이 보이긴 하네요. 아스미 카나 데리고 거하게 말아먹은 경험이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 두 팀은 에이벡스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있는 듯해요. 문제는 아이돌 활동 말고, 아예 저 성우들의 연기 활동마저 에이벡스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니... 이렇게 아이돌 팀으로 데뷔한 경우에는 인지도를 쭉 유지하면서 '얼마나 버티면서' 활동 영역을 늘리느냐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다만 저게 가능하려면 그만큼 소속사가 믿을 만한 곳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죠. 누마쿠라 마나미, 하라 유미처럼 인고의 세월에 대한 보상을 받은 케이스만 봐도 소속사의 중요성은 명확해지깐요. 결국 에이벡스가 이걸 얼마나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인데... 그나마 괜찮은 시나리오는 이후에 81이 장기적으로 이 성우들을 안고 가준다는 건데, 솔직히 몇몇 성우들 외에는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할 가능성도 크니깐요. 더군다나 그 몇명이라도 81이 제대로 거둬 준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말씀하신 대로 81은 소속사 규모가 너무 규모가 크죠. 푸쉬 받을 성우들이야 넘치고 넘쳐나는 곳이니... | 16.12.18 22: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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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이 늦었습니다. 즐겁게 읽어 주셔서 제가 더 기쁘네요. 항상 잘 부탁 드립니다. | 17.01.02 04: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