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넌트 하이를 읽었습니다.
솔직히 레버넌트란 명사는 잘 몰랐지만, 찾아보니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사람을 뜻하는 명사. 라고 하더군요. 제목 뜻풀이를 해보면 Revenant High (School) 대충 이런 느낌이려나요.
귀환자들의 고등학교. 이세계 고등학생들을 위한 학교. 이 작품의 매우 중요한 핵심 소재입니다.
흔히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들 하죠. 환경이 조금만 달라져도 흠칫하지만 며칠만 있어도 적응하게 되버리는.... 처음에는 이세계에 떨어진 고등학생들은 당황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곳에서 각자의 생활을 영위하며 서서히 자라게 됩니다. 이세계에서의 생활도 익숙해지려는 찰나, 어느 날 갑자기 다시 현계로 불려와 3년 동안만 다시 여기서 살아라. 라고 누군가 얘기한다면? 과연 그 이세계 고등학생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작품에서 주요 갈등으로 여겨지는 부분은 이 부분. 과연 그들은 태어났던 현계를 더욱 중요시할까. 아님 적응했던 이세계를 더욱 중요시할까. 다른 이고깽 작품에서는 종종 무시하고 지나쳤던, 현계에서의 인연을 더욱 중요시하는 이 작품은 어딘가 차별화 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 멋스러운 것은 아니다. 나이를 거꾸로 먹어 아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P.219 이세계 고등학생 깽판물들의 주인공들, 그러나 그들은 아직 사춘기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학생들의 나이는 천차만별입니다. 물론 이세계에서의 나이와 현계에서의 나이를 합하면 수십살, 수백살이 되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들이 이세계로 떨어졌을 때 그들의 나이는 최소 중학생 최대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사춘기는 흔히들 예민한 시기라고 하죠. 그런 시기에 홀로 이세계로 떨어진 그들은 살인을 경험하기도 하면서 안 좋은 것들에 노출되어, 제대로 된 성장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한 선택의 기회도 필요합니다. 자신이 이세계에 있어야 하는지, 현계에 있어야 하는지를.
그래서 이세계 고등학교는 이런 아이들을 위해 있던 것이 아닐까요. 어린 사춘기에 이세계로 떨어진 아이들을 위해 말이죠.
작품에서 등장하는 아이들의 선택은 작품 내에서 매우 심도 있게 다뤄집니다. 그걸 유의하면서 보시면 즐거운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 중간 중간에서 보이는 작가의 위트 있는, 센스 있는 문장들도 매력적입니다. 가령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이용한 스토리텔링도 알아챈 분들에겐 소소한 재미가 되지 않았을까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는 시니컬한 수영이와 귀여운 미류. 남자 캐릭터 중엔 대식이가 진국이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