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 사람이 앉기에도 비좁을 정도로 벽들과 천장이 좁혀들고
계속 어떻게든 탈출해보려 노력하던 핀은 꿈쩍도 않는 절망에 낙담합니다.
사이먼은 영웅이지만 아직 어른이라고 할 수 없는 소년을 위로합니다.
다시 정신을 차리자마자 소멸의 위기에 던져졌음에도 그는 어떠한 원망도 토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와 함께 최후를 맞게 될 사랑하는 연인과 자신을 도와준 소년에게 마지막 위안을 주려 얘쓰는군요.
그렇지만 베티는 그 다정한 위로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녀가 사이먼을 광기에서 빠져 나오게 하도록 노력했던 것은 그를 제정신인 채로 죽음보다 더한 죽음으로 내몰기 위해서가 아니었으니까요.
어찌할지 궁리하던 그녀는 얼음 왕관이 다시 힘을 찾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떄 절망에 사로잡혀 있던 핀의 눈 앞에 구멍이 뚫리고 그 너머에서 제이크와 그가 아는 지인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기적처럼 생겨난 탈출구에 핀도 사이먼도 진심으로 기뻐하는데
베티는 사이먼에게 청천벽력 같은 말을 합니다.
골브의 체내에 자신은 남아있겠다고요.
골브의 영향으로 본질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간 건 두 연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왕관 역시 사용자를 광기로 물들이는 불길한 도구가 아니라 처음 제작되었을 때처럼 사용자의 소원을 들어주는 기능만이 남아있었죠.
지금이라면 이 세상과 사이먼에게 위협이 되는 골브를 퇴치할 수도 있다고 베티는 말합니다.
물론 이 모든 소리는 사이먼에게는 부차적인 것으로만 들릴 뿐이죠.
신경 쓰지 말고, 아니 신경을 써도 좋으니 제발 나간 뒤에 하자고 베티의 안전을 걱정하는 사이먼의 호소에
베티는 애인을 포옹하고는 사이먼이 아이스 킹이었을 때나 지금이나 그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된 자가 그녀 자신이었음을 사죄합니다.
그렇게 그녀는 떠나지 않으려던 사이먼과 핀을 통로로 밀어버리고
어둠과 함께 찾아온 붉은 적막 속에 홀로 남은 채 왕관을 씁니다.
베티는 애인이 살아갈 세상을 없앨지도 모를 골브를 쓰러트리기 위해 소원을 빕니다.
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단어를 바꾸고 반복해서 외쳐도 변하는 것 없이 벽은 점점 밀려들어올 따름이고
골브의 위는 축소될 대로 축소되어 그녀가 제대로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골브의 힘이 왕관을 창조한 4대 정령의 힘을 압도해서 위해를 끼치지 못하는 것이지요.
당혹과 공포로 거칠어진 숨을 내뱉으며 베티는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어떻게 해야 골브가 사이먼을 해치지 않을지를요.
결국 포기를 모르는 궁리 끝에 그녀는 답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조여드는 어둠 속에서 베티는 오랫동안 잊었던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염원합니다.
나는 사이먼이 늘 안전하기를 바래.
떠밀려 내려오던 핀과 사이먼을 제이크와 마셀린이 붙잡아 내려오자
그 순간 골브의 몸에서 강렬한 광휘가 발하며 천지를 흑백으로 물들입니다.
그 광휘에 휘말려 골브의 하수인들은 소멸되고
그 빛의 파장의 중심에 있던 골브에게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광휘가 사라졌을 때 골브는 거대한 아기의 형상이 아니라 마법사의 형상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너도 3단 변신 기믹있는 최종보스냐!
사람들은 변한 골브의 모습에서도 불안 밖에 느끼지 못하지만
사이먼 만은 골브의 눈동자를 들여다 보고는
그 눈동자에서 언제나 그의 공주였던 베티를 찾아냅니다.
골브에게 신체적으로 위해를 줄 수 없던 베티는 대신 그녀가 골브와 하나가 되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천년 만에 드디어 그 긴 고독의 세월을, 괴로움의 시간을 함께 끝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사랑하는 그녀가 돌이키지 못할 선택을 한 것에 사이먼은 비탄에 젖어 흐느낍니다.
마셀린은 슬픔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사이먼을 부축해주며
베티가 온 마음을 바쳐 그를 사랑했기에 그리고 그가 결국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 온 마음으로 믿었기에
그런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위로해 주지요.
사이먼이 무사한 것을, 그리고 그 곁에 그를 지지해줄 사람들이 있는 것을 확인한 베티는 그렇게 혼돈의 틈으로 영원히 떠나갑니다.
그리고 베티가 떠난 구멍에서 얼음 왕관이 떨어지는데
이를 권터가 쓰게 됩니다.
이런 진 최종 보스 다음에 히든 보스냐! 와라! 이 크툴루야!
제이크는 오갈로그의 각성을 경계하지만
권터는 오갈로그의 힘을 되찾는 대신 평소 존경하던 아이스 킹이 되기를 원했었군요,
권터가 2대 아이스 킹으로 등극하면서 제작들은 떡밥을 수거하는데 성공합니다.
한편 세상의 위기가 사라진 것에 즐거워 하던 핀에게 퍼른이 다가옵니다.
안 그래도 곧 떨어질 것만 같았던 잎새들은 골브의 하수인들과 싸우면서 다 떨어져 버렸죠.
핀은 퍼른에게로 몸을 숙입니다. 그리고 퍼른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직감합니다.
이는 퍼른도 이미 알고 있었어요. 퍼른은 그가 핀이었을 때도 퍼른이었을 때도 그를 안에 받아주었던 나무 집을 그리워 하고
핀은 죽어가는 또 다른 자신에게, 마지막에 가서야 친해질 수 있었던 친구에게 모든 주의를 기울입니다.
퍼른은 핀의 손을 잡고 웃습니다. 그를 언제나 받아들여줬던 건 나무 집 뿐만이 아니었음을 깨달았으니까요.
퍼른은 언제나 거부했던 자신을 진심을 담아 받아들여준 핀에게 감사하며 마지막 부탁을 하고는
바람에 흩날려 그 괴로웠던 삶에서 벗어납니다.
퍼른이 있었던 텅빈 자리에
핀도 억눌렀던 눈물을 터트립니다.
베티가 사이먼이 슬픔에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 믿은 것처럼 그를 믿는 퍼른의 마음에
핀은 답하기로 합니다.
한밤 중, 나무 집이 있었던 곳에 퍼른이 남긴 씨앗을 묻은 핀과 제이크는
순식간에 자라나는 나무를 올려다 보고
아직은 여린 나무 가지에 꽂혀 있는 핀 검을 발견하고 미소짓습니다.
그리고 그런 둘을 찾아온 버블검. 모험의 장을 열었던 세 명이 다시 처음처럼 모였네요.
그럼에도 버블검은 자기와 핀과 제이크, 모두가 과거의 그 시절과는 달라진 것을 압니다.
그녀 자신은 그때는 경시했던 자유의지와 타인에 대한 포용을 경험했고
제이크는 세월에 닦여져 모난 부분 없이 반질반질한 성숙한 인격을 갖췄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물론 핀의 변화이지요. 언제나 어리게만 보고 동격으로 생각지 않았던 작은 꼬마 아이가
어느 새 자신에게 옳은 조언을 할 수 있는 믿음직한 친구가 된 것에,
그를 그렇게 만들어준 그동안의 모든 시련과 고난, 선택과 모험에 버블검은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오늘의 모험을 끝내며 동시에 내일부터 펼쳐질 새로운 모험을 같이 하기로 진심을 담아 서로에게 기약합니다.
시간이 허락되는 한 언제까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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