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갤러리에 상주하는 유저인지라 애니메이션 리뷰의 형식을 일부 빌려서 작성합니다.
격에 맞지 않더라도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그러는 거려니 하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샷을 찾기위해 영상을 틀었는데, 온 국민을 괴롭게 했던 데자뷰가 있었습니다.
-------
정장이라고 해도 변변치 않고, 색깔만이라도 검은색으로 맞추어 입고 나섰습니다. 집에서 나오니 마음은 흐리기 짝이 없는데 세상은 너무나도 알록달록 하더군요. 순간 정말 이곳이 그 많은 생명들을 잃은 나라가 맞기는 한건지 착각했습니다.
처음엔 지하철로 안산역까지 갈 예정이었으나, 고잔역에서 더 가깝다는 얘기를 듣고 그곳에서 내렸습니다. 날씨가 참 덥더군요. 아이들은 그 추운 바다속에서 떨었을텐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물이 밀려들어오는 그 순간에, 그 아이들은 죽음이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았을까요.
버스를 갈아타야하는데,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만 대중교통 이용하실 분들은 98번 버스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2~3 정거장만에 도착합니다. 저같은 경우엔 방향을 잘못 보고 타서, 한참을 엉뚱한 방향으로 가다가 나중에 타신 어르신께 자리를 비켜드렸는데, 그분이 제 행선지를 물으시더니 올바른 버스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버스앞에 애도를 표하는 문구가 다 붙어 있는데 가슴이 먹먹하더군요.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는데 분향소가 가까워질수록 거리마다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창문에서 그만 눈을 돌리고 싶어질 정도로.
올림픽 기념관 앞에 오시면 조문객분들이 많으셔서 일단 입구 밖에 여러줄로 대기합니다. 대기하는 동안 '근조'라고 쓰인 검은 리본을 받습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옷핀형도 있지만 양면테이프로 된 것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떨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붙이시는 게 좋겠습니다. 왼쪽 가슴에 다시면 됩니다. 미리 따로 준비해오신 분들도 계시더군요.
줄을 기다리는 동안 옆에서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왔다갔다 하고 유가족분으로 추정되시는 분들도 인터뷰를 하며 울고 계셨습니다.
일단 실내로 들어가면 분향소 입구에 티슈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들어가시기 전에 몇장 뽑으시면 도움이 될 거 같네요.
분향소에 들어가면, 영정을 모신 자리 양 옆으로 커다란 패널이 2개 있습니다. 왼쪽 패널에는 가신 이들의 사진을 이름과 함께 하나씩 띄워줍니다. 학생분들은, 교복을 입고 있었어요. 아마 학생증이나 졸업앨범이나 그런 곳에 쓰려고 찍은 걸테지요. 영정사진으로 쓰이게 될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다들 어린 티가 나고 선남선녀들이더이다. 하늘이 질투하라도 하셨소이까. 어찌...
분향소라는 이름이지만 안전이나 시간 문제인지 개개인이 향을 올리지는 않습니다. 대신 헌화를 하는데, 영정 앞으로 가기전에 왼쪽으로 흰 국화가 테이블에 구비되어 있습니다. 한송이씩 잡으시고, 영정 앞에 고인이 꽃대를 잡으시는 방향으로 놓으시고 묵념하시면 되겠습니다.
루리웹의 하루카씨라는 유저분으로 추정되는 최 모군, 계셨습니다. 보는 사람 기준으로 왼쪽 끝 부근에 계십니다.
지금은 일주일정도 빨리 설치된 임시분향소라, 모든 단원고 학생과 교사분들이 모셔진 것은 아니고, 하루카씨께서는 바로 오늘 새벽에 하늘로 올라가셨기에 사실 예상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름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놓치듯 꽃을 내려놓고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 알지도 못했던 분이 어찌 이리 가깝게 느껴질까요.
나올때는 오른쪽으로 돌아나옵니다. 한자리에 너무 오래 머물러 계시면 뒤에 기다시리는 조문객이 많으신지라 안내요원분들이 오른쪽으로 유도해주십니다. 한명 한명 이름과 얼굴을 새겨 보려는데 눈이 뿌얘서 안보이더이다. 오른쪽에 있는 큰 패널엔 메시지가 적혀있었는데 아마 고인에 대한 명복과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위한 기원일테지요. 그 옆으로 기자들이 일렬로 셔터를 누르고 있으나 놀라지 마시면 좋겠습니다.
나오시면 출구 부근에 포스트잇과 펜이 구비되어 있어 벽에 메시지를 써 붙일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 못나서 미안하다고 밖에 못쓰겠더군요.
나와서 망연자실한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사람들이 가는 대로 따라서 길을 건넜는데, 담벼락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단원고 였습니다.
단원고 교문앞을 노란 포스트잇과 리본이 메우고 꽃다발이 한 가득 놓여 있었습니다. 아아...아무리 많은 꽃을 바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저 꽃다운 나이들이 져버렸는데!
이곳에도 펜과 포스트잇이 구비되어 있었지만 머리속이 새하얘져서 아무 생각도 안나더군요. 분명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았을텐데. 결국 몇몇 분들이 하시는대로 노란 리본을 그려넣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려고 지하철을 타려니 그래도 산 목숨이라고 배가 고프더군요. 군것질거리를 사며 내가 얼마나 못났는지 처절하게 느꼈습니다. 그 아이들이 다시는 먹지 못할 음식을 아무렇게나 먹고, 다시는 살지 못할 하루를 허망하게 살고 있군요 나는.
------------
상뜨앙느호에서 주인공이 살아남을 수 있던건 그들중에 전문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슬이'라는 캐릭터는 선원은 아니었지만 배의 구조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들에게는 초인적인 힘을 가진 포켓몬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탈출의 해답을 제시한 데에는 그들에게 지시를 내려줄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혼자 구명보트를 타며) "이 배는 절대로 침몰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상뜨앙느호는 작중에서도 말하듯이 타이타닉호가 모티브 입니다. 하지만 타이타닉호의 선장은 배를 침몰시킨 책임이 있을지언정 혼자 내빼지는 않았습니다! 상당히 코믹하게 표현된 장면이지만 얼마나 무서운 장면인가요.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는데 태연한 얼굴로 거짓말을 하다니.
"여기 없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세요! 없군. 다행이야."
어린 나이에도 이 대사만큼은 이 나이가 되도록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선장의 바보스러움이 코믹해서였을까, 아니면 살릴 수 있는 목숨들이 아직 저 안에 있는데도 저렇게 간단히 무시해 버릴수 있는게 충격적이어서인가, 그것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장이 되어서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만은 변하지 않지요.
대체 이 분노를 어디로 돌려야 할까요.
선장? 정부? 무심한 하늘?
할 수 있는게 키보드나 두들기면서 징징거리는 거라니...하...
분향소 가시는 분 계시다면, 단원고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분투하셨을 교사분들과 몇몇 선원분들,
그리고 여행가는 즐거움이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하셨을 다른 승객분들을 위해서도 명복 빌어주셨음 합니다.
이런 상투적인 문구밖에 못비는 것이 원통하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IP보기클릭).***.***
그러고보니 이 에피소드의 선장이랑 이번 세월호사건의 선장자식이랑 놀랍게 똑같네요 에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IP보기클릭).***.***
수고하셨습니다.너무 감정에 북받혀서 자학하시진 마시구요. 유가족분들께서 보시면 섭섭하게 생각하시겠지만 남은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가야 합니다. 보낸 사람을 기억해 주기 위해서요. 그게 남은 사람의 의무에요. 그리고 우리가 이 사고를 기억하고 있어야 또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노력이나 할 수 있는 겁니다.
(IP보기클릭).***.***
감사합니다. 산 사람이 제대로 살아가지 않으면 그건 죽은 이에 대한 모독이겠지요.
(IP보기클릭).***.***
기모찌//일단 댓글은 내렸습니다만 유게등지에서 조문을 가셔서 관련 사항에 대하여서는 인지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참고바랍니다.
(IP보기클릭).***.***
그러고보니 이 에피소드의 선장이랑 이번 세월호사건의 선장자식이랑 놀랍게 똑같네요 에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기모찌//일단 댓글은 내렸습니다만 유게등지에서 조문을 가셔서 관련 사항에 대하여서는 인지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참고바랍니다.
(IP보기클릭).***.***
수고하셨습니다.너무 감정에 북받혀서 자학하시진 마시구요. 유가족분들께서 보시면 섭섭하게 생각하시겠지만 남은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가야 합니다. 보낸 사람을 기억해 주기 위해서요. 그게 남은 사람의 의무에요. 그리고 우리가 이 사고를 기억하고 있어야 또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노력이나 할 수 있는 겁니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