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머리털나고 생전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어디로 갈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상하게 대만이 떙기더라구요.
사실 평소 관심이 있던 나라는 일본이었는데 말이죠. ㄷㄷㄷ;;;
부모님도 첫 해외여행으로 대만을 다녀왔고 주변 친구들도 대만에 다녀와서 매우 만족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본게 영향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천 공항으로 가는 길.
이땐 진짜 해외여행 간다는게 실감이 나지도 않고 싱숭생숭 했습니다.
근데 항공권 발권하고 나니 드디어 뭔가 좀 실감이 나더군요.
인스타에 올릴 목적으로 여권 허세샷도 함 찍어보고...ㅋㅋㅋ
나를 대만까지 태워 줄 중화항공 CI161.
수직미익의 매화 그림이 인상적이네요. :)
떴다 떴다 비행기!
인천 빠잉!
잘 있으오 나의 조국이여.
열흘 뒤에 다시 봅시다.
마치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더군요.
이렇게 비행기 두번째 탄 티 팍팍 내며 사진 찰칵찰칵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리따운 승무원이 와서 중국어로 뭐라 뭐라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뭐지..?
사진 찍으면 안되나..?
내가 뭔 실수라도 했나..?
막 대답도 못하고 당황하고 있는데 중국어권 사람이 아니라는 걸 눈치챈 승무원이 이번엔 영어로 얘기를 합니다.
문제는 영어 실력도 영 좋지 않다는 것이었죠...
그러다 결정적으로 들린 2마디.
Beef or Sea food?
해산물을 싫어하던 전 냉큼 Beef!라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소고기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쨔잔!
평소 대만에 다녀오신 어머니는 말씀하셨죠.
중화 항공 기내식은 최악이라고...
근데 뭐 초딩입맛인 제 입엔 소소 했습니다.
고기가 좀 질기다는 점 빼고는 못 먹을 맛은 아니더군요.
물론 초딩 입맛인 만큼 정체불명의 저 채소 반찬은 사진 찍고 바로 다시 뚜껑 덮어버렸습니다.
초코파이는...
굳이 대만가면서 까지 초코파이를 먹고 싶진 않았어요...ㅋ;;;
초코파이는 군생활을 끝내며 같이 졸업했는데 여기서 또 볼줄이야...ㅋㅋㅋ
기내식 먹고 음악 들으며 잠깐 잠이 들었다 깨니 어느덧 대만이 슬슬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기는 뭐하는 곳이었을까 아직도 궁금하네요. 흠...
아무튼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도착해 미리 계획한 대로 현지 유심을 구매한 뒤 교통카드를 사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바에 의하면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도 판매중이라 하여 인포메이션 센터로 직행, 외쳤습니다.
"니하오! 요요카(교통카드 종류중 하나인 이지카드의 중국어 발음) 플리즈!"
그런데 달라는 교통카드는 안주고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뭐라뭐라 또 말씀을 하시는 안내원 님...
그 중 유일하게 딱 한 단어 알아 들었습니다.
Seven Eleven
아, 편의점에서 판다는 얘기구나...
셰셰 를 외친 뒤 곧바로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편의점 안보이더군요.
그래서 다시 염치 불구하고 안내원 분께 물었습니다.
Where is seven eleven?
그러자 중국어로 열심히 설명을 해 주시는데 중국어는 1도 못하는 저는 하나도 이해를 못했습니다. ㅠㅠ
역시나 못 알아듣는다는 걸 눈치 채셨는지 손가락으로 열심히 바닥을 가리키며 말씀하십니다.
Down! down!
아~셰셰!
지하로 내려가 봅니다.
내려가니 천장에 붙은 안내판에 편의점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보입니다.
따라갔더니 세븐 일레븐이 뙇! 나오더군요.
대만의 편의점은 입구에서부터 묘한 냄새가 확 풍겨나옵니다.
이건 대만 어느 편의점을 가도 마찬가지인데 이유는 바로 차예단이라는 계란 조림을 즉석에서 만들어 팔고 있거든요.
각종 약재와 찻잎을 넣고 끓인건데 이게 처음 냄새를 맡으면 한국에서는 단 한번도 맡아볼 일이 없는 냄새이기 때문에 묘한 기분이 들면서 드디어 대만에 왔구나 싶은 마음이 듭니다.
편의점에서 구입했던 이지카드.
아무튼 편의점에서 이지카드 구매+400위안 충전을 마치고 타이페이 시내로 가기 위해 타오위안 공항 철도를 이용하기로 하고 이동했습니다.
확실히 공항 철도라 그런가 현지인보단 외국인이 더 많더군요.
생김새로 국적을 파악하는게 이곳에선 특히나 더 힘이 듭니다.
똑같이 동북아인처럼 생겼는데 중국이나 대만도 아닌 싱가폴이나 동남아쪽에서 오신 분들도 많아요.
저한테 열차를 물었던 분도 태국인이었거든요. -_-;;
일반 열차가 들어왔는데 그 태국인 아저씨께서 이게 급행이 맞냐 물어보시더라구요.
나도 외국인인데...ㅠㅠ
그래서 짧은 영어로
This is normal type. not express.
라고 대답해드리니 그제서야 대만인이냐 묻습니다.
한국인이라 해줬더니 딸로 보이는 일행에게 가서 뭐라고 열심히 말씀을 하시더니 다시 돌아오셔서는 약간 어설픈 발음으로
감사합니다!
하고 가시네요. ㅎㅎㅎ
따님이 한류팬이셨던듯...
그러다 보라색 띠를 두른 급행 열차가 들어와 냉큼 탔습니다.
급행이라 그런가 빠르긴 빠르더군요.
근데 이게 신설된 노선이라 그런가 꽤나 높은 고가를 달립니다.
종종 어떨땐 10층보다 더 되어보이는 건물이 눈 아래에서 지나갑니다. -_-;;;
아무튼 그렇게 타이페이 메인역에 도착했는데...
와...
말로만 들었지 이렇게 복잡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전철 출입구 표시는 ㄹㅇ 여기에 비하면 정말 쉽게 나와 있는 거였어요.
어디로 나가야 할지 일단 방향을 보기 위해 구글맵을 켰더니 역 출구가 숫자로 표시가 되어 있는데...
문제는 타이페이 메인역 안내 표지판엔 출구를 숫자로 표기하지 않습니다. -_-;;;
한자와 영어로만 어느 방향인지 적혀 있어요.
숫자 1도 없습니다.
근데 구글맵엔 다른 안내 문구 없이 오로지 숫자만 나와 있습니다. ㅡㅡ...
일해라 구글...
아무튼 해메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그냥 지상으로 나왔습니다.
혹여라도 대만 가실 일 있으시면 꼭 명심하세요.
타이페이 메인역 지하 공간은 미로입니다.
길 못 찾겠다면 그냥 속 편히 지상으로 나오세요.
그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ㅋㅋㅋ
여하튼 올라와서 다시 구글맵을 켜고 숙소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700m더군요.
그래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횡단보도 2개쯤 건넜을때부터 후회가 되기 시작합니다.
'맞다...여긴 대만이었지...졸랭 더운...'
땀이 비오듯 나기 시작합니다.
공항에서 해매며 흘린 땀 겨우 전철에서 말렸는데 그때 흘린 땀보다 더 많은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머리 전체의 모공이 활짝 그랜드 오픈을 하셨습니다.
참고로 전 얼굴과 두피에 다한증이 있습니다. ㅋㅋㅋ;;;
다한증 방지 패드를 쳐발쳐발하고 왔는데 약효가 하루를 못가네요. 하...
아무튼 겨우겨우 걸어서 숙소에 도착, 체크인을 하고 배정받은 방에 들어가 짐 떤져놓고 바로 씻었습니다.
일단 씻고 나와서 한숨 자기로 합니다.
땀을 너무 흘려서 그런가 진이 빠지더라구요.
몇시간 잤던가...
일어났더니 배고프더군요.
그래서 미리 찾아놨던 현지 맛집이라는 우육면 집을 찾아갔습니다.
푸ㅡ짐
근데 문제는...
맛이 없었어요. ㅠㅠ
대만 와서 첫 끼인데 이거 먹고 갖고 있던 우육면에 대한 환상이 다 개박살 났습니다.
국물은 싱겁고 면은 밀가루 냄새 쩔게 나고...
그나마 고기는 먹을만 했습니다.
아니 분명 맛집이랬는데...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현지 분들도 딱히 맛있다는 듯 드시진 않습니다...
배고프니 마지 못해 먹는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드시던 현지인 분들...
이 집을 강추했던 사람은 혼자 죽을 수 없다는 마인드로 구라를 친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뒷통수를 갈깁니다.
도저히 그냥은 다 먹을 수 없겠다 싶어 다시 현지인들이 어떻게 먹는지 관찰을 시작합니다.
테이블에 올려둔 별첨 소스를 넣어 드시더군요.
겁도 없이 따라해봅니다.
망했습니다.
분명 소스에선 냄새 안났는데 섞어서 먹어보니 취두부를 베이스로 한 소스인 듯 합니다.
맛이 더 이상해졌습니다;;;
그래도 곧 산에 오를꺼라 꾸역꾸역 먹습니다. ㅠㅠ
사실 이 집에서도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최근 이 집은 가격이 10위안씩 올랐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봤습니다.
근데 그걸 잊어먹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100위안만 냈더니 아주머니가 뭐라고 뭐라고 막 말씀을 하십니다.
참고로 여기 분들은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_-;;
그래서 당황하고 있는데 옆에서 드시던 중년 아저씨께서 쿨 시크하게 손가락 2개를 가로, 세로로 겹쳐 보여주십니다.
네, 十자를 손으로 알려주신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제서야 인터넷에서 봤던 내용이 기억나 부랴부랴 10위안을 더 냈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이땐 알지 못했습니다.
대만 사람들이 세상 친절하다는 사실을요.
아무튼 겨우 먹고 산으로 향합니다.
야경이 매우 아름답지만 오르고 나면 절로 욕이 나온다는 그 산...
바로 샹산입니다.
근데 대만 오기 전 찾아봤던 배틀트립에선 정말 오르기 쉬운 코스로 오르더군요.
저도 그 곳으로 가기 위해 우버를 불렀습니다.
근데 배틀트립에서 봤던 북성고궁은 안나오고 왠 으슥한 길 중간에서 차가 멈춥니다. -_-;;
그리고 연신 기사님은 Here, here를 외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구글맵을 기반으로 하는 우버는 목적지를 주소로 입력하면 매우 높은 확률로 뻑이 납니다.
목적지에 위치한 명승지의 정확한 이름을 입력해 찾아가는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습니다. ㅠㅠ
결국 북성고궁 가는 길 중간에 내려 15분을 더 걸어 올라가니 북성고궁이 나옵니다.
그나마 산이라 그런가 선선하긴 한데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건 매한가집니다. ㅋㅋㅋ;;;
그렇게 북성고궁에 도착해 한숨 돌린 뒤 다시 타이페이의 야경이 제일 아름답다는 샹산의 뷰 포인트로 오릅니다.
약 15분을 더 오르자 눈 앞에 아름다운 타이페이의 야경이 펼쳐집니다.
마침 날씨도 도와줘 매우 멋진 야경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쓸 여행기에서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번 여행 기간 동안 정말 날씨운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따라줬습니다.
비가 내리다가도 목적지에 도착할때쯤 되면 날이 개질 않나 적절하게 비가 내려 분위기를 돋궈주질 않나...
아무튼 여기서 한 2시간은 경치 감상하며 멍때렸던 거 같네요.
사실 샹산에서도 좀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제일 좋은 뷰 포인트였던 곳에 현지인이 너무 많아 지레 겁을 먹고 그냥 패스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2번째로 좋다는 뷰 포인트가 인터넷에서 본 최고의 뷰 포인트라 생각하고 연신 사진을 찍었는데 샹산 올라가서 만난 한국 분들이 제가 내려왔던 길로 올라갔다 내려오시곤 저 위에 텐트치고 현지인들 술 마시는 데 있는데 거기가 최고라고, 한 눈에 다 보여서 사진 찍기 좋다고 알려주시고 내려가셨습니다. ㅋㅋㅋ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님들 아니었으면 전 이 사진 못 찍었을거에요. ㅋㅋㅋ
그리고 저 타이페이101 빌딩은 매 시각 정각마다 소소한 점등 이벤트를 합니다.
영상으로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거에요.
반짝 반짝 빛이 납니다.
경치 감상을 마무리하고 이번엔 샹산 정석 코스로 내려가 봅니다.
내려가는 길에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고 계시더군요.
현지인 반, 외국인 반 입니다.
근데 정상 코스가 정말 빡시긴 빡신가 봅니다.
올라오는 사람들 얼굴에 남자고 여자고 죄다 땀이 줄줄 흐르고 있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내려가며 만난 타이페이 101 빌딩의 모습입니다.
맨 꼭대기 층의 보라색 불빛은 요일별로 무지개색에 맞춰 바뀐다고 합니다.
때문에 타이페이 야경 사진에 찍힌 타이페이 101 빌딩 꼭대기 불빛의 색을 보면 이 사진이 어떤 요일에 찍힌 사진인지 파악이 가능하죠. ㅋㅋㅋ
저는 당연히 일요일에 올라가 찍었으므로 보라색입니다.
왠지 월요일에 찍어도 이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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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해외여행을 꿈꾸며 찾아본 글들이 많다보니...ㅋㅋㅋ 말씀 감사합니다! | 19.06.06 17: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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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혼자 다녀왔어요! 대만이 생각보다 영어가 얼추 통해서 중국어 못해도 충분히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ㅋㅋㅋ 번역기도 있으니 영어 안통하는 곳에서 주문할땐 번역기도 이용했구요 메뉴판 사진으로 찍어서 먹고 싶은거 손가락으로 찍어줘도 돼요 ㅋㅋㅋ | 19.07.12 15: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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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닉네임이 대다나시네요 ㅋㅋ 중화권은 안가봐서요 여행기 많은 도움이되어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 19.07.14 12: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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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도움이 되었다니 영광입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 19.07.14 13:4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