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들! 내가 너무 오랜만에 왔지?
그간 일이 좀 바뻐서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뭐가 문제인지 5편이 추천을 많이 받아도 베스트를 못갔었는데 딱히 삐졌었던건 아님. 암튼 아님.ㅇㅇ
이전편 5편은 위의 출처주소로 들어가면 볼 수 있어.
그럼 시작한다.
말이라는 동물은 기본적으로 야생에서 적과 싸워 대항해 살아남기보다는,
빠르게 도망쳐서 살아남기위해 진화한 생물이다.
적으로부터 빠르게 멀리 도망쳐서 무리생활을 하며, 새끼를 늘리는데,
이러한 습성때문에 막 태어난 새끼들도 금방 눈뜨고 일어서서 어미를 졸졸 따라다니며 젖을먹는다.
새끼들도 부모젖을 먹고 얼마뒤 깡총거리며 뛰어 따라다니는 신기한 생물이야.
계속 언제든 달릴수 있는 몸으로 진화한거지.
하지만 야생의 말들은 본래 겁이 많고 예민했고, 체격이 크지는 않았어.
옛날 인간들은 산넘고 물건너 열매따고 사냥을 다니다가
힘들어하는 식구들이나 다친사람 업어주고 하면서, 아 내가 저런놈 잡아다 타면 편할텐데라고 생각을 했는지,
이 동물들을 생포해서 키우기 시작한거야.
이건 말에게도, 인간에게도 역사적으로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친 시작이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한사람당 한마리씩 말을 타고 능숙하고 빠르게 달리는 기병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시간이 걸렸어.
첫 시작은 당연히 말갈퀴를 잡고 올라타는것부터가 시작이었다.
이 시도부터 말을 타고 어느정도 움직이기까지도 수도없이 많은사람들이 다치고 죽었을거야.
전혀 길들여지지 않은 말은 자신의 등에 무언가 올라타 붙어있는다는것 부터가 굉장히 두렵고 거부감드는 일이었을테고,
몸부림치며 떼어내거나 뒷발로 차내버렸을거다. 물론 쓰러지면 마구 날뛰며 짓밟았을테고.
말이 날뛰면 사람 한두명 다치고 죽는건 순식간이야.
인간이 생포한 말들에게,
[나는 너희에게 유해한 존재가 아니며, 먹을것을 제공해주고 지켜주는 존재다]
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난 뒤엔, 그냥 올라탔으면 끝이었을까?
말은 태생부터 인간을 태우기위한 구조와 움직임을 갖고있진 않다.
말이 혼자 걷고 달릴때의 걸음걸이, 무게중심은, 사람을 태우고 걷고 달릴때와 전혀 딴판이야.
우리가 승마장에가서 타는 말들은, 이것에 대한 교육이 철저히 되어있는 준비된 말들이다.
이게 안되어 있는 말들이나 지친 말들은 짜증을내고 화풀이를 하느라 사람 태우기를 거부하고 몸을 일으켜세워서 사람을 떨어뜨려.
말은 자신이 편히 걸어다닐때의 걸음거리와 사람을 태우기위한 걸음걸이가 다르다.
무게중심 또한 높아지고, 자신의 몸에 딱붙어있지않고 따로노는 무언가를 떨어뜨리지 않고 과격한 움직임을 해내야하기 때문에,
그걸 계산해서 움직여야해.
너희가 가슴높이로 무거운 쟁반을 들고 달리거나,
무거운 군장 메고 달렸던 기억들 있지? 평소와 똑같이 걷는게 가능했어?
달릴때도 자신의 몸 이외의 무게중심이 출렁이며 움직임을 방해하지?
시장에서 백반집 쟁반을 여러개 올리고 뽈뽈뽈 빠른걸음으로 배달하시는 아주머니들.
이런분들의 숙련도는 말로 치면 엄청난 명마인거다.
억지로 자신의 몸과 다른 무게중심과 반동을 신경쓰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여야한다.
인간은 말의 걸음걸이와 움직임을 자신들이 탈수있게끔 제한하기위해
말을 훈련시키기 시작해.
그냥 올라타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되고 너무 위험했던거지.
말의 옆구리를 툭툭 차거나, 입으로 몇가지 소리를 내는것으로 원하는 움직임을 이끌어낼수 있도록 말이야.
그러다가 깨닫는다.
'와 씨;;; 엉덩이 너무 아프다.'
승마를 해본사람들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승마 처음시작하면 꼬리뼈 부숴질것 같다.
게다가 이 충격이 척추타고 뒷골까지 오기 때문에, 처음 승마시작하면 재미들리면서 무리하면 몸살걸리기 일쑤야.
꼬리뼈가 박살나던지 치질에 걸리던지, 여튼 말타고 어딜 가긴 가야되는데,
엉덩이닿으면 너무아팠던 인간들은 마냥 앉아만 있으면 될거라 생각한 자신을 반성하고,
말에게 맞춰 자신들도 조금씩 움직이거나 적응해보기로 한다.
엉덩이 아파 뒤지겠는데 앉긴 뭘 앉어;;;
허벅지로 말의 몸통을 잡고, 말의 걸음걸이와 반동에 맞춰 살짝살짝 엉덩이를 들기시작했다.
이러니까 살긴하겠는데,
해보다보니까 생각보다 얼마 못탔다. 종아리에 알배기고 엉덩이에 쥐나고 허리도 끊어질것 같았던거지.
게다가 말도 땀을 흘리면서 점점 미끄러워져서 자세를 고정하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나온게 끈으로 말을 잡기 편하게끔 굴레와 재갈, 고삐가 나왔고,
미끄러지지않고 앉아있기 편하게 말에 얹는 카펫과 초기의 안장이 나왔어.
뭔가 인공적인 물건들을 고생해서 만들어 올리고 나니까 꽤나 안정적으로 타고다니기 수월해졌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말을 키우고 교육하는 기술에대한 난이도도 점점 높아져가는데,
키우는데 들어가는 농작물, 마구도 만들기 어렵고 비싸.
근데 초기의 마구들은 모두 동물의 뼈, 나무, 가죽, 끈으로 만들어졌는데,
이런것의 내구도도 좋지 않고, 가공기술이 좋지 못해서 끊어지거나 부숴져서 낙마하는 사고도 많았다.
또 난관에 부딪힌거지.
사람도, 말도 교육시간은 오래걸리고, 그렇다고 말의 속도를 포기하기엔 들인 노력도, 메리트도 아까웠어.
또, 초기의 사육된 말들은 생각보다 사람이나 짐을 올리고 장시간 움직일만큼 피지컬이 좋지 못했어.
그래서 머리좋고 자비로운 인간이 쫌더 고생하기로 해서 나온게 수레와 마차, 전차다.
끼얏호우!! 저곳이다! 저기서 짬냄새가 난다!
이건 기냥 대강 내가 니 주인이다를 각인시키고 얌전하게 만든다음,
몇가지 마구와 끈만 달아서 수레에 연결하기만 하면 꽤나 안정적으로 탈수 있었다.
만약 마구가 끊어져서 위태로워져도, 낙마해서 발굽에 짓밟히는것보다는 나았어.
물론 인류는 서스펜션의 중요성과 차멀미라는 엄청난 교훈도 얻었다.
말들도 뭐 귀찮은거 일일히 안배워도, 고삐 휘두르거나 뭐라 인간이 씨부리는거 같으면 달려주기만 하면 되니까,
아직 복잡한 기병교육과정 안끝난 말들도 수레를 끌거나, 전차를 끌어 전쟁에서 활약할수 있었다.
직접 물건 지고 뛰는거보다야 끈수레 뒤에 질질 끌고 다니면 이렇게 편한데,
인간놈들을 왜 자꾸 뒤에 타려고하나 모르겠지만 뭐,
일단 말들의 노동권리에 대한 투쟁이 잠시나마 빛을 본거지.
전차란것은 말과 사람이 아직 기병을 원하는만큼 쉬이 양성할 능력이 안됐기 때문에 사정상 타협을 본 결과야.
분명 전차란것도 인간이 꽤나 문명화되고, 역사가 있고, 제조와 가공, 연마기술이 발전해야만 나올수 있는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된 이름값하는 기병들이 시간과 돈이 있어도 원하는만큼 나오질 못하고 있었던거야.
세상의 발전이 아직 한계점이 있었던거지.
기병의 장비들은 진짜 굉장한 하이테크였고, 굉장한 고숙련도의 인력이었다.
이때문에 전차가 도태된 뒤에도 몇천년간 유목민족들이란 그야말로 킬링머신들이었고
눈과 귀를 가진 천재지변취급을 받았다.
인간이 전차를 쓰긴 하지만, 금속이나 나무로된 바퀴로 빠르게달려 돌파할수 있는 지형이란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
재수없어서 큰 돌부리나 구덩이를 지나가기라도 하면, 덜컹거리거나 바퀴나 축에 손상이 가서 전차가 박살났어.
멀미도 멀미인데, 이거 진짜 뭐같았던거지. 교통사고도 많이 나고말이야.
당시에 야지 도로개척이나 도심 도로포장공사같은게 괜히 있었던게 아니야.
무역로든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든, 불과 나무베서 길 뚫고, 돌부리 뽑고, 길 다지고,
다 전차와 수레가 안전하게 빨리 다닐수 있는 길을 만드는 과정이었지.
그래도 야지의 한계가 있으니까, 때문에 전차의 재질이나 구조를 개선해야했는데...
어라? 이쯤 되기 시작하니까, 여러지방의 말들도 수입하거나 생포하고,
교배시키고 교육시키고 하다보니까 노하우가 꽤나 늘었고, 좋은 품종들도 얻게된거야.
말들이 사람들의 함성이나 움직임, 무기를 휘두르고, 군집한 인간들의 위세에 놀라지 않도록,
군대가 주둔하고 훈련하는곳에서 키워 익숙하게끔 적응할 시간을 줬고,
말들이 달리는 와중에 양옆의 넓은 시야때문에 쓸데없이 주변을 신경쓰다 놀라지 않게끔 눈가리개가 나왔어.
걍 앞만 뚫어. 주변 신경쓰지 말고.
말도 본래 감각과 지능이 높아서, 인간의 손에의해 교육되고 여러세대 개량되면서 변화했다.
인간이 말을 제대로 써먹기 시작하면서 운송수단과, 연락체계가 발달하면서, 본격적인 무역을 시작하고,
교류와 전쟁을 거듭하면서, 좋은말에대한 필요성은 점점더 높아졌다.
이때쯤에 위의 과정을 거치며 각 지역과 기후에 따라 품종들이 분류되기 시작하고,
인간손에서 개량되면서 야생마는 줄어들고 인간손을 탄 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제 말들이 생각보다 사람명령을 잘듣고, 체격도 좋아졌고, 체력도 붙어서 오래 탈수 있게됐어.
근데 정작 사람이 너무 힘든거야.
전쟁하겠다고 이동하면서 갑옷입고 말 안장에 앉아서 장시간 엉덩이 들었다 놨다,
빨리 달릴땐 사실상 허벅지에 힘주고 엉덩이 들고있어야 되는데,
적만나서 무기 휘두를때도 하체에 계속 힘주고 있어야해.
지치면 말 위에서 균형잡고 앉아있기조차 버거워.
걍 좀 뭔가 말을 딛고 있으면 좋을거 같은데,
안장처럼 나무로 발걸이 만들면,
너무 크고 무겁고, 말이 걸음걸이 할때도 걸리적거려.
그래서 진짜 인류사에 굉장히 중요한 발명품 하나가 나온다.
등자 빳다죠 쉬바!
등자는 처음엔 가공이 쉽고 질기면서 유연하고 가벼운 가죽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커.
일단 만들기 쉽고, 제작시간과 숙련도도 높지 않았다.
근데 쓰다보니 이게 너무 털렁거리면서 가벼우니까, 정작 말을 타고내릴떄 발을 걸고 빼기가 너무 귀찮았겠지.
일정한 형상이나 위치에 있지 않을테니까.
게다가 쓰다보면 끊어지거나, 물먹거나 진흙이 묻으면 변형되거나 썩어서 쉽게 끊어졌다.
뭐 유목민족이나, 말타는데 이골이난 사람이라면 없어도 그냥 잘 탄다. 그건 팩트임.
말 위에서 묘기도 부리고 무기 휘두르고 별짓 다 할수 있는데,
그래도 편하고 체력관리가 쉬워지고, 숙련도 낮은사람도 안정적으로 탈수있다는 장점을 포기할수는 없지.
근데 가죽등자의 평소 상태란게....
근데 이게 끈에매달린 가죽재질이라 쫌 사람 신경 살살긁는 불편함이 있음.
그래서 나무로 만들었는데,
단가는 올라가고, 제조숙련도도 올라가고, 시간도 걸리는만큼, 꽤 괜찮은 물건이 나왔다.
근데말야, 알다싶이 나무로된 물건이 사람 손바닥만한데, 이게 과연 튼튼하고 오래 버텼을까?
게다가 나무역시 물과 부패에 취약하기로는 가죽과 매한가지였어.
등자는 폭발적인 반응과 수요에 비해, 내구성이 오래가질 못해서 언제나 소모품처럼 여러개 필요했고,
이거 없으면 말 못타는 사람도 있고, 돈아끼겠다고 오래된거 쓰다가 박살나면 낙마사고나서 죽을수도 있지.
말은정말 한필 사는데도 돈이 들지만, 교육시키고 관리하고, 먹이고, 거기에 쓰이는 마구와 장비들도 돈이 많이 들어서,
승용마는 군대나 관공서, 부자인 상인들과 귀족들이 가질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말의 용도와 값이 꽤나 다양하게 차이나기 시작한것도 이때 이른이유쯤?
그냥 농사꾼이 수레끌거나 농사짓는데 쓰는말에 안장 올린다고 막 타고다닐수 있고 그런 말이 되는게 아니야.
가끔 옛날 영화나 드라마 보면, 기병용으로 기르지 않은 말을 타겠다고 하면,
'예? 이건 수레끌고 농사짓던 말인데요?'하고 위험하다는듯 놀라는 이유가 이거다.
말도 교육과 적응이 필요한 생물이라, 인간이 필요에따라 용도변경을 한다고 그냥 물건처럼 다뤄지는게 아니야.
그러다가 금속으로 만들기 시작하는데, 다들 알겠지만 구리나 청동같은 물건들은 쉽게 휘거나 찌그러지고 박살난다.
그러다가 인류가 철가공, 제련기술을 능숙하게 다루기 시작한 순간!!
쇠등자와 기병은 완벽한 게임체인저가 되었다.
이때쯤부터 인간은 용도에 맞는 규격의 다양한 말들을 갖게 되었고,
말과 기수를 기르고 훈련시킬 기술과 지식을 갖게되었으며,
그에 걸맞는 품질의 마구들을 만들수 있게된거다.
등자는 말을 특히 많이 기르고 다루며, 말을 타고 이동하는 빈도가 많았던 유목민족에게서 처음 나왔을거라는 얘기도 있고,
그런 유목민족에 대항하기위해 숙련도는 낮아도 어느정도 말을탈수있는 기병을 빨리 기르고 싶었던 정착민족의 작품이라는 설도 있다.
다만 가죽과 끈, 나무로 만든 등자는 현재 다 썩어서 유물로 남아있질 않기 때문에,
철제등자가 가장 빠르고 널리 보급되어있는곳이 당연히 등자사용과 발전도 빨랐을거라고 보고있어.
때문에 대규모의 유목민족이 있었고, 동시에 대규모 철광산과 철기문명이 발달했던 동북아시아를 기원으로 보고있어.
동북아의 철제등자사용은 대강 3세기, 늦어도 4세기쯤엔 보급이 되어서 제식화되었을것으로 보고있다.
그리고 5세기쯤엔 동북아에선 일반적이고 주변으로 영향을 끼치거나 수출하는등, 퍼져나가기 시작한걸로 보고있어.
동북아. 유목민족. 철기문명발달. 3~5세기.
뭔가 떠오르는거 없어?
유목민족 출신, 대규모 철광산과 발달된 철기문화, 농경으로 안정된 경제와 국가체계,
고구려는 사실상 양질의 철제마구들과 질좋은 말들로 하이테크기병들을 대량생산해낼 조건들을 모두갖추고 있었다.
흔히들 멋진 기병을 이야기하면,
서양의 플레이트아머를 입은 중무장한 귀족 기사, 고대 카탁프락토이를 상상하지만,
이들이 제대로된 기병의 돌격력과 충격력, 말과 기병의 신속하고 섬세한 움직임,
전쟁으로 소모되더라도 금방 보충할수 있는 수월한 인재양성,
양질의 마구종류를 얻기까지는 동양보다 한참이나 늦게된다.
사실상 유럽이 등자와, 철제등자를 제대로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은 동양보다 한참 몇세기나 늦은 시기로 보고있어.
고구려는 동북아에서 철제등자를 가장먼저 만들어 보급했을거라 예상되는 나라중 하나고, 꽤나 유력하다.
고성규 박사는 동북아에서 시작해서
러시아, 몽골, 중앙아시아, 동유럽, 북유럽과 서유럽으로 차례차례 건너가면서
이 등자가 퍼져나가는 루트를 추적해서 말과 등자, 활, 기병에대해 알아보기로 했어.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여러 유적과 유물, 학자들과 만나 꽤나 신기한 얘기들도 듣게되었고,
자랑스럽기도, 씁쓸하기도 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돼.
다음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다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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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8.03 16:3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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