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 국내 정발판을 다 봤습니다.
우리말 더빙이 얼마나 잘 되었나 궁금한 분들이 계실텐데
별로 정보가 올라오지 않길래 올려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구매를 강력 추천드립니다. 아주 잘 나왔어요.
솔직히 여기서 텍스트로 어떻네 저떻네 하는 것보다, 그냥 직접 귀로 들어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아무튼 번역 품질과 주요 배역들을 평가해볼게요.
(블루레이는 스크린샷을 찍을 수 없어서 이미지는 구글에서 퍼왔습니다.)
번역
번역 훌륭합니다.
빙과가 일본어 말장난도 많고, 알게 모르게 왜색도 짙은 편인데
매끄럽게 잘 했다싶습니다.
인상적인 번역은 2가지가 기억납니다.
하나는 2화 초반부에 치탄다와 호타로의 말장난 부분.
다른 하나는 십문자 사건에서 동아리 이름과 도난 당한 물건 번역입니다.
말장난을 번역하려면
'일본어를 살릴 것인가' vs '맥락을 살릴 것인가'로 고민하게 되는데
2화는 맥락을 잘 살렸고
십문자 사건은 일본어를 잘 살렸어요.
이 부분 번역을 워낙 잘해놔서 구구절절이 설명하고 싶은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참으려구요;;
오레키 호타로
친숙도 : 보통
표현력 : 만족
친숙도는 일본어 더빙판과 유사한 정도를 말합니다. 무엇이 비슷하냐?하면 주로 음색을 말하는 거겠지요. 사실 이건 우리말 더빙을 평가할 때 전혀 필요없는 평가 요소이긴 합니다. 하지만 일어판을 먼저 접한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게 꽤나 신경쓰이는 것도 사실이죠. 그래서 평가를 상-중-하 따위가 아니라 보통-익숙-매우친숙으로 하려 합니다. 등급을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 주관적 감상일 뿐이라서요. 친숙도는 목소리 연기를 들었을 때 첫인상에 불과하고, 중요한 평가 요소는 전혀 아니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표현력은 얼마나 '그 캐릭터 다운가'를 말합니다. 역시나 주관적 감상이기 때문에 상중하 아닌 보통-만족-매우만족으로 평가하겠습니다.
신용우 성우님이 연기한 호타로는 일어판 호타로와 음색이 달라요.
하지만 호타로의 특징은 아주 잘 드러납니다.
제 생각에 호타로라는 캐릭터의 특징은
귀찮음
명석함
비아냥(츳코미)
이렇게 세 가지 인데
우리말 더빙에서는 귀찮아하는 느낌이 정말 잘 살아있어요.
추리할 때의 침착하고 차분한 목소리도 아주 좋았습니다.
다만 호타로는 성격상 태클을 많이 거는 편인데 거기서 풍기는 냉소적인 면은 우리말 더빙에서 조금 약하지 않나 싶네요
호타로 연기를 보다보면 이 캐릭터가 작품 속에 잘 녹아들어가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왜 그런가 싶었는데 우리말 성우 코멘터리를 보고 의문이 풀리더군요.
담당 배역인 신용우 성우님이 작품에 애정이 많으시고 전체 맥락도 깊게 알고 계시더라구요.
호타로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등등을 성우분께서 세세하게 파악하고 계시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치탄다 에루
친숙도 : 보통
표현력 : 매우만족
조경이 성우분이 연기한 치탄다도 일본판하고는 음색이 많이 달라요.
그런데 일어판 치탄다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중에서도 굉장히 튀는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목소리가 특이하면 그게 캐릭터의 아이덴티티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 제로의 사역마 - 루이즈)
그래서 한국어 더빙으로 넘어 올 때 음색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쉽게 이질감을 느끼죠.
이건 인식이 좀 바뀌어야 합니다.
'튀는 그 음색'이 아이덴티티가 아니라
'목소리가 특이한 사람'이란 게 캐릭터의 특징이라고 받아들이면 편합니다.
그런 점에서 치탄다 한국어 더빙은 아주 잘 됐어요.
주역 4인방 중에 가장 튀는 목소리거든요.
그리고 목소리가 예뻐요. +_+
캐릭터 표현 면에서도 아주아주 좋아요.
작중에서 치탄다 에루는 2가지 삶을 삽니다.
고등학생으로서 치탄다와, 농가의 딸로서 치탄다가 있습니다.
여기에 맞추어 목소리 톤도 사뭇 달라지는데
이런 2가지 목소리 톤은 일어판이나 한국어판이나 모두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정도 풍부한 캐릭터라, 감성 묘사의 폭도 넓은 편인데
그 특이한 목소리로 폭넓은 감정 묘사가 가능하다니 놀랐어요.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아무래도 치탄다 연기 톤이 요즘 유행하는 '자연스러운 연기톤'이라기보다는
확실히 '만화적인 연기 톤', '만들어낸 연기 톤'이기 때문에
성우분 연기 톤이 일정치 않고 조금씩 미묘하게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만화적인 연기 톤이 치탄다의 매력이기도 해서 딜레마입니다.)
그거 하나 아쉬울 뿐이고, 그마저도 조금 까탈스러운 트집이긴합니다.
종합적으로는 '한국판 에루'라고 불러 손색이 없습니다.
우리말 더빙을 한 번 더 본다면 그 이유의 반은 치탄다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다른 배역은 차차 올려볼게요.
(IP보기클릭)220.122.***.***
그렇지 않아도 신용우 님께서 호타로가 자기와 닮은 점이 많아서 정이 가면서도 동시에 연기하기 어려웠다고 인사말 영상에서 말씀하신 적 있죠.
(IP보기클릭)221.145.***.***
빙과 좋죠 더빙판도 잘 나왔다니 반갑네요 어떤 느낌일까 직접 들어보고 싶어져서 찾아봤는데 유튜브에는 그야말로 샘플 수준의 영상뿐이네요ㅎ
(IP보기클릭)220.127.***.***
조경이 성우님 목소리가 참 이쁘죠. 방인아의 납작이로 처음 알게되서...그 이후에도 여러군데서 들었죠.
(IP보기클릭)220.122.***.***
그렇지 않아도 신용우 님께서 호타로가 자기와 닮은 점이 많아서 정이 가면서도 동시에 연기하기 어려웠다고 인사말 영상에서 말씀하신 적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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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 좋죠 더빙판도 잘 나왔다니 반갑네요 어떤 느낌일까 직접 들어보고 싶어져서 찾아봤는데 유튜브에는 그야말로 샘플 수준의 영상뿐이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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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이 성우님 목소리가 참 이쁘죠. 방인아의 납작이로 처음 알게되서...그 이후에도 여러군데서 들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