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작화 좋은 작품은 큰 화면으로 다시 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겨서, 어떤 걸 볼까 고민하다가 우선 유포판 페스나를 TV로 봤습니다. 방영 당시뿐만 아니라 방영이 끝난 이후에도 스튜딘판과 엮여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이 들었던 작품이라, 그 부분에 대해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작품 선택하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요.
음.. 결론만 말하자면, 전체적인 영상미는 정말 좋아서 TV로 보니 눈호강한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액션 연출만큼은 좀 미묘했던 것 같습니다. 페스나는 전투 중 대화가 상당히 많은 작품인데, 대화할 때마다 전투를 멈추다 보니 액션신이 굉장히 지루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이 부분만큼은 아포크리파가 더 나았던 듯.. 아포크리파 3화에서 흑의 세이버와 적의 랜서가 싸우는 장면 보면 대사와 함께 전투 장면이 쭉 이어지거든요. 페스나가 대화할 때마다 멈췄던 건 아마 현실적인 문제(전투신이 늘어나면 그만큼 동화 장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테니)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은데, 여튼 다른 작화가 워낙에 좋다 보니 액션 부분의 단점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아마 전투 횟수가 상당히 많은 정통파 액션물이다 보니, 더더욱 그렇게 느꼈던 거겠죠. 2쿨 동안 전투 횟수만 해도 수십 번에 달하는 작품이니..
그 외에 아쉬웠던 점을 하나만 더 꼽으라면, 자신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시간이 지났다."라든지 "갑자기 마스터가 명령을 내렸다."라든지 "마음이 바뀌었다."라든지.. 별의별 이유를 대면서 상대방을 살려보내는 서번트들이 제법 있었다는 것이려나요? 이건 애니 스토리 구성의 문제라기보다는 원작 스토리 자체의 문제점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원작에서는 텍스트를 통해 그 이유들이 명확하게 설명되어서 어색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애니에서는 영상 매체의 한계상 그 이유들이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다 보니 더 어색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길가메시가 이리야를 죽이는 장면처럼 곧바로 적의 숨통을 끊는 장면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장면에서는, 이야기를 길게 끌고 가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대체 왜 안 죽이는 거야?"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한지 모르겠네요. ㅋㅋ
그것 말고는 딱히 불만 없었습니다. 유포판 페스나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게 음악인데, 갠적으론 유포판 페스나 식 음악 연출도 괜찮았어요. 다만, disillusion을 LiSA가 부른 어레인지 곡으로 내보낸 건 많이 아쉽더군요. 갠적으론 타이나가 사치 씨가 부른 스튜딘판 곡(게임 원곡도 이 분이 불렀던가요? 해본 지 너무 오래되어서 긴가민가하네요)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LiSA와 타이나가 사치 둘 다 좋아하는 가수이지만, disillusion만큼은 타이나가 사치 씨의 목소리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지라..
다시 돌려보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배경 작화가 아니었나 싶네요. 컴퓨터 모니터로 볼 때도 배경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TV로 보니 상상 이상이더군요. 쿄애니와 PA 작품들도 배경 작화가 정말 예쁜데, 이쪽은 '예쁜 그림'이라는 느낌이라면 유포판 페스나의 배경은 '실제 사진'으로써 예쁘다는 느낌이랄까요? 3D 기술과 광원 효과를 활용해서 현실에 가까운 배경을 잘 재현하지 않았나 싶네요.
뭐, 방영 당시에 느꼈던 것과는 같은 점도 있었고 다른 점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일부 광빠들 때문에 과도하게 치켜세워진 감은 없잖아 있지만, 갠적으론 충분히 수작으로 평가 받을 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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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요? 당연히 망작이 되었겠죠. 그 스토리를 13화로 압축한다니,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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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화의 태반이 설정 읊기라서 사실 어쩔 수 없는 타협이죠. 실제로 이번 아포크리파 액션신도 원작 아예 안본 사람은 저 전투로 뭔가를 파악하기가 거의 불가능이라....지크프리트가 내 몸에 상처를 내다니 하면서 살짝 긁힌거 칭찬하는데 정보를 이미 알고 있다면야 다 알아먹지만 그게 아니면 뭐가 그리 대단하다는 건지 그 의미를 읽어낼 수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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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해본 지 너무 오래되어서 이제는 가물가물한데, 원작의 액션 연출부터 그런 식이었나 보군요. 그래도 애니는 영상 매체니 액션 연출에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았을 텐데, 대부분의 전투신이 짧게 끝나고 역동성이 떨어져서 많이 아쉬웠어요. | 17.07.18 23: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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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전투신 원작 재현은 스딘이 잘하지 않았나요? 정확히는 원작 cg 재현이라고 해야하나 | 17.07.19 01: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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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건 뭐랄까, '설정으로 따졌을때 이렇게 싸웠을거다' 부분이랄까요. cg 재현이라기보단 설정 재현의 느낌이 강하죠. 이를테면 후반부 아쳐의 무한의 검제 내에서의 싸움도 싸우다 말하고, 싸우다 말하고의 반복입니다. 근데 이것도 사실 아쳐의 '시로의 이상을 꺾어버리고 싶은 마음' 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부분이거든요. 칼질로 죽이기 전에 말로 먼저 죽이고 싶었던거죠. 근데 실제로 애니화가 되니 좀 지루한 느낌이 된 거. | 17.07.19 01: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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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화의 태반이 설정 읊기라서 사실 어쩔 수 없는 타협이죠. 실제로 이번 아포크리파 액션신도 원작 아예 안본 사람은 저 전투로 뭔가를 파악하기가 거의 불가능이라....지크프리트가 내 몸에 상처를 내다니 하면서 살짝 긁힌거 칭찬하는데 정보를 이미 알고 있다면야 다 알아먹지만 그게 아니면 뭐가 그리 대단하다는 건지 그 의미를 읽어낼 수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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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설정 읊기 말인데.. 어떤 부분은 영상으로 보여주기만 해도 충분히 설명이 될 것 같은데, 그걸 굳이 설명조로 언급을 하는 것 같아서 더 지루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여튼 액션물이고 거기에 맞게 전투신도 굉장히 많이 나오는 작품인데, 그런 것에 비해 설명이 너무 많지 않았나 싶네요. 뭐 세계관이 워낙에 그래놔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요. | 17.07.19 00: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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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요? 당연히 망작이 되었겠죠. 그 스토리를 13화로 압축한다니,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_- | 17.07.19 10:0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