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 출시한 인디게임 Gris 감상 좀 써 볼게요.
현재 러시아 이숍에서 6,673원에 판매중인 횡스크롤 2D 플랫폼 게임입니다.
우선 개인적인 취향을 말씀드리면 저니, 플로우, 플라워 는 물론 아이폰용 모뉴먼트 벨리, 올드맨 저니도 재밌게 즐겼습니다. 그 중 저니는 지난 세대 게임 중 마리오 갤럭시, 라스트 오브 어스와 함께 베스트로 꼽습니다. 소위 힐링게임이라고 부르는 소규모 감성 게임을 즐기는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은 챕터 구분상 신전, 풍차, 숲, 심해, 쌍둥이 탑 다섯 개인데 실제로는 네개의 스테이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짧아보이지만 생각보다 한 챕터 길이가 좀 있는 편이라 실제 클리어 타임은 3 - 5 시간 정도로 저는 그 중간쯤 걸렸습니다. 클리어와 상관없이 중간에 숨겨진 수집요소가 있으며 관찰력을 요하거나 본격적인 퍼즐 게임같은 난이도라 이걸 다 찾으려면 플레이타임은 몇시간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오프닝과 엔딩, 그리고 중간 중간에 멋진 애니메이션들을 보여주는데 특히 엔딩은 음악과 어우러져 이 게임의 백미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은 사실 불호에 가깝습니다.
이 게임은 미술도 훌륭하고 게임으로서의 퍼즐 난이도도 괜찮은 편입니다만 이 둘이 그다지 조화롭지는 못합니다.
플레이 하면서 힐링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피곤하고 불편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해 보았더니 몇가지 이유가 떠 올랐습니다.
이 게임은 너무 미술 위주로 만들어진거 같습니다. 미술이 좋은 게임이어야하는데 종종 미술 그 자체를 위해 만들어진거 같을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제일 문제가 되는 부분은 때때로 어디가 벽인지 어디가 열린 공간인지 어디가 발판인지 배경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결국 게임이니까 플랫폼 구분이 잘 되야하는데 아마도 미술적인 면에서 손해를 보기 싫었던거 같습니다. 최소한의 선등으로만 구분 되어 직접 가서 부딪치지 않으면 확인하기가 어려울정도인 구간이 자주 있었습니다.
또 그냥 미술 감상용 게임으로 즐기기에는 퍼즐의 난이도가 마냥 쉽지 않습니다. 간단한 플랫폼 구간도 실수 할 경우 꽤 먼 거리를 돌아가야 다시 시도가 가능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힐링 게임중 올드맨 저니는 그림 동화에 가까운 간단한 게임요소만 갖고 있는 작품인데 오히려 간단해서 스토리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던것과 대조적이었습니다.
넓은 챕터 구분과 스킵되지 않는 컷신도 문제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메트로배니아 게임을 좋아하고 숨겨진 요소 찾는걸 즐기는 편인데도 이 게임의 탐색은 좀 꺼려지더군요.
이 게임에서 미술 외에 제일 잘만든 부분이 수집 퍼즐 요소인데 아쉽게도 한번 넘어가면 뒤로 갈수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다시 찾아보려면 챕터는 다시 시작해야해서 무척 힘들었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9점대의 훌륭한 게임이 될 수도 있었는데 마무리가 좀 안되있는 게임이라는 느낌입니다.
위에 언급한 게임들 외에도 비슷하게 미술과 작품성도 좋았던 림보나 인사이드같은 급에는 못미친다는 인상입니다. 단점을 한참 늘어놓았지만 사실 훨씬 더 좋을 수 있는데 아쉽다는 느낌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원 이하의 가격이라면 해볼만한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러시아 이숍에 포인트가 있어서 삼천원대에 구입했는데 8천원 정도였어도 충분히 납득했을 것 같습니다.
모쪼록 관심있으신 분이라면 구매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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