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유튜브에서 삼국지 요약본 비슷한 걸 봤는데

[잔느챠]

유비는 보니까 어떻게 보면 맨날 여기저기 도망다니던데

모든 사람이 영웅으로 인정해주고 백성들이 잘 따른 거냐

진짜 자기말대로 조조 반대로 해서?

보면서 졸라 신기하더라

단순히 보면 삼국지 중반까진 하는 일도 별거 없이 여기저기 돌아댕기기만 하는 이미지인데

오죽하면 유비한테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나도 이 양반 뭐지 싶을 정도였음

[냥파스트]

유씨 집안이라서

[잔느챠]

진짜 그냥 황가 혈통이라?

[삼도천 뱃사공]

황가 혈통 주장하기엔 방계 중의 방계라 의미 없음
정사에서도 진짜 동네 돗자리 장수였던 놈인데

[잔느챠]

ㅇㅇ 그니까 이해가 안 가서. 말 그대로 이름뿐인 혈통이라던데
물론 아예 인맥이 없진 않았는지 누가 도와줘서 교육받긴 했다고 나오던데

[삼도천 뱃사공]

사실 정상임. 이해 안 가는게.
이 양반 일화 중에는 암살자가 유비를 암살하러 왔다가 정작 만나고 보니
이런 인덕을 지닌 자를 도저히 죽일 수 없다면서 자기 계획 다 불고 항복한 사람도 있었는걸

[잔느챠]

무슨 도술이라도 부렸나 ㅋㅋㅋㅋㅋㅋ 들을때마다 신기함 그런 거

[삼도천 뱃사공]

모든 군웅이 다 백성 수탈을 한 번씩은 했는데
걔만 한 번도 안 함

[잔느챠]

아.. 그렇군

[삼도천 뱃사공]

아 물론 여기서 초반 광탈한 몇몇 군웅들은 제외한거

[잔느챠]

그야 뒤져서 못 벌인 인간들은 당연히 빼야..

[삼도천 뱃사공]

ㄴㄴ
초반에 개털린 군주 중에 유우라는 양반이 있는데
방계 시골 돗자리 장수였던 유비랑은 다르게 황위계승권도 확실히 주장할 수 있던 인물
심지어 인덕도 유비 못지 않던 양반임
오죽하면 원소가 "동탁의 손아귀에 있던 현재의 황제 대신" 유우를 천자로 추대하려고 했을 정도.
심지어 유우 저 양반을 죽였다고 공손찬은 하북패권을 잃어버릴 정도였음. 민심 잃어서

[잔느챠]

아 그 사람.. 무슨 묶어놓고 비내리게 하면 풀어줌 ㅎㅎ 하고 비 안 내리니까 진짜 죽였다며

[먼이상향]

황건적 토벌

[잔느챠]

근데 그건 아무리 그래도 십년이 지난 일이 되어도 그러던데 ㅋㅋ

[나노하 엄마]

알게 모르게 조조의 서주대학살이 영향을 끼친게 있음
거기서 살아난 사람들이 형주쪽으로 가고 나중에 유비쪽으로 붙거나 아니면 오나라쪽으로 도주함

[잔느챠]

나같아도 그건 진짜 조조한테 정떼게 만들겠더라

[나노하 엄마]

제갈량도 서주대학살 당해서 제갈씨족 몇몇이 형주 혹은 오나라 있는 여강(형인 제갈근)으로 가버려서 그리 된거..
물론 서주에 남아서 나중에 활약한 제갈탄같은 예외도 있지만

촉이나 오나라 인재들 중에 서주대학살 때문에 피신해서 내려온 주요 인재들 은근 많음

[잔느챠]

근데 왜 유비한테? 라는 거지.
솔직히 그땐 유비는 진짜 약소 그룹이잖아

[나노하 엄마]

일단 제갈근은 손권시절에 노숙 추천으로 들어간 걸로 알고
제갈량은 유표 있던 세력권에 숨어 있다가 유비쪽에 의탁했음

연의야 삼초고려 한거지만
정사는 그쪽 형주세력들이 유비한테 의탁했는데 그 사례가 제갈량이라고 보는게 맞음

솔직히 서주대학살 겪었으니깐 조조쪽은 가기 싫었겠지
유표는 늙어죽기 일보직전에다가 자식들은 능력들이 그저 그랬으니까

그렇다고 강한 세력인 조조쪽이나 손권쪽은 이미 책사가 차고 넘쳐서 자리가 없었고 유비는 서서가 간 적은 있지만 책사가 진짜 부족한 세력이었음
제갈량이 유비쪽으로 붙은 이유도 형주쪽 명사들이 제갈량을 추천해서 유비가 찾아간 거니깐

[잔느챠]

오.. 그렇군.

[나노하 엄마]

근데 다른 기록에도 다 그쪽 명사인 사마휘가 유비한테 제갈량 추천했다는 기록밖에 없으니깐
그걸로 형주쪽 사람들이 유비한테 제갈량을 추천했다라는 추측밖에 할 수가 없음..

[잔느챠]

뭐 근데 내가 궁금한 건 제갈량보단 대다수의 사람이 유비를 호감으로 봤다는 점이라..

[나노하 엄마]

저 위에 있는 백성 수탈 한번도 안한 것도 있지만
서주대학살 여파로 유비가 반사이득 본게 꽤 많음 이후에 서주를 도겸한테 이양받았고 서주대학살 이후 복구를 사실상 유비가 한거나 마찬가지라서..

조조 쳐들어 오니깐 그쪽 사람들이 유비 따라서 간 사람도 정말 많았고
형주쪽 사람들도 조조가 오면 자기네들도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을 거 같음

그리고 조조가 너무 백성들을 빡세게 굴린 것도 많아서 도망칠만도 했긴 했음
유목민들이나 유랑민들 강제로 거주 시키고 대규모 둔전으로 농사짓게 한 다음에 군량 명목으로 엄청나게 식량을 가져가서
도망치는 사람들도 많았고 조조 사후 가면 그냥 농사 짓기 힘들어서 군인으로 출세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게 됨

어떤 기록에 보면 사실상 현대로 치면 상시 계엄령 때린거나 다름없다는 소리도 있음

[잔느챠]

내가 본 거에선 유비의 그런 면모가 거의 안 보여가지고 몰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