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일단 고레카즈 영화 스타일은 여전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땐 나름 장르영화 비슷하게 흘러가요.
자백한 살인자, 그의 형량을 줄이려는 변호사, 그리고 피해자의 유가족...
꽤 흔하게 비슷한 소재를 찾아 볼 수 있는 만큼,
영화 흐름 자체는 아주 비대중적이진 않습니다.
뭔가 고레카즈의 페이즈 3 같은 느낌이랄까요.
다만 고레카즈 답게 그 안에 굉장히 자신만의 스타일을 녹여냈는데...
일단 굉장히 흥미롭고 재밌는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재판 장르 영화 쪽이랑은 거리가 멀어서 재판 씬은 많지 않구요.
변호사 시게모리 역의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시점에서 쭈욱 사건의 전말을 추적해 가는 형태로 진행이 됩니다.
그동안의 가족 영화를 만들던 고레카즈 보다는, 그 이전의, 그러니까 데뷔작인 환상의 빛 이후로 아무도 모른다까지 보여졌던 서늘했던 고레카즈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영화였네요.
이야기의 주제는 크게 일본 사법계 시스템에 대한 고찰과, 또 굉장히 철학적이라 볼 수 있는 진실에 대한 고찰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는 쉽게 이해되는 반면 후자는 쉽게 이해되지 않고 굉장히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고레카즈가 명확히 답을 제시하기 보다는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 각자가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봤으면 하는 마음이 담긴 것 같아요.
아무튼 간략히 요점만 정리하자면,
여전한 고레카즈, 한편으론 한번 더 진화한 고레카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 어쩌면 꽤나 어려운 영화, 그리고 고레카즈표 가족 영화들만 보아왔던 사람에겐 조금 버거울 수 있는 영화.
이 정도로 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은 정말 엄청납니다.
후쿠야마 마사하루, 야쿠쇼 코지, 히로세 스즈라는 이미 입증된 연기력의 주연배우들 뿐만 아니라 조연들 한 명 한 명 모두 엄청난 호연을 보여줘요.
배우들의 연기력에서 이 영화를 비판할 사람은 정말 단 한 명도 없을 거라 보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