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가 주체가 아닌 게임
1. 불편한 인터페이스
마을을 가꾸기 위한 도구를 보다 쉽게 장비하기 위해
일정량의 게임머니를 지불하고 얻게 되는 원형 인터페이스가 있는데,
편해졌냐고 하면 그렇지 않다.
두 세 번 스틱과 십자키를 번갈아야 하며 선택버튼까지 눌러야 해서
원형 인터페이스로 업글해도 번거로운 건 여전하다.
심지어 이 게임은 도구의 전환이 잦은편인데
도구를 바꿔쥘 때 마다 이 고충을 겪어야 하고
번거로운 절차로 인해 해당 도구가 필요한 때를 놓치기 일쑤이다.
이미 십수년 전부터 매우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모델이 나와 있음에도
이런 답답하고 폐쇄적인 두세단계를 거쳐야 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것도 전통을 계승하는 뭐 그런 고집같은 건가.
하여간 개답답하다.
2. 불편한 인터페이스+
도구의 전환 외에 지형에 따라 [기본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도구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개울가를 건너기 위한 [장대]와
수직지형을 오르기 위한 [사다리]가 그것이다.
이런 건 그냥 해당 지형을 지나고자 커서를 향하고 있으면
도구가 자동전환되며 지나갈 수 있게 자동화를 꾀할 법 한데
위에 나열한 불편함1처럼 일일이 서너번의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게 문제다.
그리고 이러한 지형간 이동은 매우 빈번히 마주치는 부분이기에
이 번거로운 절차가 정말 정말 정~~말 불편하다.
3. (플레이어의 의지와 상관 없이) 막혀 있는 퀘스트.
다른 MMO 게임들은 퀘스트 달성여부에 따라 [다음]이 오픈되어 즐김에 있어 흐름이 멈추지 않는데
동숲은 할 게 없다.
[게임]으로서 [할 것]이 없다.
즐기고픈 마음에 게임기를 켜고 자리에 앉았는데
막상 할 게 없어서 결국 [일일파밍퀘]만 몇번 뺑이 치다가 '내가 뭐 하는 건지..'싶어 끄게 된다.
보통 MMO타입의 게임은 게임 속에 흐르는 시간개념이 존재하며
리얼타임으로 세계가 흘러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숲도 리얼타임 기반이다.
흐르는 시간이 리얼타임이건 약간 더 빠르건 아무래도 상관 없는데,
동숲은 해당시간에 묶여 퀘스트가 활성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가령
나무를 심으면 열매를 맺기까지 4일이 걸린다.
실제시간 96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말인데,
보통 이렇게 결과를 맺기까지 오랜 대기시간을 갖는 게임들은
대기시간을 단축케 해 주는 [과금]시스템이 존재하기도 한다.
동숲의 경우 과금 없이 기기의 시간을 변경하는 [타임슬립]이 있긴 하나,
게임 외의 범주로서 오롯이 즐김에 있어 몰입저해요소로 작용한다.
이 답답함에 대한 솔루션이 해당 게임내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더 있다.
가령 이 게임의 유일한 도박컨텐츠인 무주식이 있는데,
이걸로 일확천금 또는 돈파밍을 할 수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정상적인 범주에서는 사실상 허송세월이다.
무매입은 오직 [일요일 오전]에만 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리고
무매각은 오직 [월~토]에만 가능한데, 이 또한 시세는 하루에 2회만 확인이 가능하다.
이를 리얼타임으로 진행한다고 하면 가볍게 몇 주, 길게는 몇 달,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선 수년이 걸릴 것이다.
세상 누가 일요일 아침에 알람처럼 게임기를 켜서
정상적이라면 수중에 돈도 몇 푼 없는데 그걸 몰빵해서 무 90~100개 정도 사고 일주일을 기다리고..
리셋 신공이 아니니 당일주식대로 처분해야 하고 그 또한 하락만 아니면 다행이지 대부분 본전치기 내지 미비한 이득인데
손해의 리스크를 감수한 미비한 이득을 보기 위해 실제로 일주일을 기다린다?
일주일동안 정직하게 파밍노동을 하는 게 더 효율이 높을 것이다.
게다가
세상 누가 일요일 아침에 게임기를 켜서
무매입만 하고 게임을 끄고 다시 다른 일상을 보내겠는가.
게임을 켰으면 다만 얼마간이라도 즐기게 되게 마련인데
무매입 외엔 할 게 없어 결국 의미없는 파밍만 뺑이치다가
이게 뭐하는 건가 싶어 게임을 끄는 심정이란..
4. 無대출. 오직 현찰
이 게임은 즐겁게 파밍해서 즐겁게 가꾸고 꾸미는 게 핵심인 게임인데,
꾸미기 위한 도구들의 가격이 어마어마하다는 게 문제다.
결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벌 수 없는 액수이고
그렇다고 대출을 해 주는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가진 돈으로만 소비가 가능하다.
가진 만큼 쓸 수 있다는 의미.
내 집마련은 고사하고[게임의 진행을 위해 플레이어의 집은 대출해 준다]
부자가 아니고서야 마을 건설에 쏟을 막대한 자금이 있을 리 만무한데
마을을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마을주민들과 교류하며 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선
그런 거대자금이 필수불가결하고 그럼 결국
플레이어는 이를 위한 돈 파밍이 목적이 되는데
주어진 정상적인 조건으로 플레이 하려니
[수개월~수년이라는 실제 시간]에 막혀
그 사이에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이 게임의 가장 치명적인 부분이다.
아니면 이 게임은
타임슬립을 전제로 제작되었단 건가?
논리적으로 볼 때 절대 그럴 리가 없다.
리셋신공과 타임슬립을 해서 막대한 부를 얻는다 치자.
이 쯤 되면 자체인플레이션이 오기 때문에 화폐가치가 무의미 해 진다.
그냥 건설이고 뭐고 그러한 편법으로 다 취해버리면 그만인데
뭐하러 소비의 형태를 취하냔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이미 다 얻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게임의 즐거움은 어디서 찾아야 한단 말인가.
결국.
폐쇄적 퀘스트발행의 차단이 문제의 요점이 되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가던, 돈을 버는 행위가 가혹하던
즐길 수 있는 퀘스트의 행렬은 막힘이 없어야 한다.
그 점에 있어 게임 내에서의 의도적 단수증상과도 같은 퀘스트의 통제는
확실히 이 게임의 즐거움을 저해하는 결정적 요인이라 보겠다.
5. 멀티 플레이
이건 너무 끔찍해서 나열하고 싶지도 않다.
20년 전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221.167.***.***
멀티는 진짜 인정.. 뭐 좀 할려면 멀티 때문에 못하고. 섬에오면 섬에온다 어쩐다 비행기표시부터 발끊기는게 한두개가 아닙니다 그리고 들어와서 같이 할만한 것이 없어요.. 미니게임이라도 넣어주면 좋았을련만..
180.70.***.***
동의합니다. 옷을 만든다던지, 파밍을 한다던지 마치 유아용 게임처럼 직관적이고 시스템이 단조로워서 자녀와 함께 한다면, 그럭저럭 재미있게 하겠지만 파밍해서 돈모아 아이템 모아서, 집꾸미는게 주인 이 게임이 이렇게 까지 인기가 있는건 기이한 현상 아닌가 싶었습니다. 게다가 모은 아이템으로 뭘 할 수 있는것도 아니라 단지 꾸미기에만 활용된다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뭐 저는 '이런 게임도 있어야 한다.' 라는 것엔 동의합니다. 아이들이 엄청 좋아하는 커비도 비슷한 맥락이겠죠. 게임은 어른들만의 놀이는 아니니까요. 닌텐도는 게임이라는 것을 항상 그래픽과 시스템이 진화해도, 게임을 시작하는 이에게.. 라는 타겟팅을 정확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부옥이가 나오면 별똥별이 떨어진다던지 뭐 이런 90년대 감성이랄까요? 원초적인 예전 게임의 아날로그 감성이 군데군데 녹아있어서.. 그런것도 뭐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112.163.***.***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게임 기획 의도가 위에 나열한 불편한점들을 오히려 제약으로 걸어놓았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112.163.***.***
멀티는 물론 개선이 젤 우선 시급하기도 하구요
221.167.***.***
멀티는 진짜 인정.. 뭐 좀 할려면 멀티 때문에 못하고. 섬에오면 섬에온다 어쩐다 비행기표시부터 발끊기는게 한두개가 아닙니다 그리고 들어와서 같이 할만한 것이 없어요.. 미니게임이라도 넣어주면 좋았을련만..
1.224.***.***
실제로 접속된 것도 아니고 [온라인 외출]하겠다고 하는 거부터 저장질.. 근데 방풀이라고 팅기면 또 저장.. 알아서 리프래시하진 못 할 망정 새로 방 찾으려고 해도 [인터넷 환경 저장]... 정작 방찾아 가기 전부터 저장 저장 저장.. | 20.04.16 17:08 | | |
180.70.***.***
동의합니다. 옷을 만든다던지, 파밍을 한다던지 마치 유아용 게임처럼 직관적이고 시스템이 단조로워서 자녀와 함께 한다면, 그럭저럭 재미있게 하겠지만 파밍해서 돈모아 아이템 모아서, 집꾸미는게 주인 이 게임이 이렇게 까지 인기가 있는건 기이한 현상 아닌가 싶었습니다. 게다가 모은 아이템으로 뭘 할 수 있는것도 아니라 단지 꾸미기에만 활용된다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뭐 저는 '이런 게임도 있어야 한다.' 라는 것엔 동의합니다. 아이들이 엄청 좋아하는 커비도 비슷한 맥락이겠죠. 게임은 어른들만의 놀이는 아니니까요. 닌텐도는 게임이라는 것을 항상 그래픽과 시스템이 진화해도, 게임을 시작하는 이에게.. 라는 타겟팅을 정확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부옥이가 나오면 별똥별이 떨어진다던지 뭐 이런 90년대 감성이랄까요? 원초적인 예전 게임의 아날로그 감성이 군데군데 녹아있어서.. 그런것도 뭐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175.209.***.***
그렇죠. 애시당초 본질적인 ‘재미’가 없다면 이런 불편함들을 ‘감수’해가며 즐길리 없을 테니까요. 재밌는 만큼 단점들이 부각되고 개선되길 바라는 맘에 호소하는 거라고 봅니다. | 20.04.19 13:40 | | |
112.163.***.***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게임 기획 의도가 위에 나열한 불편한점들을 오히려 제약으로 걸어놓았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112.163.***.***
neoSpirits
멀티는 물론 개선이 젤 우선 시급하기도 하구요 | 20.04.23 09:59 | | |
39.7.***.***
알 것 같아요. 사용대상이 어린이에 맞춰 설계되었다고 봐야죠. 직접적이면서도 반복적인 텍스트만 봐도 알 수 있죠. 모든 부분에서 하나하나 징검다리 건너듯 스텝을 밟도록 디자인 되어 있고요. 지성인이 플레이 하기엔 다소 답답한 베이비스텝들 뿐이죠. 그렇지만 이 게임의 특성상 지성인들에게도 힐링(?)이 되기에 제법 다양한 연령층이 즐긴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으니 능숙한 플레이어들을 위한 빠르고 쾌적한 유저 인터페이스 옵션이 따로 마련되어 준다면 참 좋을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20.04.23 10:34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