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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판 단편 소설 - 출세
10년 (DECADE)
저자 SCOTT SCHLETZ
빅터 에드워즈는 걷잡을 수 없이 떨리는 손으로 몸에 맞지 않는 전술 조끼의 마지막 남은 고정쇠 몇 개를 채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이 조끼는 지금 가지고 있는 나머지 장비들처럼 빅터가 타고 있는 소형 배송용 밴 뒤로 돌진했던 네 사람 중 한 명에게서 가져온 물건이었다. 적어도 이 네 명은 빅터를 신경 쓰며 보호하는 것처럼 보였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빅터는 거대 기업의 이름 없는 자회사에서 근무하던 하찮은 임원이었다. 그러나 지금 밴에 같이 타고 있는 동행자들과 비슷한 어느 한 무리의 사람들 덕분에 에드워즈는 버려진 쓰레기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그는 어느 미녀에게 놀아나고 말았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에서 흔히 그렇듯, 빅터는 그녀가 자신의 출입 카드를 무단이라는 형식으로 사용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다. 사라진 R&D 파일들에 대해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고, 오직 그의 통제 불가능한 욕망 때문에 발생한 보안 침해만이 문제시되었다.
아그레게트 컨서머블스을 거쳐 아레스 매크로테크놀로지에서 일생을 충실하게 봉사했음에도 권력자들은 빅터에게는 더 이상 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당신이 더 이상 기업에게 무가치하다면 기업은 당신의 존재를 간단히 버리고, 삭제하고, 치운 다음에 시름시름 죽게 내버려 둘 것이다. 아니면, 당신이 해낼 수만 있다면 그림자 속으로 슬그머니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에드워즈는 자신이 좋은 선택을 한 건지 심지어 선택이란 걸 하긴 한 건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저 자신을 살릴 수 있는 기회로 보이는 유일한 선택을 했다. 하루도 채 되기 전에 에드워즈는 가지고 있는 장비 중에 유일하게 실제 자기 소유의 장비를 사용하기 직전이었다. 그는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아레스 프레데터 V 홍보를 시작했을 때 그 권총을 거의 공짜로 얻었었다. 이전에는 자신만의 화기를 소유하고 싶다는 욕구도 없었고, 총기 훈련은 거의 받지도 않았지만 빅터를 부르는 무광흑색으로 처리된 사악한 V에게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하지만 분명히 지금은 빅터가 죽을 때가 아니었다. 이 우주는 빅터와 같이 차를 타고 있는 네 사람이 빅터의 인생 속으로 뛰어들기에 적당한 때라고 결정했다.
빅터는 터크가 다리라고 부르는 이식형 잭해머로 차량 문의 경첩이 하나만 남아 덜렁거리는 채 안쪽으로 날아오게 만들었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에는 이름을 몰랐던 덩치 큰 오크가 "총"이라고 한 마디 외치며 거대한 산탄총을 에드워즈의 공포에 찬 시선을 향해 겨누었을 때 에드워즈는 자신이 어떠한 이유로 그를 화나게 했다는 것을 알았다. 산탄총의 거대한 총구는 기차 터널처럼 보였었다.
마음 한 구석에서 빅터는 유연한 엘프가 그 오크를 지나치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그 엘프가 총구를 막기 전까지는 자리에 있다는 것을 정말로 눈치채지 못했었다. 그리고 퀼의 손은 에드워즈의 갑자기 마비된 손가락에서 프레데터를 재빠르게 뺏어갔었다. 엘프가 몸을 돌려서 비켜서자 에드워즈는 나머지 일행들과 만날 수 있었다.
테어는 트라이드에서 바로 튀어나온 것 같이 생긴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의 인간이었고, 또 다른 인간인 모는 돌로 만들어진 것처럼 생겨서 목소리는 자갈과 모호크 같았다. 그들은 터크의 옆에 있는 공간에 서 있었다. 산탄총은 내려갔고, 에드워즈의 새로운 삶은 시작되었다.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에드워즈는 퓌앨럽의 버려진 도서관 위층에 있는 눅눅하고 작은 방에 앉아 있었지만, 여전히 이 네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피 잡지 못했다. 이들이 자신에게 따라오라 명령했을 때는 문제가 없었고, 심지어 약간 신나기까지 했었다. 퀼이 빅터가 잠들 수 있도록 약간의 도움을 주겠다고 했을 때 그는 솟구치는 아드레날린과 터크가 있는 곳의 바닥이 딱딱해서 잠을 자는 것이 불가능했기에 도움을 받아들였다. 빅터가 일어났을 때 머리는 쿵쿵거리고 있었고, 터크는 두통에 시달리는 빅터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도서관으로 내달린 밴으로 가라고 재촉하면서 그는 또다시 등 떠밀리듯 끌려갔다.
그 자리에 있던 터크와 퀼, 그리고 모 세 명은 듣자 하니 제물로 희생된 자들의 생명력을 연료로 삼는 마법 '블러드 매직'이라고 것에 대해 꽤나 큰 소리로 논쟁하고 있었다. 에드워즈는 그들이 자신에게 들으라고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음을 뻔히 알 수 있었다. 하나같이 앞선 이야기보다 더 터무니없고 과장된 내용들이었다. 그는 이들이 자신을 겁주려고 이토록 유치한 '어린이용 부기맨 이야기'를 골랐다는 사실에 오히려 민망함을 느꼈다. 그들은 자신이 완전히 세상 물정 모르는 기업의 얼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했다.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자 세 사람은 조용해졌고, 타레가 들어서자 그들은 모두 부서진 회의용 테이블 주변에 둘러앉았다. 타레는 다른 이들보다 캐주얼한 옷을 입고 있었으나 완벽하게 어울렸다. 타레가 들어왔을 때 안에 있던 세 사람은 제자리에 있었으나 그는 모두에게 못마땅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이봐, 코베인. 이쪽으로 와." 모가 누군지 모를 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빅터는 그가 자신을 부르는 것이라 확신했으나, 러너들은 영혼이나 숨어있는 동료 아니면 가상의 무언가에게 말은 걸 수도 있었다. 빅터는 러너들에 대한 쇼를 본 적이 있기에 그들이 숨기고 다니는 속임수들을 알고 있었다.
"당신 말하는 거야, 빅." 퀼이 에드워즈를 보며 말했다."아무래도 이제 당신도 길거리 이름이 생긴 모양이야. 무슨 뜻인지는 나도 모르겠어. 모가 언젠가는 알려주겠지."
에드워즈는 일어나 그들에게 갔으나 스트레스로 인해 장이 멋대로 반응하여 나지막하고 독한 방귀를 뀌었기에 재빨리 정중한 사과를 했을 뿐 다른 말은 아꼈다. 터크와 모는 작게 낄낄거렸지만, 타레와 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이후 타레는 테이블의 빈자리를 손짓으로 가리켰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지." 타레가 말했다. "존슨 씨는 R&D 파일들과 함께 지나친 독단이 초래한 결과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베티와의 대면을 원해. 에더, 코베인이 우리의 미끼다. 나는 코베인을 멋지게 꾸며놓을 거다. 퀼, 너는 뒤편에 있는 발코리로 이동해서 조용하게 잠입할 준비를 해." 타레는 말을 멈추며 터크에게 날카로운 눈빛을 던졌다. 에드워즈는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음을 짐작했고, 타레는 몇 초가 지나지 않아 다시 말을 이었다.
"터크, 루테늄이 필요할 거야. 너한테 은폐막을 씌워주겠지만, 그걸 유지하는 데에는 부담이 커. 그러니 안전에 최선을 다해. 코베인 바로 뒤에 붙어있어야 한다. 베티가 코베인을 들여보내주면 등 뒤에 바짝 붙어야 해. 너희 둘이 일단 안으로 들어가면, 내 아케인 지원이 풀릴 거야. 문을 쐐기로 고정시키면 내가 15초 뒤 따라갈 거다."
에드워즈는 점점 혼란스러워하며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은 자신에게 이해는 못하겠지만 아무튼 멋진 길거리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들이 R&D 파일과 베티라는 인물을 노리고 있으며, 자신이 이 계획의 일부, 어쩌면 중요한 역할일 수도 있다는 사실 또한 인지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자신이 납치된 상황과는 전혀 들어맞지 않는 것 같았다.
"퀼, 베티를 감시해. 그 여자가 우리를 눈치채면, 경고 신호를 보내고 계속 주시하고 있어." 타레는 방 안의 사람들을 한 명씩 둘러본 뒤, 에드워즈에게 마지막으로 시선을 고정하며 말을 마쳤다. 에드워즈는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는 정말 침착한 척, 뭔가 아는 척하고 싶었지만, 지금 자신이 일종의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감히 찍어 맞힐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종류의 시험이었다. 영원과도 같은 침묵 끝에, 에드워즈는 마침내 물었다. "나는 왜 여기 있는 거지?"
타레의 대답과 그가 테이블 위로 밀어서 건네준 사진이 담긴 전자 종이 한 장은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 "빅터 씨, 복수는 해야지. 사진 속 베티의 얼굴이 익숙하지 않아?"
아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빅터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10년 후
코베인은 빗방울이 맺힌 유리 너머로 보스턴의 도시 전경을 응시했다. 선박의 음향 장치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잔잔한 웅얼거림과 선율이 흘러나왔다. 음악 소리는 무도회장에서 더 컸지만, 요트 안 어디에서든 계속 이어지며 손님들을 연결해 주는 고리이자, 그들이 이곳에 온 목적을 상기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코베인의 생각을 그대로 읊었다. 퀼이 다가오면서 유리창에는 비치는 그 엘프의 창백한 모습을 코베인은 보았다.
"아즈테크놀러지가 망쳤지요." 코베인은 퀼에게 모두가 준비되었다는 암구호로 대답했다. 팀은 아즈테크놀러지가 반입한 패키지를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업은 지금까지 순조로웠다. 저항이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없어서는 아니었고, 코베인이 계획을 잘 짰기 때문이었다. 터크의 수제자인 가스 크랭크도 잘하고 있었다. 그는 터크의 무력 위주 군대식 스타일과 자신의 무정부주의적 기교를 잘 조합했다. 이 초짜는 풀 시즌 동안 팀과 함께 여섯 번만 깔끔한 런을 뛰었지만 "러닝"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알며 잘못 알고 있던 것을 깨부수기에 충분한 경험을 했다. 이전에 그는 부두에서 몸을 쓰는 여섯 명의 갱스터들과 탐욕보다 자부심이 앞서는 두 명의 진짜 마피아 해결사들을 깔끔하게 처리했었다. 지금 그는 주머니에 아주 밝은 초록색 손수건이 삐져나온 매끈한 새 정장을 차려입고 다른 손님들과 어울리고 있었다.
퀼은 여느 때처럼 능숙하고 빨랐다. 그들이 만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는 전혀 느려지지 않았으나 장착한 업그레이드 비용 때문에 항상 다음 일거리를 찾고 있었다. 그의 민첩한 손가락은 팀원들이 탑승에 필요했던 여섯 장의 진짜 종이 초대장을 훔쳤고, 주 초에 약간의 창의적인 수정을 가한 복사본을 대신 남겨두었다. 원래 초대받은 사람들은 한 시간 뒤에, 그리고 10킬로미터 북쪽에서 마블헤드 항구를 떠나려 할 무렵에야 초대장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었다.
팀은 작은 속임수의 대가로 뉴엔 몇푼과 터크를 지불했다. 터크는 위조꾼이 더 좋은 거래를 찾아 떠나지 못하도록 그녀를 감시하며 뒷전에 물러나 있기로 했다. 아마 그에게는 꼭 필요한 휴식이었을 것이다. 코베인은 오랜 팀 동료인 그를 존중했지만, 서른여섯 살이라는 나이는 오크 인생의 황혼기일 정도로 노년이었다. 리비어 비치 메가리조트에서 매력적인 위조꾼과 함께 처박혀 며칠간 절실했던 휴식을 취하는 건 그에게도 좋은 일이 될 터였다.
이 모든 준비 과정이 끝난 후, 실제로 훔치는 일은 코베인, 퀼, 가스 크랭크, 이 세 사람의 몫으로 남았다. 그들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 어차피 지금 팀에 남은 인원도 없었다. 코베인은 약 5년 전, 이전 페이스였던 테어가 호라이즌과 계약을 맺고 그림자 속에서 빛의 세계로 나아갔을 때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당시에는 약간의 질투심을 느끼기도 했지만, 스스로 빛의 세계에서 그림자 속으로 추락한 이후로 코베인에게 남은 후회는 몇 가지뿐이었다. 붙잡고 싶었던 한 여자, 조사를 좀 더 철저히 했더라면 좋았을 몇 건의 런, 그리고 여전히 살아있기를 바랐던 좋은 친구 하나. 하지만 다 따져보아도, 지난 10년 동안의 러너 생활은 초거대기업의 지배 아래 보냈던 20년보다 훨씬 나은 삶이었다. 그는 여전히 그 굴레 속에 사는 사람들을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런 슬픔은 모가 그에게 준 영향이었다. 네오 아나키스트인 모는 코베인과 처음 만난 후 몇 달 동안 그를 "우매한 대중" 중 하나라며 매일같이 꾸짖곤 했는데, 특히 코베인이 자신의 길거리 이름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물을 때면 꾸짖음은 더욱 심해졌었다. 모는 결코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지만, 코베인은 두 달 전 모가 폐암과의 싸움에서 패한 후에야 진실을 알게 되었다.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모의 여동생은 지난 세기말에 쓰이던 낡은 CD 플레이어를 꺼냈었다. 그녀는 낡고 납작한 디스크 중 하나를 끼워 넣으며, 이것이 모가 가장 좋아했던 음악이라고 모두에게 말했다. 그녀는 밴드 '너바나'와 초거대기업의 세력이 커지면서 짓밟혀버린 그들의 반문화 혁명의 시작에 대해 짧게 이야기했다. 코베인이 밴드와 노래에 대해 묻기 위해 모의 여동생에게 통성명을 하자, 그녀는 말을 멈추고 그의 길거리 이름에 대해 물었다. 그는 모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답했고 그녀는 코베인을 꽉 껴안으며 모가 그런 영광을 줄 만큼 그를 무척 아꼈던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녀가 코베인이 너바나의 리드 보컬의 성이며 너바나의 음악이 검열당하고 대중화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설명했을 때, 그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모라면 이번 의뢰를 무척 좋아했을 것이었다. 딱 그의 취향이었으니까. 목표물은 현재 아즈테크놀로지의 국제 인프라 분석 프로그램 책임자인 후안 구알라라와 동행 중인 아주 건장한 아즈틀란인의 손목에 고정되어 있는 은색 케이스였다. 케이스를 들고있는 자는 구알라라의 보안 요원 중 한 명으로 아즈테크놀로지 기업 보안부 소속의 레오파드 가드 출신이기도 했다. 구알라라는 부안부 요원을 현장에 배치해 테라퍼스트! 단원과 케이스 내용물에 관한 비밀 거래를 하기 위해 요트에 초대받은 상태였다. 코베인은 존슨 씨가 처음 만남에서 빠뜨렸던 이러한 정보들을 확실히 캐내뒀었다. 눈먼 채로 런을 뛰는 건 제대로 된 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퀼이 유리창 너머로 사라지는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물러나자 코베인은 보스턴의 도시 전경이 내뿜는 불빛에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아르만테 수트 상의의 자개 단추를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마감된 단추 구멍에 다시 끼워 넣었다. 그의 움직임은 부드럽고 자신감이 넘쳤다. 수트를 젖혔을 때 그는 맞춤형 홀스터에서 숨겨져 있던 피셰티 권총을 꺼내 창문 아래에 성애가 끼거나 김이 서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있는 좁은 환기구 속으로 떨어뜨렸다. 권총은 이제 그의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처분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그는 옷차림에 몇 가지 외형적인 변화를 더 주었다. 나비넥타이를 풀어 비뚤어지게 돌리고, 셔츠의 왼쪽 끝을 밖으로 끄집어냈으며, 젤로 완벽하게 고정되었던 머리카락 옆부분을 손가락으로 헝클어트려 망가뜨렸다. 그가 만들어내려는 환상에는 이제 단 하나의 마지막 손길만이 필요했다.
안주머니에서 작은 플라스크를 꺼낸 코베인은 그것을 열어 내용물을 입안에 들이부었다. 싸구려 합성 위스키가 혀에 닿자 그의 온몸이 진저리쳐졌다. 그는 액체를 입안에서 충분히 굴린 뒤, 눈앞의 허공에 미세한 안개처럼 그 고약한 물질을 뿜어냈다. 그는 재빨리 그 안개 속을 가로질러 걸어갔고, 몸을 회전시켜 옷 전체에 최대한 냄새가 배게 한 뒤 곧바로 배역에 몰입해 외부 갑판을 향해 비틀거리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취한 척하며 비틀거리는 동안, 그는 시야에 넣어야 할 인물 6명 모두를 포착할 수 있는 경로를 훑었다. 아즈테크놀로지 간부인 후안은 후방 갑판 유리창 너머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케이스를 든 건장한 아즈틀란 요원은 테이블에서 일어나 후방 갑판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테라퍼스트! 단원은 선수 근처에 서서 가스 크랭크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듯 보였다. 마지막으로 퀼은 위쪽 난간에 기대어 밤바다를 내다보고 있었다. 모두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었다.
코베인은 배 옆면을 따라 비틀거리며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한 손으로는 난간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잔을 든 채, 그는 휘청거리며 온스당 금값보다 비싼 샴페인을 갑판과 자신의 옷 위에 쏟아부었다. 건장한 아즈틀란 요원이 후방 갑판으로 걸어 나오는 순간, 코베인은 의도적으로 난간을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그 육중한 사내 위로 쓰러지듯 덮쳤다.
"이게 뭔... 조심해." 아즈틀란 요원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오, 세상에, 정말 미안합니다." 코베인은 혀 꼬인 소리로 사과하며 요원의 몸을 서투르게 더듬었고, 그의 소매 아래로 샴페인을 들이부었다.
"당신, 취할 만큼 취한 것 같군." 건장한 요원이 코베인을 뒤로 밀쳐내며 말했다. 코베인은 그 힘에 밀려 뒤로 물러났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냈고, 이제 이 덩치 큰 사내에게 약간의 공간을 내어줄 차례였다.
"취했든 아니든, 내 잔이 또 비었잖아. 실례." 코베인은 웅얼거리며 서빙하는 직원을 향해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아즈틀란 요원은 네오나와틀어로 뭐라 투덜거렸지만, 예상대로 모퉁이를 돌아 배 옆면 통로를 따라 테라퍼스트! 단원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코베인은 그가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리게 둔 뒤, 뒤돌아서서 그 불그스레한 피부의 거구 요원을 향해 힘껏 비틀거리며 돌진했다. 그는 요원이 돌아볼 시간을 주기 위해 약 10미터 전부터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가까이 다가갔을 때 그는 소리쳤다. "당신이 뭔데 나한테 그만 마시라 마라야?!" 그러고는 요원을 거칠게 밀쳤다. 그리 강한 힘은 아니었지만, 원하는 반응을 끌어내기엔 충분했다. 바로 맞대응하며 밀쳐오는 것 말이다.
코베인은 팔을 휘저으며 난간 쪽으로 비틀거리며 밀려났다. 아즈틀란 요원은 강화된 반사신경 덕분에 빠르게 앞으로 스텝을 밟아 코베인이 배 밖으로 떨어지기 전에 그를 붙잡으려 했다. 여기서 유일한 문제는 코베인이 더 우수한 시스템과 강화 근섬유를 갖추고 있었으며, 붙잡힐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었다. 대신 그는 요원의 추진력을 이용했다. 그는 바닥에 쓰러지는 척하며 그 힘으로 요원을 배 밖으로 내던져 버렸다.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저 사고처럼 보였을 것이었다.
위에서는 퀼이 "사람이 물에 빠졌다!"라고 소리치며 위쪽 갑판에서 물을 향해 뛰어내렸다. 요동치며 입수한 덕분에 그는 너무 깊이 가라앉지 않았고, 즉시 방향을 틀어 요원이 있는 곳으로 향할 수 있었다.
통로 저편에서 가스 크랭크와 테라퍼스트! 단원은 취객의 난동을 지켜보려 고개를 돌렸다. 건장한 아즈틀란 요원이 배 밖으로 추락하자, 테라퍼스트! 단원은 가스 크랭크를 향해 손바닥을 들어 보였다. "물러나 주십시오. 저 사람을 위해 정령의 도움을 빌어야겠습니다." 가스 크랭크는 최대한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한 걸음 물러났다. 테라퍼스트! 단원이 눈을 감고 중얼거리기 시작하자, 가스 크랭크는 물러났던 발을 다시 들이밀며 근육을 실룩여 팔뚝 칼집에서 긴 칼날을 뽑아냈다. 중얼거림은 가스 크랭크가 샤먼의 목에 칼날을 박아 넣는 순간 꺽꺽거리는 소리로 변했고, 그가 칼을 옆으로 세게 휘둘러 목을 절반쯤 잘라버리자 완전히 멎었다. 그는 한 팔로 시신을 들어 올려 배 밖으로 내던지면서, 폐와 장기를 관통하기 위해 복부에 칼날을 몇 차례 더 박아 넣었다. 샤먼의 시신은 퀼이 입수한 직후 물로 떨어졌다.
코베인은 일어나 안으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선박 직원들이 즉시 행동에 나섰다. 손님들은 예상대로 반응하며 연회장 창가로 달려가 밖을 내다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컴링크 카메라와 녹화기들이 현장 전체를 담아내며 미피드와 P2.0 계정에 현장 상황을 올리기 시작했다.
퀼은 물속에서 케이스 덕분에 간신히 물 위에 떠 있던 아즈틀란 요원에게 빠르게 다가가서 배 옆면으로 끌어당기는 것을 도왔다. 선체에 다다랐을 때 퀼은 아즈틀란 요원의 손목에 채워진 케이스 수갑 구멍에 작은 핀을 능숙하게 꽂아 넣었다. 그리고 아까 코베인이 요원과 부딪힐 때 구멍에 밀어 넣었던 작은 팩을 찔러 터뜨렸다. 그저 물 위에 떠 있으려 발버둥 치던 아즈틀란 요원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눈치챌 겨를이 없었다. 퀼은 케이스 손잡이에 D링을 걸고 아즈틀란 요원의 손목에 다른 수갑 하나를 채웠다. 그는 산성 물질에 녹아버린 자물쇠 덕분에 원래의 수갑을 열어젖히고 케이스를 떨어뜨렸다. 목표물인 케이스는 3미터쯤 가라앉다가 D링에 연결된 줄이 팽팽해지자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케이스가 채 떠오르기도 전에, 퀼은 이미 배의 수면 아래에 숨겨두었던 가짜 케이스를 풀어 그 사슬을 아즈틀란 요원의 손목 수갑에 끼워 넣었다.
승무원들이 두 사람을 배 위로 끌어올렸을 때도 건장한 아즈틀란 요원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는 크루즈 항해가 끝날 때까지 의료진에 둘러싸여 시간을 보냈고, 자신의 거래 상대가 사라졌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퀼은 승객들에게 자신은 영웅이 아니며 본능이었을 뿐이라고 말하는 한편, 승무원들에게는 자신까지 구하게 만들어 미안하며 구조는 전문가들에게 맡겼어야 했다고 사과하며 시간을 보냈다.
코베인은 조용한 장소를 찾아 케이스를 열고 내용물을 숨겨온 보관함으로 옮겼다. 그 안에는 데이터 칩 하나와, 불길하게도 피부임이 확실해 보이는 양피지 네 조각, 작은 가죽으로 만들어졌다 믿고 싶은 여덟 개의 주머니, 그리고 깨지기 쉬운 재질임에도 흠집 하나 없이 정교하게 장식된 흑요석 단검이 들어 있었다. 케이스 안의 모든 물품들은 혈마법과 관련 있는 것을 대놓고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양피지를 펼쳐 그 속에 담긴 불쾌한 형상들을 찍은 사진과 영상을 포함해 기록을 남겼다. 읽을 수 없는 글자라는 점에 감사하며 말이다. 그런 다음 그는 칩을 복사해 모든 데이터를 한 친구에게 전송했다.
그림자 속에서 보낸 세월은 코베인에게 아즈틀란 놈들과 혈마법이 엮였을 때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바로 비상계획, 지식, 그리고 존슨 씨가 물건을 손에 넣었다고 해서 의뢰가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눈치였다.

